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서울시립미술관(SeMA)은 광복과 분단, 통일이라는 역사적이고 민족적인 과제들을 ‘북한’이라는 예술적 키워드를 가지고 관통하고자 한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가깝고도 먼 ‘타자’로서의 북한을 어떻게 보여주고, 상상하고, 접속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더 늦기 전에 함께 머리와 마음을 맞대고 의논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 프로젝트>展은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북한의
시각문화를 엿보게 하는 북한 화가들의 유화, 포스터, 우표, 북한의 도시풍경과 인물을 촬영한 외국작가들의 사진, 그리고 북한을 주제로 작업하고 있는 한국 작가들의 영상 설치 작업이 그것이다. 북한 화가들이 그린 유화는 네덜란드 로날드 드 그로엔 컬렉션, 포스터는 네덜란드 빔 반 데어 비즐 컬렉션, 우표는 한국 신동현 컬렉션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그 동안 국내 북한 미술 소개가 조선화에 집중되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전시가 시각문화의 스펙트럼으로 넓게 본 북한 미술의 다양한 면모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외국 사진작가로 북한을 담은 영국의 닉 댄지거, 네덜란드의 에도 하트먼, 중국의 왕 궈펑의 사진들을 소개하고 그들은 2010년 이후 북한의 도시 건축물, 풍경, 인물 등이 담긴 사진들을 통해 최근 북한 모습이 소개될 것이다. 한국 작가로는 북한 주제 작품으로 정평 있는 중진작가
강익중,
박찬경,
노순택,
이용백을 비롯하여 탈북 작가로 한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선무, 신진작가 권하윤,
전소정의 작품들이 초대되었다. 북한에 대한 예술적 상상과 예리한 현실 인식을 병행시키고 있는 이 7인 한국 작가들에 의해 북한전의 스펙트럼이 넓혀지리라 기대한다.
광복70년, 우리에게 아직은 미완의 광복이지만 이미 분단 1세대에서 분단 2세대로 넘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북한’이라는 예술적 화두를 던진다. 동시대 젊은 세대에게 북한이나 통일에 대한 관심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이자 관람객들이 실제로 북한 미술을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