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미로와 같은 원리로 구성된 이 작품은, 우리가 백화점 등에서 흔히 접하는 피팅룸, 혹은 탈의실 구조를 연결해 미로와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기존의 상업적인 시설에서 옷을 갈아입는 공간으로 기능하던 탈의실이 이 작품에서는 기존의 맥락과 기능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이 작품에서 관람객은 어느 것이 거울이고 어느 것이 뚫린 공간인지 헷갈리며 시각적 혼란을 경험하게 됩니다. 나의 모습이 거울에 반사될 것이라 생각한 곳에서 예기치 못한 타자와 마주치게 되고, 어느 지점에서는 실제 거울을 통해 무한히 반복되는 자신의 이미지를 만나게 됩니다. 무엇을 만나게 될지 예상하지 못하는 이 작품에서 관람객은 서로 서로 관람방식과 태도에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마치 거울 속으로 들어가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처럼, 프레임을 넘어가며 이동할 때마다 관람객은 결정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있다면 방향을 틀어 다른 곳으로 이동할지, 아니면 상대가 방향을 틀길 기다릴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