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서울시립미술관과 송파구가 상호 협력하여 개최하는 展은 아이들이 부모, 친구, 선생님에게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착안되었습니다. 그리고 관람객이 작품을 보면서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상상하고 생각해보는 전시입니다. 또한 미술 고유의 선이나 색의 조형성에 무게를 둔 추상주의에서 벗어나 삶의 주변에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작품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따라서 서울시립미술관은 이 전시를 위해 소장작품 중 전후 1970~80년대 독일에서 표현을 중심에 둔 낭만주의를 계승하면서 모더니즘에 대한 반발로 나온 신표현주의의 주요 작가인 A.R. 펭크(A.R. Penck)와 조나단 보로프스키(Jonathan Borofsky)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특히 <망치질하는 사람(Hammering Man)>으로 유명한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움직이는 조각 <두 동강난 인상주의 정물화 앞 수다 떠는 사람(Chattering Man with Split Impressionist Still Life)>은 독일 미술계에서 주류 미술로 주목받았던 추상미술을 옹호하는 비평가를 풍자하였습니다. 즉, 인상주의 정물화가 쪼개졌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그 앞에서 작품을 보며 중얼거리는 비평가를 표현하였습니다. 그리고 A.R.펭크의 <떠나기(Verlasse)>은 인간과 신화에 대해 관심을 둔 것으로 선사시대 원시미술을 다시금 연상시킴으로써 신원시주의 미술로도 주목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강홍구의 <미키네집-구름>과 김기라의 <사탕이 있는 20세기 현대 정물화(20C Contemporary Still Life with Candies)> 등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사물들을 소재로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강홍구가 뉴타운 재개발 사업을 위해 폐허가 된 불광 5구역에서 발견한 인형과 그 특정 장소를 기록하였다면, 김기라는 유럽 정물화의 형식을 빌려와 쉽게 접할 수 있는 인스턴트 음식 쓰레기가 가득한 모습을 통해 현대사회의 덧없는 모습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관람포인트
관람객은 작품의 설명을 먼저 읽기보다는 마주하고 있는 작품의 이미지들에서 가지치기한 연상 작용을 통해 자신 만의 이야기를 생각해본 후, 작품의 해설과 비교하며 다시 작품을 감상해본다면 좀 더 전시를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모두가 만나고 경험하는 미술관입니다. 서울 근현대사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정동 한가운데 위치한 서소문본관은 르네상스식 옛 대법원 건물과 현대 건축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시, 교육, 스크리닝, 워크숍, 공연,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SeMA Cafe+, 예술 서점, 로비 공간, 그리고 야외 조각 공원이 모두에게 다양한 미술 체험에 이르는 길을 제공합니다.(전경사진: ⓒ Kim YongK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