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층 전시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3층 전시실
2022.03.22~2022.05.08
무료
매일 오후 3시에 2층 전시장 입구에서 도슨트 전시 해설이 시작됩니다.(월요일 제외) 서울시립미술관 도슨팅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으시면 무료 전시 해설 서비스를 상시 이용 가능합니다. ※ 구글플레이 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도슨팅” 앱을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회화, 한국화, 조각, 사진, 설치, 뉴미디어
기획
권아람, 김동규, 김범, 김세은, 김세진, 노석미, 뮌, 박경주, 박미나, 박상숙, 박혜수, 배윤환, 변웅필, 송영규, 신경희, 염지희, 윤진미, 이건용, 이교준, 이동기, 이슬기, 이은실, 장성은, 전소정, 전준호, 정강자, 조소희, 주황, 최병소, 최은혜, 함혜경
46점
박지수 02-2124-8954
≪시적 소장품≫은 미술관이 그동안 수집해 온 소장품을 통해 현대미술과 ‘시적인 것’의 관련성을 탐구합니다. 여기에서 시적이라는 것은 문학 장르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시의 속성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시는 우리의 자동화된 관습적 사고에 제동을 거는 새로운 인식과 대상을 낯설게 하는 방법론에서 시작됩니다. 시가 지닌 예술적 특징들은 자주 미술과 비견되었고 미술가들에게 무수한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 되어주었다는 점이 이 전시를 출발하게 했습니다. ‘시란 무엇인가’ 혹은 ‘시적인 것은 무엇인가’와 같은 인식론적 질문에 간단히 대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이들은 동시대 미술만큼이나 자주 확장되고 변화하며 재구성되는 개념입니다. 미술과 이질적이면서도 유사한 시의 속성을 통해 오늘날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미술을 바라보며 현재 5,654점에 달하는 미술관 소장품 중 일부를 전시로 선보입니다. 전시는 시에서 발견되는 화자의 특성, 고백적 성격, 시의 언어적 측면에 주목하여 ‘말하는 사람’, ‘고백(록)’, ‘시와 미술’이라는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말하는 사람’은 화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언어로 이루어진 시에는 언제나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화자는 시인 자신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 시인은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자신의 목소리를 대신할 대리인 혹은 페르소나를 등장시킵니다. 미술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작가는 직접 등장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창조한 새로운 인물을 통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작가가 구성한 연극 속에서 화자의 존재는 이따금 지워지기도, 변주되기도 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습이 아니거나 여러 개의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시인은 자신의 모습을 시적 대상화하고 이를 그림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잘 알려진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을 비롯한 많은 시가 자화상이라는 제목으로 창작되었습니다.
‘고백(록)’에서는 시의 내면 고백적 특성과 성찰적 성격에 주목합니다. 시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이유 중 하나는 사적 체험과 내면을 청자와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고백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부단히 과거의 기억을 직시하고 현재를 인식하며 성찰과 정제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술의 영역에서도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사적 경험과 생각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며 유의미합니다. 전시된 작품들은 사랑을 주제로 삼거나 정체성을 탐구하고, 예술가로서의 태도와 일상을 고백하면서 관객과 소통합니다.
마지막으로 ‘시와 미술’에서는 시의 언어적, 형식적 측면에 접근하여 미술 작품 속 시각 언어를 다각적으로 살펴봅니다. 시 언어는 매우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모호성’을 지니는데, 이는 역설적이게도 시어가 매우 구체적인 언어라는 것에서 기인합니다. 미술가들이 사용하는 조형 요소도 개별적으로는 구체성을 띠지만 의미에 있어 함축성을 지향하며, 때로는 논리를 거스르고 시적 비약을 이룹니다. 비유와 상징, 알레고리, 리듬, 시적인 상상력, 서정성과 같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시의 자질들은 미술 작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전시된 작품 속에서 작가들은 각자의 조형 언어를 구사하는데, 이는 때로 쉽게 해독되지 않거나 다양한 의미 작용을 일으키며 시각 예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실험합니다.
전시된 작품들은 각각의 소주제 아래 구성되지만 서로 분절되지 않습니다. 화자의 입을 빌려 이야기가 고백되고, 그 방식 또한 주로 모호하거나 은유적인 시각 언어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예술의 구분과 경계는 점차 흐려지고 각 영역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존재합니다. 동시대의 미술을 새로운 창으로 조망한 이 전시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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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안내
≪시적 소장품≫ 전시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그동안 모아 온 소장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소장품은 미술관이 잘 보관해 갖고 있는 작품을 말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품 40개를 포함해 총 46개의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시’와 ‘미술’의 닮은 점과 다른 점, 시와 미술이 서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시 : 생각이나 느낌을 짧게 표현한 글. 소설, 수필처럼 문학의 한 종류.
읽었을 때 노래처럼 박자가 느껴집니다. 시를 쓰는 사람을 시인이라고 합니다.
시는 전과 다르게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당연하게 여겼던 생각 대신 새로운 눈으로 무언가를 바라보게 합니다.
시가 가진 이런 특징은 미술과 비슷합니다.
시가 무엇인지, 미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계속 변하는 것도 닮았습니다.
그리고 시는 미술 작가들에게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주기도 합니다.
이번 ≪시적 소장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미술과 다르지만
비슷한 시의 특징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시는 ‘말하는 사람’, ‘고백(록)’, ‘시와 미술’, 이렇게 3가지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1. ‘말하는 사람‘ (2층 전시실)
이곳에서는 시의 화자와 관련된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화자는 시 안에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입니다.
시인이 직접 이야기하는 시도 있고 다른 사람이 시인의 이야기를 대신 해주는 시도 있습니다.
미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술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할 수도 있고,
미술 작가의 이야기를 대신해서 표현해 줄 사람을 미술 작가가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작품 속에서 화자는 사라질 수도 있고,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아닐 수도 있고, 여러 개의 모습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시인은 스스로를 시에 나오는 무언가로 생각하거나 하나의 그림처럼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리듯 시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목이 「자화상」인 시가 많습니다. 자화상은 작가가 자신의 모습을 직접 그린 그림을 뜻합니다.
이 전시실에도 「자화상」이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시와 그림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느끼며 전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2. ‘고백(록)’ (3층 왼쪽 전시실)
시에는 시인의 마음이 솔직한 고백처럼 드러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고백은 쉽지 않습니다. 고백하기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갈고 닦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술 작가도 작품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생각과 경험을 관객들에게 전달합니다.
이 전시실에서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 작가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작품,
작가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관객과 소통하는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3. ‘시와 미술’ (3층 오른쪽 전시실)
시에 나오는 단어는 ‘의자’, ‘나비’, ‘태양’처럼 누구나 알만한 단어인데도 뜻을 알기가 어렵고,
여러 뜻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미술 작품도 비슷합니다. 돌, 종이, 거울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재료를 사용하지만,
작품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쉽게 알 수 없고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기도 합니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도 작가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된 작품들입니다.
그래서 의미를 쉽게 알 수 없고,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미술 작품이 단순히 하나의 의미에 머물지 않고,
얼마나 다양한 의미로 이해되고 발전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습니다.
≪시적 소장품≫ 전시는 ‘말하는 사람’, ‘고백(록)’, ‘시와 미술’로 나누어져 있지만,
딱 잘라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작품이든 이야기하는 화자가 있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며,
한 번에 의미를 알기 어렵게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예술에는 시, 미술뿐만 아니라 소설,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와 미술의 관계에서 알 수 있듯이 서로 종류를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예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비슷해지고 또 새로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를 통해 오늘날의 미술을 새로운 눈으로 들여다봅니다.
관객분들이 작품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또 의미를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모두가 만나고 경험하는 미술관입니다. 서울 근현대사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정동 한가운데 위치한 서소문본관은 르네상스식 옛 대법원 건물과 현대 건축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시, 교육, 스크리닝, 워크숍, 공연,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SeMA Cafe+, 예술 서점, 로비 공간, 그리고 야외 조각 공원이 모두에게 다양한 미술 체험에 이르는 길을 제공합니다.(전경사진: ⓒ Kim YongK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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