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
2022.03.24~2022.05.22
무료
○ 일반 도슨트 - 매일 13:00 ○ 특별 도슨트 - 나의 외삼촌, 권진규 - 매주 목요일 14:00 허명회(고려대학교 명예교수) - 매주 토요일 14:00 허경회(권진규기념사업회 대표) ※ 특별 도슨트는 3월 26일 (토)부터 시작합니다. ※ 특별 도슨트 진행 중에는 마이크 사용과 관람객 증가로 전시장의 혼잡도가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조각, 드로잉, 유화, 아카이브 등
기획
권진규
작품, 아카이브 등 약 240여점
주최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 후원 (사)권진규기념사업회,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한희진 02-2124-8970
안내 데스크 02-2124-8868
2021년, (사)권진규기념사업회와 유족은 많은 사람들이 권진규 작품을 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 총 141점을 기증했습니다. 기증 작품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조각, 소조, 부조, 드로잉, 유화 등으로 다양한데, 특히 1950년대 주요 작품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미술관은 기념사업회와 유족의 큰 뜻을 기리고, 2022년 권진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회고적 성격의 전시로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 노실의 천사》를 마련했습니다.
‘노실의 천사’는 1972년 3월 3일 『조선일보』 연재 기사 「화가의 수상」 여덟 번째 편에 실린 권진규의 시, 「예술적藝術的 산보―노실爐室의 천사天使를 작업作業하며 읊는 봄, 봄」에서 인용했습니다. 비장함마저 느껴지는 이 시는 권진규의 예술에 대한 태도, 작업 대상, 작업 방법, 작업의 궁극적 목표, 삶의 회한, 그리고 미래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까지 낱낱이 담고 있습니다. 그의 시구 “진흙을 씌워서 나의 노실爐室에 화장火葬하면 그 어느 것은 회개승화悔改昇華하여 천사天使처럼 나타나는 실존實存을 나는 어루만진다.”에서 노실은 가마, 또는 가마가 있는 아틀리에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노실의 천사’는 그가 작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던 이상, 즉 승화된 존재, 순수하게 정신적인 실체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전시는 권진규가 일평생 ‘노실의 천사’를 구하고자 했던 여정을 따라 1947년, 그가 본격적으로 미술에 입문한 성북회화연구소(1946–1950)시절을 시작으로 1973년 5월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주요 작품 240여 점을 총망라했습니다. 자작시를 바탕으로 그가 평생을 불교와 함께해 왔다는 점에 착안하여 전시는 시기별로 입산入山 (1947–1958), 수행修行 (1959–1968), 피안彼岸 (1969–1973)으로 전개됩니다. 세속적 삶을 떠나 고독한 미술의 세계로 입문하여 평생을 수행하듯 작업에 임했지만 살아생전 대중적 몰이해로 좌절할 수밖에 없었고, 불교에 더욱 침잠하다가 결국은 스스로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그의 삶과 작업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전시 공간은 권진규 아틀리에의 우물과 가마를 형상화하여 보다 그의 세계를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권진규의 작품세계는 〈지원의 얼굴〉(1967)로 대표되는 여성흉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동물상, 여성두상, 여성상, 자소상, 부조를 비롯해서 불상, 탈, 가면, 기물, 잡상, 유화, 드로잉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합니다. 그는 자신을 예술가이기 전에 장인으로 칭했고, 그 옛날 이름 없는 장인들이 남긴 문화유산에 큰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작품의 대상이나 크기에 따른 특별한 위계를 두지 않습니다. 다만 그는 일관되게 눈에 보이는 사물 너머 존재하는 본질을 추구했고, 이를 위해 동양과 서양의 고대 유산을 참조, 자신만의 강건하고 응축된 형태를 통해 영원성을 구현했습니다. 이는 그가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 온 썩지 않는 테라코타와 방부·방습·방충에 강한 건칠로 작품을 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의 예술관인 영원성, 전통의 현대화와 맞닿아 있는 테라코타와 건칠 제작과정을 김 겸 박사가 기획, 제작한 장을 마련, 이를 자세히 살펴봄으로서 그의 독자적인 작품세계 형성에 대한 기초적이면서도 충실한 이해를 돕고자 했습니다.
권진규는 당시 어떤 사조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은 채, 다양한 레퍼런스를 반영하면서 작품에 몰입하여 자신만의 모더니티를 구현했습니다. “진실의 힘의 함수관계函數關係는 역사歷史가 풀이한다.”라는 그의 시구처럼, 동양과 서양, 구상과 추상, 주제, 재료, 기법 등에 있어서 어떤 제약도 없는 동시대 미술에서 그의 작품이 갖는 의미를 편견 없이 새롭게 들여다볼 때입니다.
본 전시를 위해 작품을 대량 기증해주신 (사)권진규기념사업회와 유족, 귀한 작품과 아카이브를 대여해주신 기관 및 개인 소장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가나문화재단 / 고려대학교박물관 / 국립현대미술관 / (사)권진규기념사업회 / (재)금샘문화재단 / 삼성문화재단 / 한솔문화재단 / PKM Gallery
서울시립미술관은 모두가 만나고 경험하는 미술관입니다. 서울 근현대사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정동 한가운데 위치한 서소문본관은 르네상스식 옛 대법원 건물과 현대 건축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시, 교육, 스크리닝, 워크숍, 공연,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SeMA Cafe+, 예술 서점, 로비 공간, 그리고 야외 조각 공원이 모두에게 다양한 미술 체험에 이르는 길을 제공합니다.(전경사진: ⓒ Kim YongKwan)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대표번호)
02–2124–8800
, 02–120
(직원찾기) 직원 및 연락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