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1층 제3전시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기타
2026.11.05~2027.02.28
무료
2026년 11월 6일(금) - 2027년 2월 28일(일) 매일 오후 2시 (*11/6(금)-11/8(일)은 오후 3시에 운영됩니다.)
뉴미디어
기획
노오경, 세렌 후이
하수경 02-2124-5817
안내데스크 02-2124-5800
우리는 세대를 거쳐 전해진 기억과 기록을 통해 직접 만나지 못한 사람들의 삶을 짐작한다. 누군가의 목소리와 오래된 사물, 익숙한 풍경에는 지나간 경험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러나 어떤 이야기는 오랜 침묵 속에 머물고, 어떤 기억은 일부를 잃어버린다. 그렇다면 아직 표현되지 못한 경험과 기록의 바깥에 남은 존재들은 어떻게 현재의 삶과 이어질 수 있을까.
서서울미술관 뉴미디어 신진작가전 《탈피하지 못하는 뱀은》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세대를 거쳐 이어진 기억 속에 남겨진 침묵과 공백을 탐구하는 한국의 노오경과 홍콩의 세렌 후이를 소개한다. 이들의 작업에서 매체는 지나온 경험을 담아내는 형식인 동시에, 기존의 언어와 이미지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존재와 맺는 관계를 새롭게 감각하는 영역으로 확장된다. 전시 제목은 뱀이 자신의 껍질을 벗는 행위에서 출발한다. 뱀의 껍질은 몸을 보호하고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표면이지만, 몸이 자라면 더는 머무를 수 없는 경계가 된다. 우리가 간직해 온 기억과 익숙한 언어, 세계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식에도 이와 같은 양면성이 존재한다. 전시는 무엇인가를 보존하면서도 다른 가능성을 제한하는 경계에 주목하며, 그 안에 온전히 담기지 못한 존재와 경험을 어떻게 감각하고 표현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펜팔 교류’를 통해 기억과 역사, 언어와 표현에 관한 질문을 나누며 각자의 작업을 발전시켰다. 서로 다른 경험과 생각을 마주하는 과정은 익숙하게 다루어 온 주제를 다시 바라보고 새로운 표현을 모색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전시장에서는 이러한 교류를 바탕으로 제작된 신작과 함께 두 작가가 나눈 사유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 노오경은 제주4·3을 둘러싼 가족의 기억과 오랫동안 이어진 침묵에서 출발해, 직접 만나지 못한 존재와 다시 관계 맺을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의 바다와 돌, 몸의 움직임, 익명의 목소리 등을 영상과 사운드, 세라믹 및 돌담 설치로 풀어낸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사라진 존재의 흔적이 오늘날의 풍경과 물질, 몸의 감각 속에 남아 있을 가능성을 상상하며, 그들에게 다가가고 다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모색한다.
■ 세렌 후이는 중국 남부와 베트남, 홍콩을 가로지르는 가족의 이주 경험을 바탕으로, 식민주의와 냉전의 역사 속에서 개인의 이야기가 기록되고 전달되는 방식을 탐구한다.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이들의 사연을 대신 편지로 옮기던 조부의 이야기와 이주민들의 서신, 국경을 넘어 전해지던 방송과 목소리 등이 작업의 바탕을 이룬다. 작가는 이야기가 매체를 거쳐 전달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번역과 검열, 변형과 누락에 주목하며, 남아있는 기록 속에 미처 드러나지 못한 경험과 의미를 소리와 이미지, 일상적인 사물을 통해 탐색한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은 서울시 최초의 공공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으로, 예술과 삶을 잇는 사회적 발전소를 상상하는 미술관입니다. 서서울미술관은 과거 도심 공업 지대의 기억과 정보기술(IT), 패션 등 미래 산업이 공존하는 서울 서남권의 지역적 특성에 맞춰 뉴미디어, 융복합 예술, 청소년 미술 교육에 특화한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지역 연구를 중심으로 다학제적인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미래 가치와 새로운 경험을 생산하는 R&D 허브로서 미디어 연구에 기반한 새로운 예술 표현을 탐구하는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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