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의 SeMA 비평연구 프로젝트는 서울시립미술관과 하나금융그룹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SeMA-하나 평론상 수상자들의 후속 연구를 2년에 걸쳐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24~2025년에는 2023 SeMA-하나 평론상 수상자 장한길의 연구로 <2024-2025 SeMA 비평연구 프로젝트: 침, 숨, 몸: 매체와 매질에 대하여>를 선보입니다. 그 첫 연구 활동인 컨퍼런스 ‘매체, 테크놀로지, 그리고 “증언 이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24-2025 SeMA 비평연구 프로젝트를 여는 첫 장인 ‘매체, 테크놀로지, 그리고 “증언 이후”’는 공적 기억에 관한 창작 작업에서 기술 매체가 활용되고 있는 양상과 가능성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기획된 좌담회입니다. 이번 기획은 공적 기억과 기술매체가 접목된 사례 중 하나, 대중매체에서 '영원한 증언'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군'위안부' 생존자의 인터랙티브 증언을 좌담회 패널 모두와 직접 체험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위안부' 인터랙티브 증언은 고해상도의 영상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증언의 문제에 접목한 프로젝트입니다. 동아시아에서 전쟁과 식민지배에 관한 공적 기억 경합의 장에서 '위안부'문제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습니다. 많은 생존자들이 세상을 뜨거나 고령으로 접어들며 직접 증언 청취의 불가능성이 임박한 오늘날, 증언의 보존, 매개, 확산에 관한 논의는 피할 수 없는 것이 되었는데, 아직까지 국가폭력이나 식민지폭력에 관한 증언 아카이브가 잘 갖춰지지 않은 한국 내에서 '위안부' 생존자 인터랙티브 증언은 증언의 '매개적 전환' 논의를 촉발시킬 수 있는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동시에, 이러한 공적 기억의 매개에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테크놀로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논의하고, 이것이 예술 창작에 있어 갖는 함의를 예리하게 파악하는 일 또한 중요한 과제입니다. '위안부' 생존자 인터랙티브 증언은 '대중친화적'이라는 명목하에 실감형, 몰입형 미디어라고 불리우는 기술이 사회 곳곳에서 적극적으로 장려되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반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좌담회에서는 기술매체와 예술의 접목을 통해 공적 기억의 문제를 다룰 때, '고해상도'의 화면과 '매끄러운' 인터페이스가 매체와 기술이 추구해야 할 당연한 목표라고 여겨지는 경향에 의문을 제기하고, '위안부' 생존자 인터랙티브 증언과 유사 사례를 넘어, 공적 기억과 기술매체가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한 다양한 예술작품에 대해서 논의하며, 이를 통해 어떠한 실험적이고 성찰적인 대안이 가능한가 모색해 보려고 합니다.
국내 예술계에서는 AI, VR, 메타버스, 게이미피케이션 등 기술매체 관련 주제어와 이를 중심으로 한 전시 및 행사가 급증해 왔지만, 과연 그 안에서 비평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는 의문입니다. 신기술의 기믹과 이를 부풀리는 수사가 넘치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준을 제대로 세우려는 노력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매체, 테크놀로지, 그리고 “증언 이후”’는 기술매체, 예술, 그리고 공적 기억이 교차하는 지점에 대해 연구자, 비평가, 창작자가 서로의 혜안을 나누고 더 많은 논의와 비평을 촉발시킬 수 있는 하나의 시작점을 만들고자 합니다.
SeMA 비평연구 프로젝트 컨퍼런스 ‘매체, 테크놀로지, 그리고 “증언 이후”’
일시: 2024. 10. 22. 오후 3시 30분 - 6시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지하1층 세마홀
패널: 장한길, 룹앤테일(김영주, 조호연), 배주연, 이나라
* 사전예약제로 운영 중이나 잔여석이 발생하는 경우 당일 현장접수를 통해 선착순으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패널 소개
장한길
서울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운드 작가이자, 번역가이자, 평론가이다. 공적 기억의 형성에서 기술매체가 수행하는 역할을 실험적으로 다룬 작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으며, 그에 관해 여러 지면에 글을 게재했다.
룹앤테일(김영주, 조호연)
룹앤테일은 김영주와 조호연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듀오 겸 게임 디자이너이다.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를 활용하면서 게임 메커닉에 기반하여 작업하며, 도심 속 생태, 비인간 생명종과의 관계 등의 주제를 다뤄왔다.
배주연
영상이론연구자. 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동아시아 영화와 영상매체를 중심으로 기억의 재현과 근대성, 탈식민주의, 젠더, 문화번역, 디아스포라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나라
이미지문화 연구자. 경희대 프랑스어학과 교수. 영화, 무빙이미지, 재난 이미지, 인류학적 이미지에 대한 동시대 미학 이론을 연구하고, 동시대 이미지 작업에 대한 비평적 글쓰기를 시도한다.
담당: 권정현 학예연구사, 손예주 코디네이터
문의: yejou98@citizen.seoul.kr / 02-2124-8959, 8947 (응대시간 평일 9:00-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