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과연 예술인가?
오늘날 문화·예술 각 장르간의 경계가 허물어진지 오래이며, 또한 각 개별 장르를 규정하는 개념 또한 다양한 문화·사상적 층위를 바탕으로 한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20세기 초 예술의 영역에 편입하려했던 사진이 그러했듯이 1990년대 중반이후 미술과 패션의 접목을 매개로 한 수많은 시도들이 있어왔는데, 그러나 이들 전시 대부분이
조형예술과 패션의 시각적·조형적 유사성에 집중되어 있는 다소 표피적인 접근에 머물렀다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의 ‘신체’를 둘러싼 사고의 지형도(地形圖)로서의 이 전시가 지니는 의미는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당면문제로서 ‘신체’라는 화두를 통해 미술과 패션이라는 개별 장르로부터 공유가능성이 있는 심층적인 토론의 진상을 찾으려는 점일 것이다.
패션과 현대미술 그리고 신체
<신체의 꿈_Visions of the Body 2005>展은 패션과 현대미술의 공유 가능한 토론의 장으로서 ‘신체’를 둘러싼 여러 담론에 관한 전시이다. 이 전시는 패션과 현대미술을 통해서 90년대 이후 우리가 직면했던 주요한 이슈 중 하나였던 신체의식의 변화나 붕괴, 그리고 그 미래의 전망에 대한 일종의 문화사적 접근으로, 1999년 교토국립근대미술관에서 <Visions of the Body: Fashion or Invisible Corset>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진 전시를 그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 전시는 20세기의 패션을 ‘신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패션 디자이너의 실험적인 작업과 미술가의 작품을 대치시킴으로써 미래의 패션과 신체와의 관계를 전망했던 점에서 호평을 받은바 있다. 이제 세기가 바뀌고 우리가 살고 있는 2000년대는 90년대와는 다른, 혹은 그 연장선상에서 신체에 대한 새로운 담론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연장선에 존재하는 발전적 단계의 예시이다.
이번 전시는 <프롤로그:만들어진 신체>, <본편:신체와 패션의 새로운 위상>,<에필로그:이미지로서의 패션>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작품: 패션 오브제와 현대미술품 120여점
-의 상: 약 92점(교토복식문화연구재단 소장)
장폴 고티에, 비비안 웨스트우드, 크리스찬 라크루아, 톰포드(구찌), 헬무트 랭, 존 갈리아노(크리스찬 디올),
알렉산더 맥퀸(지방시), 마르탱 마르지엘라, 야마모토 요지, 잇세이 미야케, 콤므 데 가르송, 돌체&가바나,
파코 라반, 마우리치오 갈란테, 다카하시 준, 가와쿠보 레이, 와타나베 준야, 빅터&롤프, 다키자와 나오키,
츠키오카 아야 등
-미술품: 작가13인의 25여점
울프캉 틸만스, 신디셔먼. 야나 스테르박, 야나기 미와, 큐피큐피, 이네스 반 램스위르드,
고마츠바라 미도리, 오다니 모토히코, 다카미네 타다스, 이불, 최규,
이형구 머스 커닝햄 댄스 컴퍼니(가와쿠보 레이의 무대와 의상디자인에 의한 댄스 스테이지 기록)
공동기획: 서울시립미술관,쿄토복식문화연구재단,일본국제교류기금,한국국제교류재단
후 원: JAL, 신영 와코루, 와코루
전시기획: 후카이 아키코(쿄토복식문화연구재단 수석 큐레이터)
코모토 신지 (쿄토국립근대미술관 시니어 큐레이터)
박파랑(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