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최덕휴>전은 신자연주의 화풍을 개척한 화가이자 독립운동가, 미술교육자로 퐁경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고작가
최덕휴의 서울시립미술관 작품 기증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회고전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07년 최덕휴 화백의 유족으로부터 생전 그가 남긴 주옥같은 유화 및 수채화 작품 78점을 기증받아, 그 중 29점과 최덕휴기념관 소장작품 13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품 3점 등으로 구성된 총 45점의 대표작을 전시한다.
고 최덕휴 화백(1922~1998)은 1922년 충남 홍성에서 출생하여 서울 휘문중학 2학년 때 미술교사 장발선생의 영향으로 화가의 꿈을 갖게 되고, 이후 1941년부터 1943까지 동경제국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다. 그의 일생에 있어 광복군 활동은 평생 화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으로 기록된다. 그는 동경제국미술학교 재학 당시, 학병으로 일본군 64사단에 배속되어 만주에 주둔하던 중 필사의 탈출에 성공하여 1945년 광복군으로 재입대해 항일전에 참전한 독립운동가로 활동하였다. 그 뿐 아니라, 1950년
한국전쟁 당시에는 육군에 재입대하여 전투에 참가하고 1956년 소령으로 제대하였다. 전장에서 예술의 투혼을 꽃피웠던 최덕휴 화백은 신자연주의 화풍을 개척한 서양화가이자 경희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미술교육자로 일생을 바쳤다.
최덕휴 화백의 주요 작품을 체계적으로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194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의 작품들로 구성하여, <무사시노 농장>, <워싱턴 시가지>, <오색의 적송>, <정릉과 미아리> 등 유화 38점과 수채화 7점을 선보인다.
비구상적 자연 표현으로 “신자연주의”화풍을 시도했던 1940~50년대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사실적이지만 부분적으로는 야수파를 연상케 하는 왜곡이 있으며, 색감 또한 사실적이라기보다는 각 부분에 어울리는 채색을 해서 하나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룩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활발한 국제 활동 등을 통해 세계를 화폭에 담기도 했던 1960~70년대 작품들에서 보이는 다양한 색채감각은 예술가로서 성숙해지는 내적인 변화를 여실히 나타낸다. 1970~80년대 최덕휴 화백은 서울 풍경을 집중적으로 그리며 서울이라는 도시에 남다른 애착심을 보였다. 그것도 대작 위주의 연작을 통해 그는 일종의 서울 변천 기록자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 대상을 생동적인 붓놀림과 풍부한 색채로 표현한 그의
서울풍경 작품들 중 도시의 빌딩 숲을 묘사한 연작들은 오늘날 국제적인 거대 도시로 발전한 서울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최덕휴>展은 이러한 그의 유족의 뜻 깊은 기증에 대한 보답의 마음으로 기획된 전시이며 또한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에 수준 높은 기증문화가 자리 잡히는데 유익한 기여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마련된 전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