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층 전시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3층 전시실
2024.04.04~2024.07.07
무료
매일 오후 3시 운영
설치, 사진, 영상, 조각 등
기획
구동희, 김도균, 김민애, 김예슬, 박기원, 배종헌, 서도호, 오디너리피플, 윤현학, 이희준, 칸디다 회퍼, 포스트 스탠다즈
강세윤 02-2124-8826
안내 데스크 02-2124-8868
서울시립미술관은 개관을 앞둔 신관을 포함한 서울 전역에 펼쳐진 분관들이 시대와 미술의 흐름에 맞물리고 조응하며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공 시나리오》는 이러한 현시점에서 미술관을 둘러싼 내외부적인 변화를 심도 있게 탐색하고 미술관 건축을 ‘시간’을 중심으로 사유하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최근 우리 미술관을 비롯한 1980년 이후 국가적 행사 및 정책과 맞물려 집중적으로 개관한 국공립미술관에서 건축적 노후화에 따른 다양한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더하여 도시의 지형을 바꾸는 재개발, 재건축 현장을 목격하면서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관이라는 특별하고도 상징적인 공공건축 속에 함의된 ‘건축의 생애 주기’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건축물을 짓고 사용하고 철거하는 과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법, 행정, 경제 분야의 영역에서는 일반적으로 구조물의 안전, 비용, 환경 등을 기준 삼아 생애 주기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건축을 사람의 인생처럼 다양한 관계와 경험 속에서 변화하는 유기체로 가정한다면 그 생명력은 ‘신축’과 같은 물리적 단계로만 판단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건축은 필연적으로 그 공간을 사용하는 주체인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며, 그 관계의 밀도에 따라 건축의 생애는 각기 다른 속도와 차원으로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시공 시나리오》는 건축가가 참여하지 않는 건축 전시인 동시에, 미술관에 내재된 시간과 공간에 대한 다차원적인 접근을 통해 미술관 경험의 가치를 일깨우며 미래를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건축은 원시적인 주거형태를 갖추고 삶을 영위해올 때부터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 요소로서 직접적으로 우리의 몸과 접촉하며 경험, 기억, 역사와 같은 서사의 층을 쌓아왔습니다. 서사는 공간과 시간이 결합된 인간 행위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로 건축은 시공간의 좌표 속에서 삶의 이야기를 관찰하기에 흥미로운 대상입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열려 있는 공공 미술관은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들고 그들과 함께 수많은 이야기를 쌓아온 매우 특수한 건축유형입니다. ‘공공 미술관’으로서 서울시립미술관은 건축물의 재탄생이라는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구현되는 공간에서 더욱 다양한 대중을 포용하고 관계 맺고 경험을 공유하면서 스스로의 생명력을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우선 선행과정은 사람, 예술, 제도 및 프로그램 등 미술관을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과 상호작용하여 이루어낸 서사의 층을 제대로 읽어내는 일입니다. 시간의 긴 진폭을 가지는 서사는 과거와 현재를 넘어 앞으로 다가오는 것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쌓아 올린 시간의 지층을 면밀히 뒤돌아보고 공동체를 위한 미래를 상상하면서 우리가 서있는 현재의 미술관을 새롭게 발견하고 창조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시공 시나리오》는 건축을 시간의 축으로 관찰하며 풍부한 시간의 층을 품고 있는 건축의 생명력을 살펴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미술관이 건축공간으로 지속하기 위한 관련 주체들과 관계의 밀도 있는 시간을 축적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생산하고자 합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모두가 만나고 경험하는 미술관입니다. 서울 근현대사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정동 한가운데 위치한 서소문본관은 르네상스식 옛 대법원 건물과 현대 건축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시, 교육, 스크리닝, 워크숍, 공연,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SeMA Cafe+, 예술 서점, 로비 공간, 그리고 야외 조각 공원이 모두에게 다양한 미술 체험에 이르는 길을 제공합니다.(전경사진: ⓒ Kim YongK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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