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3층 전시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3층 중앙 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3층 프로젝트 갤러리
2023.12.07~2024.03.03
무료
매일 오후 1시 도슨트 미운영: 성탄절 12월 25일(월), 설 연휴 2024년 2월 8일(목) ~ 2월 12일(월)
기획,국제
강은엽, 구수현, 김범, 김홍석, 김신록 & 김홍석, 키리 달레나, 파이어룰 달마,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손혜민, 유소윤), 마이클 리, 무제 프로젝트(장은하, 텡옌후이, 루하 피피타), 리웬, 림차이추엔, 안젤리카 메시티, 보니타 엘리, 이우환, 이미래, 이이란, 히만 청, 히만 청 & 르네 스탈, 탕다우, 게리 로스 파스트라나 & 조이 둘레이 & 임정수, 파트타임스위트, 브라이언 푸아타, 에밀리 플로이드, 디 하딩, 함양아, 아만다 헹, 홍명섭, 홍미선, 홍이현숙, Sasa[44]
총 69점
서울시립미술관 주최, 싱가포르미술관, 퀸즐랜드주립미술관 협력, 호주 인프라, 교통, 지역발전, 통신, 문화부, 주한호주대사관, 대한항공 후원
박가희 02-2124-8942
안내 데스크 02-2124-8868
관객 여러분께,
늘 어렴풋이 짐작했던 여러분께 처음으로 편지를 씁니다. 전시를 보는 것, 미술관에 방문하는 것은 여러분께 어떤 의미인가요? 여러분이 미술관에 오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테지만, 작가나 기획자는 보통 여러분께 말을 건네는 마음으로 작품과 전시를 만듭니다. 이번 전시는 특히나 대화가, 언어와 생각을 나누는 일이 중요하기에 그 마음을 담아 여러분께 말을 건네는 일로 전시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는 이야기》는 서울시립미술관의 2023년 기관 의제인 ‘공유’의 관점에서 동시대 미술관의 역할을 생각해 보는 전시입니다. 미술관은 작품을 소장하고, 연구하고, 전시하는 공간이었죠. 하지만 오늘날의 미술관은 다양한 군집의 사람들과 접촉하고 소통하며 공동의 경험과 가치를 짓는 사회적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상호성’, ‘연결’처럼 관계를 향한 개념은 미술관 활동의 주요한 가치가 됩니다. 그리고 가진 것을 나눈다는 의미의 ‘공유’는 상대를, 또 그와의 만남과 접촉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관계’를 중심에 둔 동시대 미술관의 실천을 재고해 보기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술관에서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나누고, 혹은 나눌 수 있을까요?
《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는 이야기》는 미술관의 대표적인 공공재인 소장품을 공유의 중심으로 가져옵니다. 그리고 이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싱가포르미술관, 퀸즐랜드주립미술관 등 세 기관의 소장품을 씨앗 삼아 만든 서로 다른 우리가 만나고 대화하는 자리입니다. 미술관이 실천하는 공유란, 의외의 만남 속에서 오해와 차이, 놀라움을 발견하며 공통의 이해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이를 통해 각자의 앎의 반경을 새롭게 그려나가는 일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전시를 구성하는 작품은 감상의 수동적인 대상을 넘어, 서로 다른 우리를 잇고 교차시키며 또 다른 공유의 실천을 만드는 도구이자 촉매제가 됩니다.
미술관에서, 넓게는 삶 속에서 공유를 실천하고자 할 때 선행되어야 할 움직임을 이번 전시는 실천어를 통해 상상합니다. 나의 안전한 반경 너머의 누군가를 마주하는 일(사랑하기),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의지(번역하기), 언어 이면의 의미를 발견하고 관계 맺는 과정(추상하기와 침묵하기), 공통의 감각과 경험을 세우려는 움직임(세우기), 이를 다방면으로 잇는 실천(섬하기), 그로써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 보는 시도(물갈퀴만들기)가 구체적인 상황과 운동, 그리고 작품들의 관계망 속에서 펼쳐집니다. 여러분은 작품들 사이에서 연쇄하는 이 실천의 흐름을 따라가 볼 수도 있고, 자신만의 관계망을 재구성하며 공유의 의미를 재검토해 볼 수도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며,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움직임을 도모합니다.
우리가 서로 만날 때에야 비로소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 또 무엇을 함께 생산할 수 있는지를 서로의 방식을 통해 배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는 이야기》는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는 상황과 모임을 제안하며, 여러분과 함께 ‘공유’의 의미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긴 시간과 참여를 요하는 전시입니다. 작품이 추동하는 실천을 천천히 따라가며 우리가 미술관에서 나누고 함께 생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실천을 요청하는 이 전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여 작가 아만다 헹의 작품 제목으로 우선 편지를 맺겠습니다.
대화를 합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모두가 만나고 경험하는 미술관입니다. 서울 근현대사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정동 한가운데 위치한 서소문본관은 르네상스식 옛 대법원 건물과 현대 건축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시, 교육, 스크리닝, 워크숍, 공연,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SeMA Cafe+, 예술 서점, 로비 공간, 그리고 야외 조각 공원이 모두에게 다양한 미술 체험에 이르는 길을 제공합니다.(전경사진: ⓒ Kim YongK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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