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은 미술평론가이자 번역가, 시인 등으로 활동했던 최민(1944-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가 수집한 작품과 아카이브를 기증받았습니다. 2019년 기증받은 25명 작가의 작품 161점으로 구성된 본 컬렉션을 통해 최민 교수의 미술평론가이자 컬렉터로서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서구의 리얼리즘과의 비교연구에서 현대 한국영상예술과 회화에서 발견되는 리얼리즘 연구에 몰두했던 최민 교수의 수집품은 가나아트 컬렉션과 함께 1980-2000년대 리얼리즘 계열 작품들에 대한 이해와 연구를 확장하는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의 한 축을 형성합니다. 작품과 함께 기증된 자료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최민(1944~2018) 미술평론가이자 시인, 교육자, 번역가로 잘 알려진 최민 교수는 본인의 미학적 관점에서 아끼던 작가들의 창작 작업을 지지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마음으로 직접 작품을 구입하여 모아왔습니다. 미술관에 기증하신 ‘최민 컬렉션’은 이처럼 최민 교수가 작가들의 창작활동 지원을 위해 구입한 작품들 뿐 아니라, 비평적 관심사를 공유하는 작가들과 오랜 인연을 이어오며 그들로부터 애정이 담긴 선물로서 받은 작품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했던 최민 교수는 1970년대 후반 당시 기존의 미술이 대중들로부터 소외되어 고립된 영역 안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술이 재화나 단순한 장식의 수준에서가 아니라 삶의 더 근원적인 차원에서 힘을 미칠 수 있으려면 소통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라고 보았던 것입니다. 그는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평론가, 미술작가들과 교유하며 미술과 삶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했고, 그들과 1979년 예술가들의 동인 '현실과 발언'의 시작에 함께하였습니다.
최민 교수는 1983년 파리1대학으로 유학을 떠나「영화가 회화에 미치는 영향: 1960-1970년대 신구상회화의 경우」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는 곧이어 19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초대 원장으로 내정되어 2001년까지 영상원장으로 재직했고, 비평적 글쓰기를 이어가며 문화·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예리하고 깊은 통찰력으로 그가 남긴 많은 글은 한 시대의 증언이자 기록으로서 높은 가치를 지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