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l 1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로22마길 8)
2026.06.15~2026.06.28
무료
본 전시는 도슨트를 운영하지 않습니다.
복합 매체 설치, 조각, 퍼포먼스, 에세이
신진미술인
신재은
6
서울시립미술관
semasinjin@seoul.go.kr
■ 전시 소개
“우리는 모두 뱃속에 포식자를 품고 산다.”
<2026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신재은 작가 개인전 《GAIA-피식의 서》는 미시적인 물성을 감각하는 신체적 경험을 통해 인간 중심적 위계를 흔들고, 지구라는 거대한 유기체 안에서 순환하는 인간 신체가 지닌 유한한 물질성을 환기하며 8년간 지속되어 온 ‘GAIA’ 시리즈의 최종장을 선보입니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절대적 포식자가 아니라, 끊임없이 분해되며 순환 속으로 되돌아가는 ‘피식(被食)의 운명’을 지닌 존재임을 상기시킵니다. 장례지도사로서 안치실에서 마주한 현장의 경험과 실존적 사유를 퍼포먼스, 조각, 복합 매체 설치로 엮어내며, 우리가 의도적으로 회피해 온 소멸과 부패의 정서를 감각 가능한 제의적 무대로 전환합니다. 죽음에 대한 문화적 편견을 지워낸 담담한 시선은 인간 중심의 세계를 넘어 미생물과 인간, 삶과 죽음이 치우침 없이 얽혀 있는 통합된 순환의 리듬으로 확장됩니다. 순환의 법칙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목격자이자 출연자로 관객을 연루시키며, 죽음을 종말이 아닌 ‘에너지의 수평적 전이’로 사유하게 합니다.
■ 전시 연계 퍼포먼스
1. 〈나를 먹을 너에게〉
날짜: 2026. 6. 16.(화)
시간: 14:00-14:40
장소: Hall 1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로22마길 8)
신청: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가능
2. 〈나를 먹을 너에게〉 앵콜 퍼포먼스
날짜: 2026. 6. 27.(토)
시간: 14:00-14:30
장소: Hall 1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로22마길 8)
신청: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가능
*<나를 먹을 너에게>가 예정된 27일에는 <37.5°C>가 정규 시간 외 14:45-15:00 추가 진행됩니다.
〈나를 먹을 너에게〉는 참여자들이 식용 종이에 자신의 장내 미생물에게 편지를 쓰고, 이를 직접 섭취하는 공동의 참여형 퍼포먼스입니다. 작업은 죽음 이후 신체 내부에서 장내 미생물에 의해 시작될 분해 과정과, 인간 몸 안에 이미 공존하고 있는 ‘미래의 포식자’의 존재를 호출합니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미생물에게 편지를 쓰고 낭독한 뒤, 다시 그것을 삼킵니다. 이 역설적인 행위를 통해 언어는 단순한 기호를 넘어 몸 안으로 침투하는 물질이자, 언젠가 자신을 분해할 존재에게 전달되는 생물학적 메시지로 전환됩니다. 작업은 인간의 몸이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이미 타자를 품고 있는 불안정한 생태적 장소임을 드러내며, 삶과 죽음의 경계가 신체 내부에서 어떻게 조용히 무너지는지를 보여줍니다.
3. 〈37.5°C〉
날짜: 2026. 6. 15. - 2026. 6. 28.(매일)
시간: 15:30-16:00, 19:00-19:30
장소: Hall 1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로22마길 8)
신청: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가능
〈37.5°C〉는 작가가 장례지도사로서 안치실에서 마주했던 실존적 경험, 즉 고인의 사후 경직을 풀어내며 손을 맞잡았던 기억에서 출발한 참여형 퍼포먼스입니다. 차가운 소독약 냄새와 인간으로서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체취, 그리고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의 손 온도가 한순간 뒤엉키던 기억을 바탕으로 합니다. 퍼포먼스에는 리베르노 (re'verno) 김소희 조향사와의 협업으로 제작된 향 오일이 사용됩니다. 냉각된 신체의 잔여 감각과 미세한 열감을 동시에 품은 향은 작가와 관객의 피부 위에서 잠시 교차하며, 생과 사, 나와 타자의 경계를 감각적으로 호출합니다. 작가와 관객이 짧게 손을 맞잡는 동안 체온과 압력은 일시적으로 조율되고, 관객의 손은 서로 다른 상태의 몸이 잠시 접속하는 교섭의 접면이 됩니다.
■ 작가 소개
신재은(b.1984)은 가축, 곤충, 미생물부터 플라스틱과 폐기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물질을 다루며, 인간이 규정한 ‘자연’과 ‘비자연’의 경계를 탐구해왔습니다. 인간의 본능적 혐오와 사회적 금기 너머에 존재하는 순환의 리듬에 주목하며, 죽음과 소멸, 부패 등의 사건을 인간 중심의 가치 판단 없이 바라보고자 합니다. 텍스트, 조각, 영상, 설치, 퍼포먼스, 식용 작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간 또한 거대한 순환 안에 놓인 필멸의 유기체임을 드러내며, 비인간 존재의 감각과 시선에 가닿고자 하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2025년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실제 장례 현장에서 활동하는 실존적 경험으로도 이어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인간이 회피해온 소멸의 감각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 세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주요 개인전으로 《GAIA-소화계》(아트스페이스 보안1, 서울, 2023), 《GAIA-part1: inflammation》(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9), 《Sink Sank Sunk》(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청주, 2019), 《(주)안젤라연구소》(SeMA 창고, 서울, 2018)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라지는 감각들》(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파주, 2025),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스핀오프, 너희가 곧 신임을 아느냐》(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24),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7구역 - 당신의 상상 공간》(안양, 2023),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미래도시》(대전창작센터, 대전,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 비조각 - 가볍거나 유연하거나》(창원, 2020)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08년부터 전시지원금(제작비, 홍보비, 인쇄비, 전시장 대관료 등), 학예인력 매칭을 통한 멘토링 등을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는 작가뿐 아니라 기획자로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