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층 전시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3층 전시실
2022.05.26~2022.08.15
무료
매일 14시 운영 ※ 미술관 운영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사진, 음향, 영상, 설치 등
국내,특별
권아람, 김동희, 김익현과 현우민, 니콜라스 펠처, 민성홍, 백정기, 안성석, 이다 다이스케 × 박성환, 이은솔, 이은희 × 김신재, 정진화, 한수지, 홍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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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서울시립미술관 / 후원 ODE
정시우 02-2124-8845
《그리드 아일랜드》는 미술관의 기능인 수집과 연구, 전시와 교육의 바탕이 되는 ‘담론의 생산 조건이자 과정으로써 제작(production)’에 주목하는 전시입니다. 미술의 역사에서 제작은 사회, 기술의 발전과 그 궤적을 같이하는데 오늘날 제작 개념은 만드는 행위(making)를 주목하거나 공동의 방향성을 가진 협업(collaboration), 혹은 산업화한 생산 방식(production) 등 하나의 개념으로 묶이지 않고, 작품의 소재나 매체에 따라 다르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제작의 개념은 매체의 확장과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기획 특정적 작품을 통해 변화했지만, 이러한 규모의 확장을 통한 제작 방식은 경제 성장의 둔화와 팬데믹을 경험하며 더 이상 유효한 방식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에서 데이터로 변화하는 동시대 미술 형식과 그에 따른 새로운 창제작 플랫폼을 상상합니다. 시공간의 제약을 초월한 공유와 협업을 가능케 하는 웹의 잠재력을 전시 프레임으로 설정하고,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제작 플랫폼 구축을 통해 새로운 창작의 방식, 제작 개념을 제안합니다.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는 침출수 처리 시설의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동시에 신진 미술인의 안정적인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2006년 문을 열었습니다. 해를 거듭하며, 단순히 작업을 위한 물리적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생산된 ‘작품’을 실험적인 전시 형식으로 선보이고, ‘작가’를 중심에 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관계를 확장하는 등 과정과 방법론에 기반한 ‘제작’의 조건으로써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이는 2000년대 초, 유휴공간을 활용한 도시재생과 공공 프로그램 모델로서 국공립 레지던시가 국내에 도입된 이래, 창작의 기반인 스튜디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전시, 비평, 재교육, 그리고 국내외 교류 등 입주자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 레지던시 기관이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맡아온 제작의 역할을 되돌아보려는 취지를 갖습니다. 전시는 16년간 변화해온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램의 핵심 키워드인 '공간', '작품', '작가', '제작'을 비선형적으로 다룹니다.
데이터를 병렬로 나열하는 디지털 인터페이스처럼 전시 구성요소를 구분하지 않고, 공간에 고르게 적용하여 작품은 데이터, 전시는 일종의 데이터베이스로 기능합니다. 전시는 미술의 다양한 제작 형식을 데이터를 수집하고 편집, 재생산하는 방식을 다루는 ‘데이터 센터 data center’(김익현과 현우민, 안성석, 홍은주), 비물질 데이터를 현실에 출력해 현존하는 신체로 제시하는 ‘데이터 익스포트 data export’(권아람, 김동희, 니콜라스 펠처, 민성홍, 백정기, 이다 다이스케 x 박성환, 정진화), 그리고 데이터의 생산 및 소비 경향과 미디어 환경에 관해 다루는 ‘메타 데이터 meta data’(이은솔, 이은희 x 김신재, 한수지)로 구분합니다.
선과 선이 수직과 수평으로 가로질러 구획한 영역의 집합, 이 촘촘한 관계망을 우리는 격자(Grid)라고 부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에서 작동하는 《그리드 아일랜드》를 횡단하는 장치이자 창작의 새로운 조건으로 다수의 창작자가 웹을 기반으로 상호작용하는 온라인 레지던시를 구체화합니다. 이를 위해 평면, 입체, 공간, 사운드 등 시각예술 매체를 게임의 구성 요소에 대입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세계(world)’를 생성하는 온라인 레지던시 <게임-샌드박스-레지던시 Game-Sandbox-Residency>(이하 GSR)를 구축했습니다. GSR은 니콜라스 펠처, 안성석, 이다 다이스케, 이은솔, 정진화, 한수지가 참여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면서 동시에 창작의 도구이며 조건, 일종의 게임입니다.
협업은 오프라인을 통해 물리적 차원에서도 이루어집니다. 김익현과 현우민은 일시적 콜렉티브로 가깝지만 먼 한국과 일본의 물리적 한계를 조건으로 수집된 소리와 이미지를 나열합니다. 이은희는 큐레이터 김신재와 영상 제작의 방법론을 따라 작품을 기획하고, 실질적인 프로덕션을 진행합니다. 이다 다이스케는 큐레이터 박성환과 물리적, 언어적 거리감을 극복하는 일종의 현지화 전략으로써 제작의 방법론을 강구했습니다.
《그리드 아일랜드》를 통해 레지던시 기관이 맡아온 제작의 역할을 되돌아보며 동시대 환경에 관한 자각과 제도의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또한, 시각예술의 다양한 제작 방법론과 비물질 데이터의 공유와 협업을 통해 상호 작용하는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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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안내
《그리드 아일랜드》 전시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제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작’은 재료를 이용해 새로운 물건이나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예술 작품을 모아서 연구하고 전시를 여는 미술관은 작품이 ‘제작’되어야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곧 미술관은 예술 작품이 만들어져야 존재할 수 있습니다.
사회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예술 작품을 제작하는 것도 함께 변화했습니다.
예전에는 ‘제작이 무엇인가?’라고 했을 때,
작가가 작품을 만드는 활동 자체나 여러 명의 작가가 함께 힘을 합쳐 작품을 만드는 것,
공장에서 같은 물건을 여러 개 찍어내듯 작품을 만드는 것 등이 제작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은 제작의 의미가 매우 다양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재료, 작품을 전시하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제작의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만들어진 작품들을 모아서 여는 전시와 다르게,
전시를 먼저 계획한 후 그에 맞는 작품들을 작가에게 요청하는 방식으로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 발전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있고,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큰돈을 들여 많은 수의 작품들을
만들어 내는 제작 방식에 우리는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변화하는 제작의 의미
이전까지 미술 작품은 주로 그림, 조각처럼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지금은 미술 작품이 점점 인터넷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것도 인터넷 공간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한계 없이 정보를 주고받고,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함께 일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의 가능성을 실험해 봅니다.
가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통해서 ‘제작’이 무엇인지 새롭게 제안합니다.
*가상 : 실제로는 없지만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또는 그렇게 보이는 공간
레지던시*로서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의 의미
*레지던시 : 예술가가 작품을 만들고, 전시하고, 머물 수 있는 공간.
나라, 회사 등이 예술가에게 공간과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번 전시에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작품을 만들던 작가들도 참여했습니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는 젊은 미술 작가들이 편안하게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2006년 서울시에서 만든 레지던시입니다.
그 후로 레지던시는 작가들이 만든 작품을 독특한 방식으로 전시하고,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었습니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 여러 명의 작가가 힘을 합쳐 작품을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의 이런 노력 덕분에 작가들은 마음 놓고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건물은 원래 쓰레기장에서 흘러나오는 더러운 물을 처리하던 곳이었습니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던 이 건물을 고쳐 작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꾼 것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이처럼 쓰이지 않던 공간을 나라가 고쳐서 만든 레지던시가 많아졌습니다.
레지던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은 작품을 만들고,
전시를 열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다른 나라의 작가들과 소통해 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제작에 대해 레지던시가 한국 미술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되돌아봅니다.
올해로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가 만들어진 지 16년이 되었습니다.
《그리드 아일랜드》 전시에서는 그동안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가 중요하게 생각해 온
‘공간’, ‘작품’, ‘작가’, ‘제작’과 관련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와 작품
*데이터 : 정보, 자료를 뜻합니다.
인터넷 공간의 모든 내용은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러 데이터가 모여있는 것을 ‘데이터베이스’라고 합니다.
데이터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나란히 늘어서 있는 모습처럼
《그리드 아일랜드》 전시의 작품들도 전시실 공간에 골고루 흩어져 있습니다.
마치 작품은 데이터, 전시는 데이터베이스 같습니다.
이번 전시는 아래처럼 3가지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1. 데이터 센터 (data center)
미술의 다양한 제작 방식에 관련된 데이터를 모읍니다.
데이터를 편집하고, 다시 새롭게 만드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김익현과 현우민, 안성석, 홍은주 작가가 만든 작품입니다.
2. 데이터 익스포트 (data export)
데이터는 직접 만질 수 없지만,
데이터를 세상에 실제로 있는 물체처럼 표현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권아람, 김동희, 니콜라스 펠처, 민성홍, 백정기, 이다 다이스케와 박성환, 정진화 작가가 만든 작품입니다.
3. 메타 데이터 (meta data)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어떤 데이터를 만들고, 어떤 데이터를 찾아서 보는지 살펴봅니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 둘러싸여 있는지 이야기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은솔, 이은희와 김신재, 한수지 작가가 만든 작품입니다.
온라인에서의 연결과 제작
창살이나 바둑판처럼 여러 개의 선이 가로세로로 가로지르는 것을 ‘격자(grid, 그리드)’라고 부릅니다.
수많은 사람과 사람, 작가와 작가가 서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닮았습니다.
《그리드 아일랜드》 전시의 작품은 온라인에도 있고, 오프라인에도 있습니다.
작가들은 인터넷을 사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작품을 만듭니다.
니콜라스 펠처, 안성석, 이다 다이스케, 이은솔, 정진화, 한수지 작가는 GSR이라는 이름의 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GSR은 점, 선, 면, 공간, 소리 등 예술 작품을 이루는 재료를 모아 놀이를 하듯 가상의 새로운 세계를 만듭니다.
오프라인에서의 새로운 제작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현실 세계에서 함께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도 있습니다.
김익현 작가와 현우민 작가는 각자 한국과 일본에 떨어져 지내면서 온라인으로 주고받은 소리와 이미지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은희 작가는 김신재 큐레이터*와 함께 영상을 만드는 방법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일본의 이다 다이스케 작가와 한국의 박성환 큐레이터는 두 나라의 거리, 두 언어의 차이를 좁히는 작품 제작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큐레이터 : 작가의 작품 제작을 돕고, 전시를 계획하여 여는 사람. 작품을 관리하고 문화 예술을 연구한다.
《그리드 아일랜드》 전시는 레지던시가 작품 제작을 위해 어떤 일을 해왔는지 되돌아봅니다.
이 전시를 통해 오늘날 예술을 둘러싼 환경을 들여다보고,
새롭게 고치거나 바뀌어야 하는 것은 없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예술 작품을 제작하는 방법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가 인터넷 공간에서 공유되고 서로 만나면서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집니다.
관객들이 이러한 새로운 제작 방식을 이번 전시를 통해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모두가 만나고 경험하는 미술관입니다. 서울 근현대사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정동 한가운데 위치한 서소문본관은 르네상스식 옛 대법원 건물과 현대 건축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시, 교육, 스크리닝, 워크숍, 공연,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SeMA Cafe+, 예술 서점, 로비 공간, 그리고 야외 조각 공원이 모두에게 다양한 미술 체험에 이르는 길을 제공합니다.(전경사진: ⓒ Kim YongK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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