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
L-OVE LE-TTE-R

총 4회 중 3회차를 맞이하는 이번 퍼포먼스에서는 작지만 빛나는 것들을 사랑해 온 여운혜 작가의 시간을 관람객과 함께 공유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미가 바뀐 것들(사람, 동물, 사물, 추상적 개념 등), 그것은 때때로 거실 한 켠에 놓인 시계일 수 있고, 호주머니 속에서 발견한 동전이나 길거리에 묵묵히 서있는 전봇대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껏 그 자리를 지켰지만 이제야 우리의 마음이 그곳에 닿아 편지를 씁니다. 참여자가 써온 러브레터는 작품의 우편함에 보관되어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소중한 마음으로 반짝입니다. 지나간 것을 다시 잇는 마음으로 편지를 부치고, 고리를 연결하며 작가와 함께 퍼포먼스를 진행합니다. 퍼포먼스는 전시 기간 중 총 4회 진행되며, 2024년 12월, 2025년 2월, 5월, 8월에 각각 진행됩니다.
* 본 퍼포먼스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유휴공간 전시 《멀리서 손바닥으로, 반짝》의 작품이자, 관객 참여 프로그램입니다.
[5월 퍼포먼스 안내]
-행사 일시: 2025년 5월 10일(토) 13:00 / 15:00
-장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층 유휴공간
-모집 기한: 4월 15일(화) ~ 5월 9일(금), 약 4주간
-모집 인원: 회차당 35명 내외(선착순 접수)
-모집 대상: 누구나(어린이의 경우, 가족과 함께 참여 가능합니다.)
-참가 비용: 무료
* 준비: 본 퍼포먼스에 참여하기 위해 러브레터를 써 와주세요.
자신이 쓴 편지지에 어울리는 봉투를 같이 준비해 주세요.
아래에 작가가 쓴 글처럼 주변의 마음이 가는 것들, 시간이 지나 다시 보이는 것들(사람, 동물, 사물, 추상적 개념 등) 중 하나를 골라
그것에 마음을 표현하는 ‘러브레터’를 사전에 작성해 와주세요. 참여자가 쓴 편지는 작품 속 일부가 되어 영구 보관됩니다. 짧아도 길어도 좋습니다.
여러분 주변의 반짝이는 것들이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편지를 써오신 분께는 작품의 음료를 뽑아 드실 수 있도록 해 드립니다.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너의 크기를 재어보았어.
높이 20cm, 지름 23cm.
손잡이 끝까지 올려보니 33cm까지 쭉 올라가는구나.
그리고 네 몸통엔 처음부터 ‘6호’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나 봐.
넌 늘 6호였구나.
우리는 벌써 십 년을 함께했더라.
이사를 갈 때도 작업실을 옮길 때도
항상 너는 내 옆에 있었어.
찌그러진 캔을 담고 흙을 옮기고 물을 받아내고
아주, 자주. 쓰레기까지도 말없이 품었어.
나는 네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담기만 했고
넌 그걸 담아줬다가 언제나 조용히 비워냈어.
그런데 말이야, 돌이켜보면
나는 너를 쓰기만 했지
제대로 보려 한 적은 없었나 봐.
오늘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네 몸에 처음으로 구멍이 생긴다면
나는 너를 버릴까 고칠까 아니면
그 구멍을 바라보며 잠시 멈춰 설까.
그때가 오면 나는 너를
조금 더 사랑하고 기억할 수 있을까?
…
파란색 플라스틱 양동이에게, 여운혜”
사진
이손
퍼포먼스 후원

문의
이진 학예연구사, 최윤서 코디네이터
02-2124-5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