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1953― )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함부르크 조형예술대학에서 사진 디자인을 전공하였다. 2002년 〈Fragile Tremors〉(샌디에이고 사진박물관), 2003년 〈구본창사진전-가면〉(한미사진미술관), 2005년 〈La beaute endormie〉(랑곤, 프랑스), 2007년 〈구본창전〉(고은사진미술관) 등 국내외에서 40여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1998년 〈Alienation and Assimilation〉(시카고 현대사진박물관), 2008년 〈한국현대사진 60년〉(국립현대미술관), 2010년 〈Chaotic Harmony: Contemporary Korean Photography〉(샌타바버라 미술관), 2010년〈Plain Beauty: Korean White Porcelain〉(필라델피아미술관)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2000년 이명동사진상 수상, 2003년 강원다큐멘터리 작가상을 수상하였으며, 2008 대구사진비엔날레 전시총감독을 역임하였다. 2010년부터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경일대학교 석좌교수이다.
구본창은 주제와 형식면에서부터 피사체가 된 개별대상에 이르기까지 넓은 작업 스펙트럼을 형성해 왔다. 독일 유학 후 1980년대에는 우리의 일상을 재인식하려는 목적으로 주변을 촬영하고, 일상 속에서 사라져가는 순간을 포착하여 그것의 영원함을 담아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자신의 극히 사적이고 내면적인 의식세계를 절제되고 섬세한 터치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그때까지 현실의 기록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사진에 익숙해 있던 한국 사진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었다. 사진작가로서 국내외 활동을 본격적 궤도에 올린 1990년대 중반, 일본에서 처음 발표한 〈태초에〉 연작, 즉 남자의 벗은 몸 이미지를 바느질된 인화지 위에 인화한 작품과 이후 〈1분간의 독백〉, 〈긴 오후의 미행〉, 〈숨〉, 〈굿바이 파라다이스〉, 〈화이트〉로 이어지는 일련의 작업 흐름에는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유가 미니멀리즘의 형식과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방식으로 절묘하게 포착되어 있다. “그가 만들어내는 세계는 허구처럼 보이지만 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상상력이나 감성, 기억, 갖가지 상념이야말로 어떤 현실보다 리얼한, 살아있는 것이다”(김승곤)라는 말은 구본창의 사진세계를 단적으로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