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2008)은 캔버스 전면에 산처럼 쌓여 있는 고철
폐기물 더미와 탁송차량에 실려 있는 자동차의 적재된 모습을 한 화면에 구성하였는데, 서로 상반된 요소인 소재들의 모습이 공간이 맞물려 중첩되어 있다. 작가는 새롭게 대량 생산이 된 신차의 이미지와 수명을 다해 폐기 처분된 고철의 이미지가 겹쳐진 화면을 통해 과거, 현재, 혹은 미래로 다시 연결될지도 모르는 유기적인 순환 구조를 보여준다.
이문주(1972- )는 1995년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99년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2001년 터프츠 대학교(Graduate School of Art and Sciences)에서 수학하고 2003년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Cranbrook Academy of Art)를 졸업하였다. 1997년 인사갤러리(서울), 2005년 《금호 영아티스트 선정: 풍경의 찌꺼기》(금호미술관, 서울), 《재개발지역 Ⅰ1》(대안공간 풀, 서울), 2006년 《재개발지역 Ⅱ》(국립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2008년 《Urban Detritus》(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Kunstlerhaus Bethanien, 베를린, 독일), 《Shadows of Reality》(MK Gallery, 로테르담, 네덜란드), 2009년 《Cruise》(갤러리 로얄, 서울), 2010년 《지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릴레이전: Refugee》(난지갤러리, 서울) 등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2006년 《오픈스튜디오: 도큐멘트 창동》(국립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 창동), 2009년 《악동들 지금/여기: 1990년대 이후의 새로운 정치미술》(경기도미술관, 안산), 2010년 《20세기의 첫 십년》(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서울), 2012년 《Korean Eye》(사치갤러리, Saatchi Gallery, 런던, 영국) 등의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2003년 비미스센터(Bemis Center for Contemporary Art), 2005-06년 국립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 2007-08년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Kunstlerhaus Bethanien), 2009-10년 난지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정되었다.
이문주는 도시와 재개발 현장에 주목하여 재건축 현장, 빈 건물과 공터, 건설 폐기물, 쓰레기 등을 소재로 삼아 도시 속 재개발과 폐허의 장면을 과거와 현재가 콜라주된 풍경으로 보여준다. 그는 1990년대 말부터 꾸준히 도시 재개발의 현장에 시선을 집중하며 “도시 정비와 경제적 효율성의 논리가 현대 도시의 인공 환경을 구성하고 해체하는 기본적인 요건으로 작동”(미술비평가, 권영진)하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 이문주는 자신이 거주했던 도시들을 관찰하고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회화와 사진을 동시에 적용시켜 사실과 상상을 오가는 풍경을 제작한다. 그는 사진으로 포착한 부분적인 이미지들을 콜라주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서로 다른 시공간을 하나의 화면으로 완성한다. 이 같은 이문주의 작업 방식은 재개발의 현장이 새로운 도시의 기념비로 대체되지만 다시 언젠간 쇠락하게 될 도시의 순환 논리를 부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