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A 벙커 B1 전시실
2022.09.20~2022.10.05
무료
도예, 설치, 영상, 회화
시민큐레이터
안데스, 배규무, 임영주, 이수진, 박정혜
서울시립미술관
송희진 02-2124-8945
점에서 선으로, 선이 모여 하나의 공간이라는 도형을 만들어 지듯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삼원소(천지인) 하에서 형성되어 아주 오래전부터 삼 요소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침 없이 균형감을 유지하며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발명품 중 하나인 기술이 그 어느 시대보다 독보적인 발전을 이룩하며 오히려 불완전성의 세계가 되어버렸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불완전성’이란 숫자 3에서 하나가 빠진 ‘2’로, 본인은 이를 이분화하려는 경향으로 연결시켜보았습니다. 0과 1로만 수렴해버리는 디지털 체제처럼 모든 것을 이해하는 태도가 점점 강해지면서, 0과 1 에 수렴(정의)할 수 없는 것들은 이해 범주에서 제외되곤 합니다.
0-9까지 숫자의 양태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대부분의 숫자들과 달리 숫자 ‘3’ 만큼은 막혀있지도 않고 위, 아래, 중간 모든 방향으로 뻗어나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숫자 ‘3’ 갖고 있는 확장성과 개방성이라는 구조적 특성에서 현 세태, 즉 어떠한 대상에 대해 다각도적인 접근 방식보단 ‘이것’/ ‘저것’ , ‘예’/ ‘아니오’ 등 모든 것을 두 가지로 내로 단순화해 판단해버리려는 경향을 삼원소를 통해 집어보고자 합니다. 이 과정 속에서 만연한 이원적 세계관의 틈새를 내어 확장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본 전시에 수반되는 모든 행위는 ‘Back to Square one’에 수렴합니다. 숫자 3의 선이 곡선의 형태를 띄며 위-중간-아래로의 자유자재 이동이 가능하듯, 위계적 구조 하에서 자행되는 세태라는 꼭대기에서 처음으로 다시 내려가 이를 재고해보려 합니다. 위계적 구조 하에서 파생된 많은 기준과 규칙 그리고 규범들은 ‘보편성’에 국한되어버렸고, 해당 기준 하에 해석/판단될 수 없는 것은 ‘보편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배제되거나 오명이 씌워져 버렸습니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감’의 행위에 해당되는 본 전시는 ‘보편성’이라는 범주에서 배제된 것들을 돌아보고, 그들 사이의 유기적 관계 맺기 시도를 통해 기존의 관념 혹은 정의와는 다른 의미들을 파생시켜보고자 합니다. 과연 그 의미들은 어떠한 형태로 우리 눈앞에 현현할 것이며, 얼마나 다양한 방식들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까요.
안데스, 배규무, 임영주, 이수진, 박정혜는 천, 지, 인의 요소를 내포함과 동시에 만물의 과거-현재-미래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5인의 작가는 일상세계에서 우리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구멍과 틈을 포착해 이를 ‘좁혀 나가기’가 아닌 오히려 ‘넓히기’를 추구합니다. 서로 다른 매체들이 전시 공간 안에서 서로 얽히고 합쳐져 또 다른 의미로 읽힘은 물론, 각 매체들의 고유의 감각 그리고 그것들이 공유하는 보편적 감각들을 뒤섞음으로서 또 다른 하나의 움직임이자 감각으로 형성 될 수 있길 바랍니다.
SeMA 벙커는 서울시의 오래된 미래 유산입니다. 1970년대 군사 정권 시절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벙커는 2005년 여의도 환승센터 건립을 위한 현지 조사 중 발견되었고, 이후 미술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상징하는 이 시설에서는 역사 갤러리 특별전과 더불어 공간의 미학적 특성과 장소성을 반영한 프로젝트를 선보입니다.(전경사진: ⓒ Kim YongKwan)
서울시립미술관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시민큐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미술과 전시에 관심과 열의가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시민큐레이터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수료생 중 10명의 시민큐레이터를 선발하여 전시 기획과 전시 공간을 지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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