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A 옴니버스는 2024년 서울시립미술관 기관의제 ‘연결’을 주제로 하여 본관과 분관 등 4곳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소장품 기획전이다.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는 집단화된 이야기로 환원되지 않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다양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 다른 개인들로 연결되는 새로운 공동체를 상상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이다.
전시는 인종, 국적, 성별, 나이, 신체적 조건, 성적 지향, 사회문화적 환경, 경제적 상황 등 다양한 이유로 억압과 차별을 받는 사회적 소수자들에 주목한다. 경쟁이 과열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소수자가 가진 문제는 부차적으로 다루어지거나 문제 자체로 인식되지 않으며, 집단화하려는 시도는 빈번하게 와해된다. 다른 한편으로 사회 복지 정책의 차원에서 혹은 소수자가 사회에서 제 몫을 주장하기 위해 집단화되더라도 개별적인 삶은 무시되고 집단화된 정체성에서 사회가 기대하는 부분만 축소되어 “단일한 이야기”로 전달된다. 소수자는 억압과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집단화를 필요로 하지만, 소수자 집단 내부의 결집 과정에서 소수자 개별의 다양성이 삭제되는 역설을 겪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소수자를 집단화하지 않고 개별의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자 한다. 예술을 통해, 취약한 개인이 자신을 긍정하고 서로 다른 몸과 마음을 가진 개인으로 구성된 ‘우리’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전시는 작업을 특정 정체성으로 범주화하여 보여주기보다 소수자들이 공유하는 공통적인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개인이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 본 전시 제목은 『마이너 필링스』(2021)에 나오는 문구를 차용하였으며, 캐시 박 홍과 제프 창에게 사용 허락을 받았다.
[대표 이미지 안내]
김옥선, No Direction Home_Serah's Family, 2010,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옅은 갈색의 목재로 장식된 가정집에서 가족을 구성하는 네 명이 가족의 각종 기념사진들과 기념품이 놓인 목재 장식장을 가운데 두고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백발의 머리가 조금 벗겨진 중년 남성은 화면 좌측 안쪽에 위치한 부엌에 측면으로 서 있고 중년, 어린이, 장년의 여성 세 명은 장식장 앞에 놓인 각자의 나무 의자에 앉아 정면으로 화면을 향하고 있다. 짙은 갈색의 단발머리를 한 동양계 여자아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인물들은 이국적인 이목구비를 보인다. 펌을 한 갈색 머리의 중년 여성, 펌을 한 백발 장년 여성의 은은한 미소를 띤 표정과는 대조적으로 경계하는 듯 카메라를 옆으로 돌아보는 중년 남성의 눈빛과 어린 소녀의 무덤덤한 표정이 이질적인 화면을 구성한다.
- [접근성 안내]
·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엘리베이터, 수유실이 있습니다.
· 1층 안내데스크에서 휠체어 대여가 가능하며, 전시실 모든 공간은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 일부 작품에 음성해설 및 자막해설, 촉각모형이 제공됩니다.
· 일부 프로그램에 문자통역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