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2019-21 피트 즈바르트 인스티튜트 순수예술 석사 (Piet Zwart Institute - Master of Fine Arts), 네덜란드
2015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회화전공 졸업
개인전
2019 《분열된 측정, 정신적 활동성》, SeMA 창고, 서울
단체전
2017 《Jaguar》, 빌라 아이리스(Villa Iris), 센트로 보틴 후원, 산탄데르, 스페인
《木茶: 봄, 여름 단편》, 통의동 보안여관, 서울
2014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졸업전시》, 경희대학교 미술관 (KUMA), 서울
《미숙아》, 유나이티드 갤러리, 서울
2013 《Second Wave》, 쿤스트-카스트 (Kunst-Kaarst), 뒤셀도르프, 독일
《Presentation》, 경희대학교 미술관 (KUMA), 서울
2010 《A pace of harmony》, TN갤러리 그룹전, 베이징, 중국
프로젝트 & 퍼포먼스
2018 〈보이지 않는 풍경(Invisible landscape)〉, 퍼포먼스, 스코틀랜드 조각 워크숍 (SSW), 럼즈던, 스코틀랜드, 영국
2015 〈기운 탐색, 정화〉, 24시간 퍼포먼스 & 레지던시
솔로 프로젝트, 800/40, 서울
기금
2019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
경주문화재단 창작 지원금
레지던시 & 워크숍
2018 Nightshift, 프론티어스 인 리트리트(Frontiers in Retreat), 스코틀랜드 조각 워크숍(SSW) 레지던시 프로그램, 스코틀랜드, 영국
2017 카스텐 휠러(Carsten Holler) 펠로우 아티스트 워크숍, 파운데이션 보틴(Fundacion Botin), 스페인
출판 & 아티스트 토크
2017 “The Multiple Landscape”, 아티스트 토크, 알부마르떼(AlbumArte), 큐레이션 ― Wonderlust #rome, 이탈리아
2017 『Jaguar』, 아티스트 게임 북, 카스텐 휠러 외 13 펠로우 아티스트, 파운데이션 보틴, 스페인
www.junghunkim.com
분열된 측정, 정신적 활동성
SeMA 창고
2019.7.5. - 2019.7.24.
임진호
out_sight, OS 큐레이터
김정헌은 세상에 스스로를 투사하고 통찰하는 우리 정신의 임계와 가능성을 탐색한다. 작가는 인간의 경험을 투사하여 자연을 매개하는 인간 중심적 시각의 외연에서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던 (비)가능성의 차원을 포착한다. 죽은 나무 기둥에 서식하는 붉은 거미 진드기의 생태를 관찰하던 작가는 진드기들의 행동에서 지극히 인간적인 패턴을 발견한다. 그리고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가장 높은 곳을 향해 기어오르는 저 무리의 추동을 권력의 정점을 향해 끝없이 기어오르는 인간의 욕망으로 의인화한다. 영상 〈0.01 × 100, 소실점의 끝〉에서는 까만 하늘에 솟은 솟대, 그 꼭대기에 걸려 있는 강한 빛, 엄숙하게 울리는 종소리 등의 영화적 장치들을 프레임에 끼워 넣음으로써, 진드기들의 시점에 근접해 가는 카메라의 시선 위로 우리 스스로의 서사를 극적으로 중첩한다
이 작은 세계를 포착하기 위해 바짝 끌어당긴 카메라의 프레임은 나무 기둥의 주름과 구멍들, 이끼의 질감과 공기의 점도까지 생경한 스케일로 확대해 보여 준다. 일상에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이 시각의 장을 들여다보면, 이 미시적 세계 또한 골짜기와 꼭대기, 음지와 양지, 생명의 주기와 시간의 흐름, 개체와 무리, 움직임 그리고 욕망으로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음을 발견한다. 흥미롭게도 김정헌은 꼭대기를 향한 이 작은 타자들의 시선에 지극히 인간적인 드라이브를 투사하는 동시에, 그들을 저들만의 소실점을 향하는 시선의 기준으로 상정함으로써, 주체인 동시에 객체고, 동일하지만 곧 타자인 새로운 경계적 존재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러고 보면 전시장에 걸린 십수 점의 그림 위에서도 기호이지만 의미로 엮이지 못하고, 소음이지만 의미를 잠재하는 모순적 가능성들이 실험되고 있는 듯하다. 형태들이 숨은 프레임은 인지를 위해 차이를 분할하는 구조 이전에 존재하는 정글과도 같다. 프레임 안에는 물결 불꽃 연기 신경망과 식물의 뿌리, 흘러내리는 점액질, 내장과 벌집의 주름 귓바퀴 털 얼굴 섬광 그리고 눈과 알이, 원, 삼각형, 대칭적 구조들, 반복적으로 말려들어 가는 곡선과 그 굴곡에 담겨 있는 음과 양, 피라미드와 구, 일출과 일몰의 다이어그램 같은 것들과 차이 없이 뒤섞여 있다. 유기체의 형상과 기하학적 요소들, 천체적 도상과 신체의 흔적들, 음영의 재현과 추상적인 패턴들은 구조적 서열이나 서사적 위계 없이 비선형적으로 평면 위에 펼쳐져 있다. 프레임 위의 모든 부분을 빈틈없이 기호들로 채운 그림의 표면에 아직은 어떤 형태도 떠오르지 않는다. 작가는 능숙하게 이름 있는 것들을 이름 없는 것들과 대칭으로 늘어놓거나, 살아 있는 것들을 정적인 것들의 사이에서 반복시키고, 격자로 갈라놓음으로써 어느 한 부분으로 중력이 쏠리거나 어느 한구석이 비-기호로서 가라앉지 못하게 하였다. 모든 것이 기호로서 평등하게 가능한 평면은, 아무런 패턴도 찾아지지 않는 완전한 소음의 장과 마찬가지로, 인지를 위한 차이를 드러내지 않는다(외부가 부재하는 전체는 내부가 부재하는 전체와 같다). 기호와 비-기호의 경계 없는 상태는 선험적 의미 구조를 투사함으로써 외부 세계를 의미화하는 의식으로는 매개되지 않는다.
전시장의 가운데에는 이끼가 깔린 방이 있다(〈에코 다이나믹스〉). 이끼 위에는 동물의 뼈, 구워진 광물, 박제된 새, 유리 철 레진과 같은 물질들이 회화 속 소음을 입체의 형태로 재현한다. 여기서도 형태가 있는 것과 형태가 없는 것 사이의 경계는 모호하다. 화살촉과 벌집처럼 사람이 만든 형태와 자연이 만든 형태가 계통의 구분 없이 뒤섞여 토템을 쌓는다. 시선은 내부와 외부, 그리고 미시와 거시의 세계를 오고간다. 외부 세계를 절대적으로 매개하는 인간 척도는 이곳에서 유효하지 않다. 견고하게 고정된 기준으로서 타자를 통찰하던 인간 시선은 이곳에선 투명한 매체로서의 권위를 갖지 못한다. 작가는 영상, 회화와 설치를 담아내는 분열적인 시선을 통해 인간 중심적 틀을 넘어서는 인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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