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2018 레딩대학교 예술대학 미디어 아트 전공 박사 졸업, 영국
2006 런던대학교 슬레이드 미술대학 파인아트-미디어 전공 석사 졸업, 영국
1999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졸업
개인전
2018 《보이지 않는 영사기사를 위한 매뉴얼》, 탈영역우정국, 서울
2013 《조선관광단_경성편》, 갤러리 보는, 서울
2012 《베트남 회고록》, 사이아트 갤러리, 서울
2012 《8명의 남자가 사는 방》, 갤러리K, 서울
단체전
2018 《기억의 틈》, 아르코미술관, 서울
2018 《오늘, 아무도 없었다》, 아트 스페이스 풀, 서울
2018 《웅얼거리고 일렁거리는》, 백남준 아트센터, 용인
2017 《신여성 도착하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서울
2017 《암흑물질》, SeMA 벙커, 서울
2017 《장면 정면 전면 직면》,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서울
2017 《촉각적 원근법》,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서울
2017 《원도심 탐구생활》, 예술공간 이아, 제주
2017 《메모리 트릴로지》, 갤러리 플래닛, 서울
2017 《기억하기 혹은 떠돌기》, Atelier Nord Anx gallery, 오슬로
2016 《클럽 몬스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16 《실험적 예술 프로젝트: 달, 쟁반같이 둥근달》,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6 《장소와 각주》, 금천예술공장, 서울
2015 《아카이브 리뷰》, 아르코미술관, 서울
2015 《뉴 월드 시네마》, 신세계 갤러리, 부산
2015 《기억의 장소1-환영의 풍경》, 미디어극장 아이공, 서울
2015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
2014 《건너편의 시선》, 문신 미술관, 서울
2014 《3D 프린팅 & 아트: 예술가의 새로운 창작도구》, 사비나미술관, 서울
2013 《근대의 새발견》, 문화역서울 284, 서울
2013 《성장 이면의 가치》, 주영한국문화원, 런던
2013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2013: In the cube》, 블루스퀘어 네모, 서울
2012 《제34회 중앙미술대전》, 한가람미술관, 서울
2012 《Eva International 2012-After the Future》, Limerick City
2012 《Action and Reaction》, 키미아트 갤러리, 서울
2012 《이면의 역사》, 트렁크 갤러리 81, 서울
2011 《Bloomberg New Contemporaries》, ICA Gallery, 런던 / Site Gallery, 셰필드
2011 《Screening 2011》, The Public, The West Bromwich Arts Centre, 웨스트 미들랜드
2009 《문래 팩션 프로젝트》, 퓨처 텍스트, 서울
2008 《드라마 스테이션》, 갤러리 루프, 서울
2007 《Single Shot》, 테이트 브리튼, 런던 (Film & Video Umbrella·UK Film Council 커미션)
수상
2012 2012 월간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2012 제34회 중앙미술대전 우수상
2011 블룸버그 뉴 컨템퍼러리, 영국
기금 및 레지던시
2018 2018 SeMA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
2017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
2016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2015 2015 아르코미디어 작품공모 선정
2014 금천예술공장
2013 서울문화재단 정기공모 지원사업
2009 서울문화재단 정기공모 지원사업
2007 Single Shot 프로젝트, Film & Video Umbrella 제작지원, 영국
등대 위에서
이양헌(미술비평)
그 오래된 건물의 문을 열고 처음 들어섰을 때, 눈앞에 펼쳐진 아주 희고 넓은 회랑을 기억하고 있다. 19세기 살롱전이 성대하게 치러지던 궁전의 안뜰 혹은 순례자들이 잠시 머무는 수도원의 대합실을 떠올리게 하는 긴 복도형의 공간은 실내 장식이 거의 없고, 열주(列柱)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어쩌면 이곳이 예전에는 갤러리(gallery)였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영원을 향하는, 아니 스스로 영원을 열망하는 견고한 조각상과 정동과 표지(標識)를 간직한 회화들, 과거라는 거대한 파도로부터 쓸려 나온 고대의 유물들이 잠들어 있는 독신자들을 위한 만신전. 긴 복도를 걸으며 이곳이 시간의 풍화로부터 관조와 묵상을 위한 사물들을 보존하는 거대한 방주이며, 가장 깊은 곳에는 딜레탕트(dilettante)들이 접근할 수 없는 경이의 방(Wunderkammer)이 있으리라고 상상했다. 세계를 이루는 첫 번째 표상들로 가득 찬 보물선에는, 동시에 기성의 체계로는 분류되지 않는 이국의 사물들이, 아직 역사에 기입되지 않은 것들이 환원 불가능한 계열을 이루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무늬를 만들어내기도 했을 것이다. 공상에 잠겨 복도의 끝에 다다랐을 때, 또 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더 들어가 보기로 했다.
그곳은 매우 어두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므로 이곳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적막한 어둠이 스스로 출현하기 시작했을 때, 검은 양탄자가 빈틈없이 깔린 바닥 위로 벨벳으로 뒤덮인 천장과 벽, 의자들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조용히 잠들어있는 거대한 스크린은 이곳이 텔레비전과 같은 산만함이 틈입할 수 없는 침묵의 장소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거의) 완벽한 어둠, 오디토리움의 엄격한 분리, 정태적인 관람의 수칙들이 공고하게 작동하는 이 검은 입방체는 오래전부터 어떤 원형적인 우화를 상기시키며 무성한 소문들을 만들어왔다. 피어오르는 불꽃을 등지고 오직 벽에 비친 그림자를 바라보는 동굴 속의 부동자(不動者). 그는 이미지에 ‘갇힌 자’인가. 아니면 꿈을 꾸는 자인가. 관음증을 앓거나 여전히 상상계에 매혹된 자는 아닌가. 불현듯 영화관이 셀룰로이드 필름과 영사기, 스크린, 객석 그리고 보이지 않는 동세에 의해 이음새 없는 접합된 구조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곳은 언제나 불온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범죄의 현장이 아니었던가.
영화가 시작된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스크린이 광휘에 휩싸이며 마치 세계를 처음으로 열어 보인 창문과 같이 빛나기 시작했다. 영사기가 투사하는 형상은 스크린에 정박한 채 흘러가는 이미지라기보다 차라리 태초의 광원으로부터 렌즈와 필름이라는 투명한 지지체를 넘어 영사창으로 발산하는 영화장치의 궤적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중세의 수사(修士)들이 카메라옵스큐라(camera obscura)의 원리를 처음으로 발견한 이후 굴절과 반사라는 대립적 분화로 전개되어 온 광학의 계보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다. 그러나 렌즈와 거울로 구성된 마술적인 광학기구 안에서 이들은 어떤 종합의 계기로 수렴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자연의 빛(lux natural)’이 들어올 수 없는 이 인공의 암실에서 영사기는 우리를 계몽하는 동시에 현혹하고, 대상을 비추되 그 근원을 감추는 두 번째 태양만은 아니게 된다. 심해로 가라앉은 누락된 기술의 원리와 폐기된 물질적 파편을 잠시나마 현상하는 고고학적 섬광으로 빛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영사실로 향하는 입구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위층으로 이어지는 나선형 계단을 발견하고 올라간 그곳에는 시큼한 초산화 냄새와 함께, 끊어진 필름과 먼지 쌓인 필름-릴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 작동하고 있는 35mm 영사기. 아마도 이곳에는 오래된 영화의 유산들과 함께 늙어갔을 누군가가 있었으리라. 그는 영사기의 회전운동으로부터 이미지의 리듬을 조율하면서 산업적 기술로는 절대 환원될 수 없는 빛의 수사학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빛과 이미지로 유희하는 율동이자 아무도 본 적 없는 광학의 춤. 그러므로 이곳은 영화관이기 이전에 신체의 움직임이 발흥하는 무대가 되고, 수행적인 사건을 예비하는 고전적인 극장일 수 있다. 그리고 영사술이 주조해내는 섬광은 이미지에 현혹된 자들을 절대 볼 수 없는 투명한 바다를, 미세한 굴절을 통해서만 감각되는 표면의 세계를 비추는 등대이며, 그 끝에서 아직 어둠의 표층에 침잠해 있는 낯선 역사들을 반짝이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대표번호)
02–2124–8800
, 02–120
(직원찾기) 직원 및 연락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