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A-하나 미디어 아트상은 비엔날레가 개최되는 해에 비엔날레 초대작가 출품작을 대상으로 합니다. 국내외 미술 전문가로 구성된 5인(팀) 심사위원단의 심층 토론을 거쳐 수상자를 선발하여 상금 3천만 원을 수여합니다.
히와 케이는 2002년 이라크 북부의 쿠르디스탄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이주하여 독일에 정착하기 전에 플라멩코의 거장 파코 페냐에게 음악을 사사했다. 그의 작품은 트렌토에서 열린 마니페스타 7, 런던 서펜타인갤러리,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카셀과 아테네에서 열린 도큐멘타 14, 뉴욕 뉴뮤지엄, 겐트 SMAK, 뉴욕 현대미술관, 두바이 자밀아트센터, 토론토 더파워플랜트, 베를린 HKW, 이라크 루야재단 등 여러 기관에서 전시된 바 있다.
아노차 수위차콘퐁의 작업은 주로 태국의 사회정치사에서 영감을 받아왔다. 그의 졸업작품인 단편 〈그레이스랜드〉(2006)는 태국 단편 영화로는 최초로 칸영화제 공식 부문에 초청되었으며, 첫 장편영화 〈우주의 역사〉(2009)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타이거 어워드를 수상했다. 그 밖에 수위차콘퐁은 방콕에서 영화제작사 ‘전기뱀장어필름’을 설립하며 활동의 폭을 넓혀왔다.
어니스트 A. 브라이언트 3세는 학제 간 예술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평론가로, 그는 미네아폴리스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 학사를 취득한 뒤, 예일대학교에서 비평이론, 뉴미디어, 판화에 중점을 둔 순수미술 석사를,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자연, 보존, 홈리스 문제와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탐구하는 주제로 예술비평 및 비평 글쓰기 석사를 취득했다. 또 토론 및 워크숍을 전개하는 온라인 연재물 『크리티시즘 + 밸류』를 창립하여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상일자 : 2025년 8월 28일
히와 케이, <당신은 무엇도 느끼지 못할 겁니다>, 2025, 단채널 비디오, 22분.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커미션. 작가 제공
<당신은 무엇도 느끼지 못할 겁니다>는 어느 날 작가가 허리 아래쪽에서 “날카롭고, 깊고, 오래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수술 대신 지역의 전통 치료사를 찾아간 일화를 다룬다. 작가는 “전쟁에서의 침공처럼 쿠르디스탄에 유입된” 서구 의학의 기업적 이익 논리로 인해 선주민 지식과 전통 의료가 소외되는 현실을 드러내며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환기한다.
아노차 수위차콘퐁, <서사>, 2025, 단채널 비디오, 49분.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커미션. 작가 제공
<서사>는 2010년 방콕에서 군부가 민주화운동 시위대와 민간인들을 학살했던 사건을 다루는 가상 재판에 관한 영화의 리허설을 담고 있다. 사건 15주기를 맞아 촬영된 이 작품은 태국 정부가 역사적 진실 규명을 위한 시민 참여 재판에 대한 요구를 계속 거부하는 가운데 장편 영화의 제작 장면과 목격자의 증언을 교차 편집해서 보여준다.
어니스트 A. 브라이언트 3세, <자가 치료>, 2025, 나무, CRT 모니터, CCTV 카메라, ‘아프리카-오세아니아’ 박물관 색상에 일치하는 페인트 및 여러 자연물. 10×46×13cm. 작가 제공
<자가 치료>는 20세기 초 중앙아프리카 콩고의 은키시 조각 양식에 바탕에 둔 인터랙티브 조각 작품으로, 전시에 함께 소개되는 <TV 부처>(백남준작, 1989)과 흥미로운 조우를 이룬다.
어니스트 A. 브라이언트 3세, <비행 재킷(치킨 파티 비행 재킷 포틀래치 I, II, III)〉, 2006-2008. 닭 뼈, 끈, 공공 이벤트. 70×50×10cm. 작가 제공
〈비행 재킷〉은 장기 여행을 앞둔 작가가 지역 공동체로부터 축복을 받고자 하는 바람으로 지역 사회에게 대접하는 ‘치킨 파티’를 개최하고 남은 닭 뼈를 수거해 세척하고, 꿰매어 제작한 조각과 파티 기록 영상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북미 선주민 전통 의식인 포틀래치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지역의 공동체 단위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진솔한 의식적 행위를 기록한다.
심사위원은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인 영성주의의 사회·정치적 차원, 그리고 그것이 자본주의 및 첨단기술과 맺는 관계에 대해 논의하여, 이러한 복합적 인 문제들이 작품 안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중요한 심사 기준으로 삼았다. 히와 케이의 신작은 초인적이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 아니라, 연약한 신체를 가진 평범한 개인으로서 예술가의 모습을 제시하고, 사람들이 간절히 찾는 치유의 힘이 결국 사회를 위협하는 정치적인 압력으로 오인되는 아이러니가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아노차 수위차콘퐁의 작품은 영화라는 무빙 이미지의 힘을 빌려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태국 정부의 학살 사건과 관련된 트라우마나 무의식과 연결된 감각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이를 통해 영화라는 매체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어니스트 A. 브라이언트 3세의 작품은 현대적인 조각의 몸에 모니터를 설치해 모니터의 화면이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 마주침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며 자본주의적 가치 체계 밖에서 또 다른 베풂과 나눔의 경제를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일종의 유기체처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