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1층 제3전시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B1 제2전시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B1 제1전시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기타
2026.05.14~2026.07.26
무료
뉴미디어, 설치, 사진, 워크숍
기획,특별
안은미, 안성석, 양아치, 우주+림희영, 조영주, 최수련 등 15팀
권혜인 02-2124-5812
비인지적 신체성은 어떻게 새로운 미학적 조건으로 전환되는가?
《서서울의 투명한 |청소년| 기계》는 비인지적 신체성을 중심축으로, 청소년, 기계, AI, 무빙 이미지, 비인간 존재, 그리고 지구적 물질이 얽힌 새로운 존재론적 지도를 상상한다.
비인지적 신체성이란 의식적 판단 이전에 작동하는 분산적 인지의 토대이다. 이는 뇌에 국한되지 않으며, 박테리아의 환경 반응에서부터 신체의 감각, 인간의 비의식적 처리, 그리고 인공지능의 연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작동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물질세계는 비인지적 신체성을 공유하며, 인간과 비인간은 동등한 행위자로서 하나의 망(network)을 구성한다. 이 망 안에서 인간의 살과 기계의 코드, 물질적 흐름은 서로 뒤섞이며, 개별적 자아를 넘어선 이질적이고 복합적인 신체성을 생성한다.
청소년은 이러한 복합적 네트워크가 가장 역동적으로 충돌하고 연결되는 경계적 신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신체는 비인지적 층위에서 동시대의 알고리즘이나 AI와 끊임없이 상호 피드백하며, 가소적인 상태 속에서 인간과 기계가 뒤섞인 하이브리드적 정체성을 형성한다. 이와 동시에 청소년의 신체는 국가, 자본, 플랫폼, 인공지능과 같은 사회적 구조에 의해 쉽게 자원화되거나 소외될 위험에 놓여 있다.
서서울미술관은 이러한 청소년을 인간과 비인간, 현재와 미래를 매개하는 경계적 존재이자 기술 지배 사회에서 주체성을 다시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의 존재로 바라보고자 한다. 청소년을 통해 사유하는 것은 특정 세대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기계, AI, 지구, 신체로 얽혀 있음을 감각하는 ‘존재론적 정치’의 출발점이 된다.
전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두 가지 응답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응답은 미술관 소장품을 통해 제시된다(전시실 1). 여기에는 인간 중심적 사고를 벗어나 기계, 알고리즘, 비인간 존재가 얽혀 작동하는 포스트휴먼적 생태계를 탐구하는 작품들, 신체를 물리적 실체가 아니라 사회적 데이터가 새겨지고 번역되는 매체로 다루는 작업들, 그리고 신체적 행위가 기계적 존재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음매를 가시화하는 작업들이 포함된다.
두 번째 응답은 전시실 2와 3에 마련된 유스 스튜디오(Youth Studio)에서 전개된다. 유스 스튜디오는 청소년을 행위자이자 인터페이스로 호명하는 미술관의 실천이자, 새로운 전시 형식에 대한 실험이다. 다섯 팀의 소장 작가들은 전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워크숍 형식의 작품’을 제안하며, 참여 과정 자체를 하나의 조형적 장으로 확장한다.
이 워크숍에서 청소년들은 플랫폼, 온라인 노동, 기술적 불안, 신체적 수행, 놀이와 창작을 매개로 스스로를 구성하는 과정을 실험한다. 이들은 잠재적 행위자로서 완전한 동기화를 요구하는 시스템에 어긋남과 지연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신체를 다시 조립하고 인식할 권한을 행사한다.
이들은 이미 현재의 세계를 감각하고 해석하며, 그 작동 방식을 교란하는 동시대의 미디어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창조물처럼 이어 붙여진 흔적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탈락하고 비껴가는 것들 속에서 새로운 정동과 신체적 공명을 발견하는 것. 이것은 청소년 포스트휴먼이 자신의 미학적 삶을 시작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오프닝 퍼포먼스 〈핑크핑크 땐쓰〉 (전달-매개자: 손지원)
▷ 일시: 2026년 5월 14일 전시실3 오후 2~4시
〈핑크핑크 땐쓰〉는 안은미의 2012년 안무작 〈사심 없는 땐쓰〉에서 출발해, 이번 전시의 설치 작업 〈핑크박스〉 안으로 다시 들어오는 오프닝 퍼포먼스이다. 〈사심 없는 땐쓰〉가 청소년의 몸에 깃든 솔직한 리듬과 아직 정리되지 않은 에너지, 제도화되기 이전의 움직임을 무대 위로 불러냈다면, 〈핑크핑크 땐쓰〉는 그 감각을 전시장 안에서 다시 작동시키는 시도이다.
퍼포먼스는 한 명의 전달-매개자(Couduit-Mediator)가 약 2시간 동안 공간을 오가며 자신의 땐쓰를 지속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전달-매개자는 정해진 안무를 수행하는 무용수가 아니라, 공간과 관람자, 그리고 청소년의 움직임 사이를 연결하는 몸이다. 그는 춤추고, 멈추고, 쉬고, 다시 움직인다. 관람자가 다가오면 간단한 동작을 나누기도 하며, 그 순간 전시는 바라보는 대상에서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장으로 전환된다.
〈핑크박스〉가 거울, 영상, 빛을 통해 청소년의 신체가 분절되고 겹쳐지며 계속 변형되는 상태를 드러낸다면, 〈핑크핑크 땐쓰〉는 그 구조 안에 실제 살아 있는 몸을 삽입한다. 하나의 몸은 공간 속에서 흔들리고 반사되며 중첩되고, 관람자의 몸과 일시적인 관계를 맺는다. 이때 춤은 완성된 형식이 아니라, 한 몸에서 발생했다가 다른 몸으로 옮겨가는 감각이 된다.
청소년의 몸은 하나의 완결된 형태가 아니라, 이미지와 리듬, 시선과 관계 속에서 계속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핑크핑크 땐쓰〉는 그 과정을 따른다. 잘 추는 춤이 아니라, 지금 이 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따라가는 움직임. 보여주기 위한 춤이 아니라, 사심 없이 발생했다가 잠시 연결되는 춤.
이 퍼포먼스는 〈핑크박스〉가 열어놓은 감각의 구조 안에서, 하나의 몸이 관계를 만들고 흩어지는 과정을 드러내는 작은 시작이자, 지속되는 핑크빛 상태이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은 서남권 첫 공립미술관으로 뉴미디어 아트 특화미술관입니다. 새로운 매체와 언어를 실험하는 뉴미디어 관련 전시와 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미래 예술 인재를 양성하는 예술 교육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서남권 지역 중심 지속적인 지역 문화 연구를 기반으로 가시화되지 않은 다원적 쟁점과 실천 방안을 발굴․모색하여 담론을 생성하고, 다학제적이고 지역 네트워크를 확장해 가는 열린 미학적 전시 방법론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사진: ⓒ 김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