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1층 야외광장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층 유휴공간
2024.12.17~2025.08.17
무료
조각, 설치, 출판, 관객 참여 퍼포먼스 등
기타
여운혜
12점
이진 02-2124-5269
안내 데스크 02-2124-5248,5249
어느 먼 곳에서 온 너는 내 손바닥 위에서 온전히 반짝거린다.
깜빡깜빡. 끔뻑끔뻑.
이윽고 꺼져버릴 것 같은 너의 에너지.
쓰다듬는 손의 위로가 너에게는 다시 일어설 마음이 되었다.
이번엔 다른 친구와 나의 반을 나누고, 함께 짝을 맞춰 서 본다.
맞잡은 손끝에서 서로의 온도를 전하고,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순환하는 궤에 놓였다.
따스한 빛이 들어 고개를 드니 오늘의 하늘이다.
그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납작해진 마음을 부풀려, 다시 반짝이는 ‘지금’을 찾아본다.
유휴공간 전시《멀리서 손바닥으로, 반짝》은 우리 주변의 반짝이는 것들, 그리고 반짝이고 사라질 것들에 대해 다시 살펴보길 제안한다. 우리에게 심리·거리상으로 먼 곳에 있는 반짝임, 때때로 그것은 인간에 ‘반(反)’하는 비인간 존재들을 아끼고 보살피는 마음일 수 있고, 또 함께 ‘짝’을 이뤄 손바닥을 마주치거나, 손바닥 위로 옮겨 온기를 불어넣는 일이다. 전시명 ‘반짝’은 이렇게 반과 짝을 함께 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어디서부터 왔는지, 수명의 시간이나 태어난 장소를 알 수는 없지만 멀리서부터 나의 손바닥에 이르기까지 그 여정을 상기하며 지금의 반짝임을 다시 보는 것이다. 등대의 반짝이는 불빛은 규칙적으로 빛의 수신호를 보내 메시지를 전달한다. 수신호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것은 곧 언어이고 소통이다.
여운혜는 도시 환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려진 알루미늄 캔, 고철이 된 물건과 같이 인간이 정한(타고난) 목적을 상실한 것들을 수집하여 작업해 왔다. 작가의 눈에 띈 물건은 저마다의 수신호로 소통을 이어간다. 목소리를 얻은 '물건(物件)'이 '사물(事物)'이 되기까지, 그 존재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고 어루만진 작가의 손끝에서 우리는 주변을 다시 둘러 볼 온기를 전달받는다. 우연히 만나는 주변의 모든 ‘반짝이는 것들(the blinking)’, 그리고 오랜 시간 그들을 사랑하며 지내 온 작가의 마음이 담긴 존재들이 미술관에 도착했다. 우리와 함께 시간을 보낼 미술관의 작품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호기심 어린 궁금증을 갖길 바란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라는 시인 윤동주의 말처럼, 전시장에 놓인 11점의 작품을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일상의 순간순간에도 스치듯 이 마음들이 이어지길 상상해 본다. 전시는 해를 넘어 겨울이 봄이 되고 여름이 되는 시간 안에서 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그들을 향한 우리의 태도가 또 다른 행동으로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2017년부터 매해 유휴공간 프로젝트를 개최하고 있다. 미술관의 내외부, 특히 전시장이 아닌 미술관 곳곳에 작품을 놓아 조금 더 유연한 관객 소통의 창구로써 새로운 감각의 순간을 만들고자 한다. 이번 전시 역시 미술관을 찾는 이들에게 환대의 목소리를 내어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주변 모든 존재와의 공생을 위한 울림이 되길 바라며 그 사이 공간을 연결하고자 한다.
북서울미술관은 지역 공동체와 상생하는 미술관입니다. 갈대 언덕에서 비롯한 지명을 살린 노원구에 위치한 북서울미술관은 공원 산책로와 미술관 출입구를 연결한 개방형 건물입니다. 야외 조각 전시를 비롯해 미로형으로 설계된 전시실, 아트라이브러리, 카페, 다목적 홀에서 이곳을 주로 찾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전경사진: ⓒ Kim YongK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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