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독일 국립 자르 조형예술대학 졸업 (디플롬, 마이스터슐러 - 볼프강 네슬러 교수)
개인전
2013 der Kosmos, 갤러리 이즈, 서울
2012 Woher, wohin, 한전아트센터1관, 서울
2009 die Kunst, GS 더스트릿 갤러리, 서울
2009 Woher, 행궁동 레지던시 전시실, 수원
2008 Bewegung 움직임, 대안공간마루
2008 hin und her 들어가고 나가고, 대안공간 눈
2007 Woher,wohin, 푈클링엔, 독일
프로젝트 기획
2013 제6차 세계문화유산 프로젝트 made in korea 총괄기획, 수원문화재단
2012 제5차 세계문화유산 프로젝트 조선왕릉 총괄기획, 경기문화재단
단체전
2013 세계문화유산 프로젝트 아카이브전, 북서울 드림 아트센터, 서울
2013 제6차 세계문화유산 프로젝트 made in korea, 수원화성 박물관, 수원
2012 제5차 세계문화유산 프로젝트 조선왕릉, 수원
2011 MISIO THE BEGINING, 한전아트센터, 서울
2011 떠도는 집들 집으로, 학운공원내 오픈하우스, 안양
2010 어제와 오늘, 부산
2010 경기도의 힘, 경기도미술관, 안산
2010 책상미술전, 베를린, 독일
2009 21국제미술협회 초대전
2009 Salmons of KiMi 키미아트 개관 5주년 기념전 초대전
2008 아트펙토리 숨 개관전
2007 100 장의 그림, 몬샤우 시립미술관, 독일
2004 세계문화유산 교류전, 영은 미술관, 경기도
KOSMOS, 무너진 꿈속에서 피어나는 과정의 신화
이근용 (미술비평, 전시기획자)
갤러리에 터널이 하나 놓여있다. 갤러리의 밖에서부터 시작되어 전시장 안 깊숙한 곳까지 다다른 듯 보인다. 터널 끝에 불빛이 나를 인도한다. 터널을 지나는 동안 양쪽 벽면에 가지런히 놓인 창문들에서는 서로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답답함이 느껴진다. 터널이란 것이 구조적으로 답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 터널에 들어설 때는 비교적 넉넉한 크기의 입구여서 답답함을 덜 느꼈지만, 터널을 지나면 지날수록 천장과 복도 폭이 점차 좁아져 터널 끝에 다다랐을 때는, 창밖 풍경을 감상하기는커녕 몸을 웅크려 터널을 빠져나가기 바쁘다.
하지만 터널 밖은 터널 안과 달리 시원한 광경이 펼쳐진다. 터널의 창문을 통해 봤던 하늘 영상과 알 수 없는 문자와 기호로 조합된 영상이 다른 한쪽에 비춰지고 있다. 좁고 어두운 문자/기호 영상이 있는 공간보다는 비교적 넓게 트인 하늘 영상 쪽으로 몸을 움직인다. 그리고 내가 지나온 터널을 바라본다. 그리고 깨닫는다. 그것은 터널이 아니라 하나의 건축물이 쓰러져 있는 모습이라는 것을.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작업의 소재가 된 것은 중국 시안에 있는 탑이다. 탑의 내부는 어둡고 작은 빛들이 스며들고 있었다. 한층, 한층 오를 때마다 좁아지고 결국엔 몸을 돌리기조차 힘들어진다. 그러나 이 좁은 문을 지나면 우리는 하늘 안에 놓여진다. 그곳에서 나는 하늘과 땅의 중간이 아닌 하늘 속에 들어있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썼다.
그렇다. 이 건축물은 바로 탑이었다. 작가는 중국 시안에 있는 34미터 높이의 석탑을 경험하고 그 기억을 재구성한 것이다. 이 작품은 2007년 독일 푈클링엔에서 “Woher, wohin”란 제목으로 소개된 적이 있는데, 그 때 이 작품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제철소의 수공방길에 비어 있는 한 작은 건물에 설치되었다. 따라서 당시 이 작품은 그 지역의 장소성이 강하게 투영되는 방식으로 표현되었고, 그렇게 읽혔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개인전은 갤러리라는 중립적 성격의 공간에 설치되어 무엇보다도 작가가 왜 이 작품을 구상했는지에 대해 좀 더 분명하게 읽을 수 있다.
나는 박준하의 이 작품, 이 공간에서 인간의 무너진 꿈을 본다. 끊임없이 욕망을 추구한 인간의 결말. 마치 하늘과 맞닿으려 했던 바벨탑 축조의 비극, 결국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지게 된 그 저주를. 하지만 나는 이 작품에서 신과 인간의 이분법적 대립의 결과였던 그것과는 별개로, 하룻밤 새 천불천탑을 세우면 천지개벽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도선국사가 염원했던 운주사 천불천탑의 설화 이미지가 더 떠오른다. 마지막 석불을 세우려다 결국 새벽닭이 우는 바람에 천지개벽을 꿈을 버려야 했던 그것. 원래 당당히 서 있어야 할 부처님이 ‘와불’이라는 이름으로 누울 수밖에 없었던 그 기억이 나의 가슴에 더 와 닿는다. 즉 욕망 추구의 결말이기보다는 좋은 세상을 꿈꿨던 한 작가의 염원이 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생각이다. 전시장 안팎을 연결하는 쓰러진 탑, 탑의 창문을 통해 보이는 새로운 풍경. 어쩌면 이것은 일어서지 못한 운주사의 와불이 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일지도 모르며, 그리고 그것은 이 세계를 살아가는 작가 박준하의 세상을 보는 시선일 수 있다.
나는 박준하의 시선에서 단순히 무너진 꿈이 아닌 새 희망을 본다. 쓰러진 탑과 욕망 추구의 비극 너머에 아련히 비치는 새 희망. 한국과 독일, 그리고 중국에서 채집한 하늘의 영상은 무너진 탑 속에서 참회하듯 비집고 나온 관객에게 작가가 중국의 그 석탑에서 느꼈던 탁 트인 하늘의 느낌을 부여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갤러리를 나오려면 어둡고 좁은 골목에서 해독불가능한 문자/기호를 만나야 한다. 그 곳을 지나 다시 만나게 된 현실. 과연 관객들은 박준하의 이 스펙트럼 속에서 무엇을 느낄까?
어찌 보면, 박준하의 작품은 쓰러진 탑(터널)으로 상징화된 통로와 빛과 어둠이라는 단순한 스토리텔링처럼 보이지만, 나는 여기에서 박준하만의 신화를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결말을 예측할 수 있는 신화가 아닌 여전히 진행 중인 신화, 즉 과정의 신화라는 점이다. 개인적 체험을 신화적 체험으로 승화시키는 데는 무한한 작가의 상상력이 요구된다. 그의 신화가 우리의 신화로 재탄생하는 순간, 그것은 쓰러진 탑, 무너진 꿈이 아닌 현실의 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어본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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