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텔레피크닉 프로젝트 《당신의 휴일》
티무르 시친, 〈뉴 프로토콜 VR〉
2021년 11월 14일까지 온라인,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전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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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명
〈뉴 프로토콜 VR〉은 사막의 밤을 배경으로 디지털 렌더링된 VR 작품입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광활한 가상 풍경 속을 부유하는 동안 들려오는 목소리는 동시대의 인류에게 필요한 새로운 원리, 즉 프로토콜인 ‘뉴 피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뉴 피스’는 티무르 시친이 만든 가상의 신념 체계로, 새로운 형태의 정신성을 이야기하는 세속적인 신앙을 표방합니다. 작가가 종교의 형식을 빌려오는 이유는 그에게 있어 종교가 오랜 기간 인간 사회의 질서와 사상을 정립해온 믿음의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히피 문화와 반전 운동의 상징인 ‘피스’를 떠올리게 하는 작명, 도교의 태극 문양을 활용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티무르 시친의 프로젝트 안에서 기존의 의미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고, 새로운 철학을 반영하는 은유적 기호가 됩니다.

작품은 고요한 풍경 위에 ‘뉴 피스’라는 새로운 언어를 층층이 쌓아 올리고 있습니다.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인류에게 ‘뉴 피스’는 신석기 농경문화 이래로 이어져 온 물질과 정신, 자연과 인간, 또는 자연과 문화를 분리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대체할 새로운 믿음 체계입니다. ‘뉴 피스’의 세계관은 물질의 본성을 재정의하고, 변화에 기반을 둔 내재적 차원을 정립함으로써 다양성과 차이를 삶의 가치로 긍정하고 끌어안는 세계관입니다. 작가가 제시하는 이야기는 인류세를 재사유하며 시작되고,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의 관계뿐만 아니라, 행성적 차원에서, 보다 확장된 타자에 대한 사유를 통해 인간적인 것의 본질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새로운 믿음 체계를 통해 우리가 성취할 수 있는 것은 다양성을 수용하는 포스트휴먼 윤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서로 상반되는 것들이 분리되지 않고 겹쳐있어서 서로를 구성한다는 것, 나아가 인과관계를 갖는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명상적인 이미지-서사의 확장현실인 <뉴 피스>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뉴 피스’를 통해 주장하는 물질에 관한 재개념화는 곧 환대의 공간으로 향하는 존재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