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2층 전시실
2023.08.30~2023.11.19
무료
- 도슨트 전시해설은 매주 화, 수, 금, 토, 일 오후 2시에 1층에서 시작되며 권진규 상설전과 함께 진행됩니다. *개막일인 8/30(수)에는 도슨트가 운영되지 않으며, 8/31(목)에는 도슨트가 운영됩니다. *추석 연휴 기간인 9/27(수) - 9/30(토)에는 도슨트 전시해설이 운영되지 않습니다. - 서울시립미술관 도슨팅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으시면 무료 전시 해설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영문 해설 지원) *구글플레이 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도슨팅" 앱 다운로드
조각, 설치 등
기획
고휘, 김준, 양승원, 조이솝, 현남
31점
박지수 02-2124-8943
안내 데스크 02-598-6246,6247
인간이 창조한 정원은 자연에 대한 모방과 자연 속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되어 독립된 하나의 세계, 혹은 생태계로 조성됨으로써 새로운 풍경을 형성합니다. 정원은 ‘담장이나 울타리로 둘러싸인 폐쇄된 공간’이라는 어원에서 출발합니다. 주로 자연 재료와 인공물을 세심하게 배치하고 조합하여 완성되는 정원은 자연과 문화의 정교한 결합체로 인간의 오랜 미적 욕망과 자연을 즐겨온 태도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자연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예술가들의 반응이자 상징적 의미로서 ‘정원’을 탐구하는 전시입니다. 전시된 작품들은 실재와 허구, 모방과 복제의 문제를 다루거나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생태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참조하고 재현하는 방법론적 실험을 시도합니다. 자연을 모티프로 하여 개인의 정체성에서 비롯된 심리 상태를 은유적으로 드러내거나 관람객과 상호 작용하는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기도 합니다. 이는 세계를 향한 작가들의 예민한 시각과 감각, 그리고 해석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양승원은 고산수 정원이 자연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방식에 착안하여 그가 지속적으로 천착해온 현실과 비현실, 진짜와 가짜에 대한 사유를 드러냅니다. 철저히 인위적으로 연출되거나 조작되어 탄생한 사진과 인조 환경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정원은 우리 주변의 현상들을 반영합니다. 조이솝은 꽃과 식물을 닮은 조각을 통해 심리적 풍경을 그려냅니다. 반짝이면서도 검고, 상처와 찬란함이 공존하는 그의 작품은 아름다움, 고통과 같은 삶의 양면적 속성을 드러내며 작가의 내면을 반영합니다. 현남의 작품은 광대한 자연 풍경을 축소하여 꾸미는 ‘축경(縮景)’이라는 개념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합니다. 그는 산업 전반에서 널리 사용되는 재료가 가진 고유의 물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조각을 만들며, 이를 통해 대상을 재현하지 않는 방식으로 오늘날의 풍경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김준은 국내외 특정 지역을 연구하면서 시공간의 소리를 아카이빙하고 그 지역의 자연환경에서 발견되는 암석, 식물 등을 채집하여 재구성한 작업을 선보입니다. 작가는 자연의 일부를 다양한 방식으로 복제하여 배열·배치하는 방식을 취하며, 관객은 직접 스피커를 흔들어 공감각적으로 작품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주로 자연 현상에서 영감을 받아 소리와 연결된 관계들을 탐구하는 고휘는 관람자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소리로 이루어진 생태계를 구축합니다. 예측 가능성과 불가능성 사이를 오가도록 설계된 그의 작업은 우리를 둘러싼 변화된 디지털 환경을 반영하며 미래 생태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전시명 ‘공중정원’은 고대 바빌론에 존재했다고 전해지는 거대한 계단식의 옥상 정원입니다. 그것이 실제로 존재했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곳에서 당시의 건축 기술로 높은 지대에 물을 끌어올려 조성한 수목 가득한 정원은 인간이 이루어 낸 가장 기적적인 건축물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공중정원은 메마른 땅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푸른 산과 같은 풍경을 조성하고자 했던 대표적인 인간 욕망의 산물이자 실천이었습니다. 오늘날 자연에 대한 욕망의 형태는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세계를 짓고자 하는 태도는 예술의 오랜 원동력으로 존재해 왔습니다.
한편 현대 사회에서 정원은 공공 정원 혹은 공원의 개념으로 이어져 열린 공간이자 시민들이 공유하고 함께 즐기는 공유지로서의 의미를 지닙니다. 정원은 우리 삶의 질을 고양하는 물리적, 정신적 공간으로서 근대화의 과정에서 사적 정원이 공원으로 탈바꿈되거나 공동체를 위한 공원이 조성되었습니다. 1900년대 초 외교 목적의 벨기에영사관으로 지어졌던 남서울미술관 건축은 2004년부터 미술관으로 사용되며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건축과 미술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우리 삶 속에 스며든 이 공간에서 《공중정원》은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을 경유하며 관람객에게 다가섭니다. 전시 참여 작가 5인이 조성한 각각의 독립적인 생태계가 여러 경로로 관람객과 공유되고 의미의 확장을 이루기를 바라며 이 전시가 일상을 새롭게 환기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합니다.
남서울미술관은 역사의 정취가 가득한, 오래 머물고 싶은 미술관입니다. 미술관이 둥지를 튼 이곳은 대한제국(1897~1910) 시절 벨기에 영사관으로 사용된 건물(사적 제254호)로, 1905년 회현동에 준공되어 1983년 지금의 남현동으로 옮겨졌습니다. 길게 뻗은 복도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자유롭게 배열된 두 개 층의 방들에서는 다양한 층위의 관람객에 특화된 공공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전경사진: ⓒ Kim YongK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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