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2009 파리8대학 사진과 석사 졸업, 프랑스
2002 중앙대학교 조소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19 《Floor》, SeMA 창고, 서울
2018 《방안을 새까맣게 하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BMW 포토스페이스, 부산
2017 《안내인》, 아마도예술공간, 서울
2014 《그 사진은 어디로 갔을까?》, 캔파운데이션 오래된 집, 서울
《사진은 학자의 망막》,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 광주
2013 《금성망막면통과》, 플레이스막, 서울
2010 《나는 본다》, 파리시립 샵탈도서관, 파리, 프랑스
주요 단체전
2019 《리브 포에버》, 하이트컬렉션, 서울
《낯선 시간의 산책자》, 뮤지엄산, 원주
《우리 시대의 추상 II》, 챕터투, 서울
《바다는 가라앉지 않는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안산 / 보안여관, 서울
《What Is Contemporary Art?》,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8 《2018 송은미술대상전》, 송은아트스페이스, 서울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OCI미술관, 서울
《경기천년 도큐페스타 : 경기아카이브_지금》, 경기상상캠퍼스, 수원
《하늘 땅 사람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두산갤러리, 서울
2017 《부토그라피》, 파비옹 포퓰레르, 몽플리에, 프랑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하이트컬렉션, 서울
수상
2018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송은문화재단
2017 아마도 사진상, 아마도예술공간
기금
2019 서울시립미술관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
2016 경기문화재단 북부문화사업단 문화예술지원사업
2015 생생화화: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발표지원사업
2014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레지던시
2017 고양레지던시 13기
2015 서울시창작공간 성북예술창작센터 5기
2014 서울시창작공간 성북예술창작센터 4기
소장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대구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OCI미술관, 송은문화재단
플로어
SeMA 창고
2019.6.7. - 2019.6.26.
신지현
전시기획
“바람이 한 점도 안 불어 진공처럼 느껴지던 날”
어디론가 이동할 때 나는 종종 빛과 바람을 느끼고 풍경을 바라보곤 한다. 그것은 아주 평범한 일상의 시간이어서 더러 감상의 목적이 되는 때도 있지만 수단이자 배경으로 여겨지기에 십상인 순간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게 되는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몇 있는데, 이것은 그중 하루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날은 바람 한 점 안 불어 아무런 냄새도 분위기도 맡을 수 없으며 오로지 하늘 아래 태양만이 몹시 내리쬐는 그런 날이었다. 나는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바삐 길을 나섰는데 정신없이 걷던 순간 문득 진공 안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몹시 이상하게도 안락함을 느꼈다. 아마 세계를 이루고 있는 질량이 완전무결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찰나라고 잠시 생각했던 것 같다.
“이 계절을 사는 건 기다리는 감각인 것 같아요.”
전명은 개인전 《Floor》를 크게 두 방향에서 바라보려 한다. 하나는 이미지 그 자체가 함의하는 운동의 가능성의 측면이고, 또 다른 방향은 이미지를 보는 관람 행위를 통해 획득되는 수행(Performance)의 가능성이다. 이는 사진이라는 얇은 매체가 담지하는 가능성 혹은 한계에 대한 질문이자, 작가가 오래 품어온 사진이 담아낼 수 있는 운동감에 대한 관심과 연계한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Floor〉 인물 연작과 〈풍경은 멀어서 소리가 없다〉, 〈네가 봄이런가〉로 구성된 풍경 연작이다. 인물과 풍경이라는 어찌 보면 대척점에 있는 대상이 어떻게 《Floor》라는 큰 틀 안에서 관계 맺게 된 것일까?
먼저, 작품을 살펴보자. 전명은이 기계체조 선수에게 집중하는 것은 인물이 아닌 인물이 지나고 있는 ‘시간’이다. 그의 관심은 버저가 울리기 직전까지만 지속된다. 버저가 울리고 선수가 뛰든지 포기하든지 동작에 성공하든지 실패를 하든지 그 이후의 일은 중요하지 않다. 뛰기 직전 몰아쉬는 숨(〈Floor#3〉), 마루를 응시하는 눈빛(〈Floor#1〉), 도약을 준비하는 손짓(〈Floor#9〉)을 지나 싱긋 불어오는 바람이 선수의 머리칼을 가르는 순간 (〈Floor#7〉) 마루(Floor) 위의 얼굴들은 바다를 응시하고 있는 작가의 시선으로 전환된다. 그는 출발점에 서서 마루를 바라보는 기계체조 선수의 눈빛을 따라가다 그 끄트머리에서 바다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기계체조 선수에게 마루라는 공간이 주는 압도감은 우리가 망망대해를 마주할 때 느끼는 감정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망설임 설렘 결연함 두려움 기다림… 확신할 수 없는 모종의 감각들이 우리를 휘감고 미지의 영역을 향해 아직 뛰지는 않았지만 이제 막 뛰어볼 자세를 취하는 순간의 감정을 작가는 그렇게 기계체조 선수의 모습과 바다 풍경(〈풍경은 멀어서 소리가 없다〉 연작)을 통해 동시에 이야기한다. 배경이 삭제된 사진, 그리고 배경밖에 없는 사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움직임의 가능성’을 읽어낸다.
2014년 이후 지속해온 〈네가 봄이런가〉 연작에서 작가는 찬란함 가득한 계절로서의 봄이 아닌 이제 막 움이 트기 시작하려는 ‘겨울과 봄’을 나란히 놓고 그것을 한 덩어리로 ‘봄’이라 부른다. 정작 봄이 완연해지고 꽃이 피든지 사그라들든지 열매를 맺든지 사후의 일은 중요하지 않다. 지난 겨우내 메마른 들풀 줄기와 기온의 변화를 감지하기 무섭게 생명력을 과시하듯 개화한 개나리가 뒤엉켜 있는 풍경이 그의 ‘봄’이다. 그에게 봄을 산다는 건 기다리는 감각1을 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전시를 관통하는 감각은 바로 ‘기다리는 감각’이다.
“정지된 순간을 극복하는 어떤 생명력에 관한 이야기”
전시는 “정지된 순간을 극복하는 어떤 생명력에 관한 이야기” 를 담는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나는 전명은 작가와 사진이라는 얇고 얕은 매체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Floor》를 통해 보다 적극적이지만 사진이라는 정지한 이미지가 본령을 배반하지 않는 선에서 깊이를 가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다
전시장에 들어와 제일 먼저 마주하는 〈네가 봄이런가〉 연작이 자연광이 내리쬐는 공간에 나풀나풀 움직이고 있다. 한날 한시 한곳의 풍경을 두어걸음 간격으로 담아낸 〈네가 봄이런가 #6〉〈네가 봄이런가 #7〉은 작가에 의해 선택되고 빛에 의해 박제된 풍경이 담을 수밖에 없는 시야(매체)의 한계를 건드리며 자장을 일으킨다. 입으로 숨을 고르고 있는 〈Floor#3〉, 〈Floor#4〉의 미묘함이 〈네가 봄이런가〉 연작과 한 공간을 메우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두 번째 공간은 〈Floor〉 연작 중 기계체조 선수의 모습,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그들이 보내고 있는 순간에 집중한다. 조각을 전공한 작가에게 조각은 피부이자 지난한 탐구 대상이었다.2 그래서인지 인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다소 정물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대상의 움직임이 아닌 그 순간이 존재하는 의미를 중요하게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이 시선은 세 번째 공간에서 보이는 〈풍경은 멀어서 소리가 없다〉 연작에서도 지속된다. 생동의 극지점에 있는 순간 혹은 풍경을 정물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고요하지만 생동하고 정적이지만 동적인,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단어가 하나의 이미지 위에 존재하는 사진이다.
이미지에 내재된 움직임의 가능성, 나아가 수행의 가능성을 위한 장치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들어 시선을 드높이게 하고, 평균대 이쪽저쪽을 넘나드는 행위를 이끌어냄으로써 생성되는 스코어(Score)3 를 상상해 본다. 관람자 개별 주체의 동선이 가지는 예측 불가능성과 특이성으로부터 전시는 “걸어 다니고 춤추는 몸들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 아울러 공간과 건물에 활기를 주는 힘”4 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천장과 바닥, 하얀 벽 사이 시선을 가르는 평균대를 통해 공간의 균형 혹은 균열을 만들어내고 사진의 깊이를 공간으로 확장해내길 시도한다.
“o ― 하고 말하려는 순간”
이 전시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비유는 “o―하고 말하려는 순간”이다. 한국어에는 없는 발음기호 o를 말하려는 입 모양의 머뭇거림, 오―와 이―사이의 완벽한 균형 상태에서야 비로소 완성되는 소리. 이 소리를 입 밖으로 내기 위해 우리가 머무르는 잠시의 시간은 기계체조 선수들이 버저가 울리기 전 마루 끝에 서 있는 시간, 그 끝에서 마주하는 바다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그리고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는 기다림의 순간을 경유하며 전시가 함의하는 수행의 또 다른 지평을 확장해 나간다. 세계를 이루는 질량이 완전무결한 균형의 순간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그것은 ‘o― 하고 말하려는 순간 아닐까.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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