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매체와 산업의 발달로 이전의 시대보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 이상의 무엇을 꿈꾼다. 오히려 문명적 혜택이 훨씬 적었던 과거의 세대보다도 더 많은 이상향과 갈망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너무 복잡하고, 너무 많고, 너무 빠르기만 한 현대 사회에서, 종교이든 취미이든 간에 보다 초월적이고 무언가 기댈 수 있는 대상을 찾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고요의 숲-Meditative Forest>展은 산업화, 기계화된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는 이상향 중, 생명성 및 자연과의 교감에 대한 갈망을 미술작품 속에서 찾아보고자 한 전시이다.
인간을 포함한 만물의 근원인 자연은 예로부터 치유의 힘이 있다고 전해져 왔다. 자연물의 내뿜는 화학적 요소의 작용과도 같은 1차적인 이유 뿐 아니라, 자연이라는 대상의 광활함과 생명력, 순환성은 우리 일상의 피로와 고민을 아주 사소한 것으로 느끼게 한다. 단순화, 비움, 모든 것을 자연스러운 섭리로서 받아들이도록 하는 자연의
무한한 수용성이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끝없이 자연을 동경하고 찾으며, 작가 내면세계의 반영이라 할 수 있는 미술이나 음악 속에서도 자연적인 요소를 끊임없이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 하겠다.
본 전시는 미술 작품 속에 나타난 대자연의 초월적인 숭고미와 경외감을 표현하거나 또는 자연물에 대한 작가만의 독특한 표현을 통해 ‘
고요함’으로 대표될 수 있는 명상적이고 정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작품들로 전시를 구성하였다.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작가 11인의 작품 속에 나타난 자연의 모습과 생명성을 조망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숲’이라는 공간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심신의 치유와 정화의 느낌처럼 한창 뜨거운 계절에 미술을 통하여 자연이 주는 느림의 미학과 휴식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본 전시의 목적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 생명의 의미, 그리고 미술의 치유적 성격을 재고하며 복잡한 일상을 잠시 벗어나 평안함과 안식을 찾고, 마음의 평화와 고요의 상태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가명단 :
김덕기,
김보희,
김성희,
김윤수,
민병헌,
석철주,
송명진, 이명진,
이용석,
이재삼,
최인수(총 1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