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야”로 시작하는 이 작품에서 앤리는 반투명한 모습으로 어둠 속 반짝이는 지표면을 걸어가고 있다. 지구와 달이 겹쳐지는 풍경이다. 그리고 SF 소설의 고전인 쥘 베른(Jules Verne)의 1864년작 『지구 속 여행』의 일부를 낭독하는 등 독백을 이어간다. 목소리는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달 탐사 당시 닐 암스트롱 목소리와 합성되어 있고 앤리의 대사는 실제 사건과 허구가 뒤섞여 있다. 앤리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목소리의 음 높낮이에 따라 상승과 하강의 곡선이 그래프처럼 펼쳐지고 이는 가공의 산과 능선의 지형을 만들어 낸다. “우주를 정복하겠다는 우리의 꿈은 허상이었다. 우리는 미지의 세계에 들어가기를 원하며, 이제 최고의 불가사의가 바로 여기에 있다.”
* 피에르 위그, 〈백만 왕국〉, 2001,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6분 45초.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반아베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