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소개
김보라 작가는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희귀 망막 변화로 인해 중심 시야로만 세상을 본다. 저시력자에 이제 막 들어선 작가는 여전히 시각 중심적인 미술이 어떻게 감각을 재구성하며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작업해 왔다. 첫 개인전의 주제인 ‘터치투어’는 전시와 공연에서 시각장애인의 예술 감상을 촉각적으로 보조해 주는 수단을 일컫는다. 작가는 기억하기, 소리 듣기, 함께 걷기, 빚어가기, 속삭이기, 생각 나누기 등의 방식으로 사전 워크숍과 퍼포먼스, 설치 작업을 선보이며, 터치투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그리고 장애유무를 떠나 우리에게 있어서 터치란 어떤 의미이며, 그 손짓은 어디에 닿을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을 초대한다.
전시는 시각에 의존하여 세상을 보는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예술과의 관계를 맺어 온 작가의 변화 과정을 담고 있다. 8년전, 눈을 감고 ‘기억’에 의존하여 ‘손’으로 점토를 만지며 어린 시절 동네를 지도화한 <기억의 지도>(2017)와 이를 ‘마음’으로 재해석하여 지도화한 신작 <마음의 지도>(2025) 그리고 두 차례의 사전 워크숍 <섬마을>과 <보송보송>(2025)을 기반으로 한 설치 작업 등에는 예술을 시작하기 전 그리고 시각에 대한 두려움을 갖기 전의 마음으로 돌아가 보는 작가의 여행이 녹아있다. 작가는 이러한 변화 과정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장르를 넘나들며 함께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다솜 작가, 송하정 작곡가, 정재우 안무가, 이수연 건축가, 김예람 디자이너 그리고 김아영 학예사와 협업하며 각자의 시선으로 접근성을 넓혔다.
또한 전시 기간 중 퍼포먼스 <전철역부터 전시장까지 함께 걷기>를 진행한다. 작가는 한남역, 한강진역에서부터 전시장까지 참여자의 제안을 반영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걷는다. 시각장애인-저시력자를 포함한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이 참여 가능하다. *사전 예약 : https://forms.gle/upPuKSVaajtnL2eL7
■ 작가 소개
김보라 작가는 2016년 인천대학교에서 도시설계전공 학사를 취득한 후 파리-세르쥐 국공립예술학교에서 순수예술전공 학사와 석사를 2023년에 마쳤다. 그간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다양한 단체전과 퍼포먼스 페스티벌에 작가 및 퍼포머로서 참여하였으며 ‘Theatre du Cristal’ 지체장애인 전문배우극단에서 무대미술 작가로 일하며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2023년에는 벨기에의 ‘Newpolyphonies’ 소리와 빛 중심의 공연단에서 시각작가 및 퍼포머로서 여러 공연을 함께 하였다. 2024년부터 작가는 한국에 정착하여 워크숍 중심의 포용적 예술 전시-공연을 만들기 위하여 오다솜 작가와 단체 ‘둥지’를 설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