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현
문화연구와미술이론을공부한다. 글을쓰고, 가끔은전시를기획한다. 미술사와 미학에 발 딛고 있지만, 미술 안에 미술이 아닌 것들에 더 관심이 많다. 미술과정치가서로에게만들어내는틈과 그 가능성에 대해고민한다.
염인화
학부에서 국제학, 미술사학, 그리고 여성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미술사학을 공부하였다. 기술 매체 시대의 감응과 경험이 시각 예술, 모바일 기기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도시 정책과 커뮤니티 운동, 비판적 교육법으로 재매개되는 양상에 관심을 갖는다. 작업은 주로 전시 기획, 데이터 시각화 및 설치, 퍼포먼스, 학술 연구의 형태로 물질화된다.
《A Mode》
권태현 / A Mode 전시기획자
장소는 공간에 시간을 쌓아 만들어진다. 그리고 도시라는 거대한 장소는 다양한 시간과 공간이 배치되고, 뒤엉키며 구축된다. 《A Mode》는 도시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연구이고, 작업이고, 전시이다. 이것은 서울 종로 예지동의 한 골목이라는 구체적인 장소를 딛고 있다. 여기는 시계와 카메라를 팔고 고치는 상점이 모여있는 오래된 골목이다. 그리고 곧 없어질 장소이기도 하다. 예지동 골목 곳곳에 재개발 확정을 ‘경축’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없어질 장소에 미술이 개입하는 것은 여러 가지 난점을 만난다. 먼저, 과거의 시간을 그곳에만 머물게 하는 노스탤지어나, 단순한 낭만화로 가버릴 수 있다. 지난 시간들이 ‘레트로’, ‘빈티지’와 같은 말로 표상되고 소비되는 시대이다. 《A Mode》는 균일하고 선형적인 시공간의 배치에 대한 비판으로서 ‘다른 시간(heterochronia)’을 사유하기 위해 이러한 점을 명확히 짚고 나아간다. 한편으로 미술사적 자장에서 이런 작업은 장소특정이나, 공공미술, 혹은 공동체와 같은 개념에 빨려 들어가기도 한다. 하나의 장소, 하나의 공동체로서 예지동은 없다. 이 프로젝트는 장소 안과 밖의 다름을 인정하고서도 어떠한 가능성이 남아있을지 타진한다.
A mode는 카메라의 조리개 우선(Aperture priority) 모드를 말한다. 카메라는 공간(조리개)과 시간(셔터스피드)을 조정해 이미지를 만드는 기계이다. A mode로 공간이 고정되어 있다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시간에 개입해야 한다. 《A Mode》는 그것을 다양하게 바꾸어가며, 다른 시간을 고민한다. 짧은 셔터스피드의 시간은 그 전과 후를 가르는 이미지를 만든다. 《A Mode》는 그 찰나의 틈을 만드는 셔터를 눌러 시공간을 다시 감각할 통로를 열어낸다.
전시를 통해 골목의 일상적 시공간을 비틀어 감각을 재분배하거나, 미학적으로 다시 구축하는 것을 상상한다. 일상과 작업, 관객과 지역, 배치된 장소와 그것의 바깥, 현재와 과거의 관계를 뒤섞는다. 나아가 단일한 시간과 공간에 이의를 제기한다. 시간의 분절을 분절하거나, 재매개하거나, 그것의 변증법적 순간을 기대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사실 이러한 미적 실천은 예지동이 이미 가지고 있던 균열을 가시화하는 것이다. 《A Mode》는 그 틈(aperture)을 비집고 들어간다. 시간이 멈추어 버린 틈, 그 안의 또 다른 틈으로서 작동한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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