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두(1930―1989)는 1954년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였다. 2000년 〈한국 현대미술의 시원〉(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 유작전이 열렸다. 한성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를 역임하였다.
하인두는 한국 추상미술의 진원지였던 현대미술가협회에서 활약하면서 한국전쟁 이후 서양의 현대미술을 적극 수용한 세대에 속하는 작가이다. 그러나 그는 동시대 흐름에 공감하면서도 ‘한국적’ 추상미술에 대해 깊이 고민하였다. 그는 동양의 문화와 세계관 안에 잠재되어 있는 추상성에 주목하여 오방색과 단청과 같은 한국의 전통 미술과 불교적 세계관으로 눈을 돌렸고, 이러한 소재를 이용하여 독특한 추상작업을 실험하였다. 1960년대에는 옵티컬 아트의 영향으로 밝은 원색과 기하학적 패턴을 가지고 시각적인 효과를 내는 작품을 제작하였다. 1970년대에 이르면 불교적인 세계관을 조형적으로 풀어내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는데, 특히 청색을 주조색으로 사용하면서 얽히고설킨 추상구조가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은 추상구조는 흐트러진 듯이 보이지만 하나의 구심점이 존재하는데, 이는 세상의 온갖 것들이 하나의 중심을 향해 돌고 도는 우주질서, 만다라를 조형화 한 것이다.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그의 회화는 청색 중심에서 강렬하고 다양한 색으로 변화하고 띠로 둘러싸인 작은 면들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변화된 구성을 보인다. 그는 이러한 형식을 통해 이전의 만다라 같은 불교적 주제보다는 〈혼불〉과 같은 보다 초월적 세계관을 추구하게 된다. 때때로 이와 같은 추상적인 화면 속에서 기도하는 인간의 모습과 같은 이미지들이 숨어 있기도 하는데, 이것은 작가가 병마와 싸우는 힘든 시간 동안 삶의 환희, 인간의 구원과 같은 문제를 담아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하인두는 추상의 형식을 가지고 시각적이거나 형식적인 내용이 아닌 초월적이고 종교적인 세계관을 담아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