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영 SEO Hae-Young
학력
2009 M.F.A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조소과
2006 B.F.A 서울대학교 조소과
개인전
2016 <여성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 갤러리 조선, 서울
2014 <창작지원작가전-산에서 조각하기>, 김종영 미술관, 서울
주요 단체전
2016 <2016 AR TOWNS 제주>,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도
2016 <안양 공공예술프로젝트APAP5-블랙마켓>, 석수시장, 안양
2016 <창원조각비엔날레-억조창생>, 성산아트홀, 창원
2016 <페인트-오픈스튜디오 연계전시>,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 인천
2016 <소마 인사이트-지독한 노동 THE GREAT LABOUR>, 소마 미술관, 서울
2015 <소마 드로잉전-무심無心 Mindful Mindless>, 소마 미술관, 서울
2015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 국제교환입주작가전-EX-AIR>, 고양 레지던시, 고양
2015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 입주작가 소개전-INTRO>,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4 <걷기, 리듬의 발견>, AK 갤러리, 수원
2013 <신진작가 공모 지원전 - Into an Imago>, 신 미술관, 청주
2013 <프레 드로잉 비엔날레 - 드로잉, 생각의 시작>, 모아 갤러리, 파주 헤이리
2011 <신진 작가 페스티벌 - 꿈틀>, 서울 아트센터, 서울
2008 <우리 안의 신화>, 토탈 미술관, 서울
2008 <전시기획공모전- 산산이 부서진 세계>,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2008 , Domino Effect, 이화여대 미술관, 서울
수상 및 레지던시
2016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 작가선정,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6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7기, 인천
2015 Asialink, 고양 레지던시 국제교환 입주 프로그램, 시드니-Artspace/ 빌핀-BigCi, 호주
2015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 11기, 한국
2014 김종영 미술관 창작지원 작가선정, 2013
2014 제9기 소마드로잉센터 아카이브등록 작가선정, 소마 미술관, 서울
2013 제8기 소마드로잉센터 아카이브등록 작가선정, 소마 미술관, 서울
2013 프레 드로잉 비엔날레 작가공모 선정, 파주
2013 신 미술관 신진작가 지원전 작가선정, 청주
2008 제4회 경향미술대전, 입선, 경향신문사, 서울
Education
2009 M.F.A in Sculpture, College of Fine Art,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2006 B.F.A in Sculpture, College of Fine Art,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Solo Exhibition
2016 , Gallery Chosun, Seoul
2014 , Kim ChongYoung Museum, Seoul, Korea
Group Exhibition
2016 <2016 AR TOWNS Jeju, Jeju Museum of Art>, Jeju, Korea
2016 , Stone & Water, Anyang, Korea
2016 , Sungsan Art Hall, Changwon, Korea
2016 , Inchoen Art Platform, Inchoen, Korea
2016 , Seoul Olympic Museum of Art, Korea
2016 , Seoul Olympic Museum of Art, Korea
2015 , MMCA Residency Goyang Gallery, Korea
2015 , MMCA-Seoul(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Seoul), Korea
2014 , AK Gallery, Suwon, Korea
2013 , Shin Museum, Cheongju, Korea
2013 , Moa Gallery, Paju, Korea
2011 , Seoul Art center, Seoul, Korea
Award & Residency
2016 Emerging Artists & Curators Supporting Program, Seoul Museum of Art(SeMA), Seoul, Korea
2016 Incheon Art Platform 7st Residency Artist, Incheon, Korea
2015 MMCA Residency, Goyang 11st Residency Artist, Korea
2015 Asialink, International residence exchange program of MMCA Residency Goyang, Sydney-Artspace/Bilpin-BigCi, Australia
2014 Kim Chong Young Museum-Young Creative Artist Competition, Seoul, Korea
2014 SOMA Drawing Center 9th Artist Registration, SOMA, Seoul, Korea
2013 SOMA Drawing Center 8th Artist Registration, SOMA, Seoul. Korea
2013 PRE-DRAWING BIENNALE Artist Competition, Paju, Korea
2013 Shin Museum-Young Artist Competition Exhibition, Cheongju, Korea
2008 The 4th Kyung Hyang Fine Arts Exhibition, Kyung Hyang newspaper·Kyung Hyang gallery, Seoul, Korea
최근 여성미술의 한 조류를 감지하면서:
서해영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도구
고동연 (미술사가)
내가 맨 처음 협업의 방식에 관심이 가게 된 계기는 주디 시카고의 “디너파티” 작업이 가진 작업방식이 여성협업이었고, 그 여성협업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작업방식과 결과물에서 협업참여자들의 존재가 보이기보다는 주디 시카고라는 카리스마 있는 여성작가의 모습만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주디 시카고의 작업방식은 여성들과 함께 한 여성협업으로 의미는 있었겠지만, 나는 그 방식이 결국 작가 한 사람이 드러나기 위한 권위적인 작업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스테이트먼트 “나에게 협업은 어떤 의미인가”, 2016년)
서해영은 <여성 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 2>(2014) 이후로 일군의 “일반인” 여성 참여자들과 함께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특정한 그룹들과 협업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아니 작가 스스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작가와 일반인의 협업이 언제나 민주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디 시카고(Judy Chicago)는 1970년대 여성미술 프로그램을 만든 여성미술의 선구자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기존의 권위적인 [남성] 작가상을 타계하기 위하여, 혹은 명예의 전당에 천재로 호명되어 격상된 남성 작가들의 그늘 속에서 이름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여성 공예가들을 기념하기 위하여, 도자기 페인팅, 이불 꿰매기 등의 테크닉을 사용하여 수많은 여성들과 협업하였다. 하지만 서해영 작가가 예리하게 관찰한 바와 같이 미술계 내부의 엘리트주의를 타파하기 위하여, 그리고 나아가서 가부장적인 남성 작가들의 계보를 타계하기 위하여 사용된 협업이 실제 이끌어낸 성과는 좀 더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물론 협업의 과정에서 작가들이 일방적으로 작업의 과정이나 결과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전문인과 비전문인의 꼬리표가 붙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일반인들 스스로가 위축되는 경우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즉 협업하는 과정을 도입한다고 해서 참여자들이 자신 있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저절로 마련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예술가의 의무는 어떻게 하면 그들의 목소리를 이끌어 낼 수 있는가이다. 실제로 이번 서해영의 작업은 작가에게나 협업에 참여하는 일반인들에게나 새로운 과제를 던져준다. 적어도 작가의 입장에서 협업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협업의 과정에서 주도권을 누가 잡아야 하는가, 동시에 협업을 통하여 무엇을 도출해 내야하고, 나아가서 이러한 과정에서 작가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위에 인용한 “나에게 협업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글 또한 작가가 협업을 통하여 나타나게 되는 작가와 참여자들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필자에게 전달해 준 글에서 발췌한 것이다.
그렇다면 참여하는 일반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관객들은 어떻게 참여자들과 자신을 동일시 할 수 있는가? 나아가서 작가가 특별히 다루고 있는 여성들과 도구의 관계는 어떠한가?
작업의 조건 1 : 취미를 끌어 들이기
서해영은 기술이 출중한 작가이다. 작가의 말을 빌자면 원래 손으로 무엇을 만드는 일을 즐겨하고 얼마간 그에 대하여 자신도 갖고 있는 편이었다. 작가가 작업의 과정 자체에 대한 개념적인 성찰을 하게 된 것도 자신의 기술적인 결함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기술적인 고민 그 이상을 찾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되었다. (실제로 1960-70년대 현대예술에서 작업의 개념성이 강조되거나 비전통적인 작업 방식이 사용되게 된 배경에는 특정 작가들이 전통적인 매체를 다룰만한 기술을 충분이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해영은 예의주시할만한 케이스이다.)
이와 연관하여 작가는 등산이라는 자신의 취미 생활을 작가라는 ‘본업’과 맞바꾸었다. 작가는 최선의 상태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구현하도록 작업 환경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등산이라는 작가의 취미 생활이 허용하는 특정한 조건을 작업 조건으로 정하였다. 그녀는 평소 대학교 때부터 참여하였던 등산 동아리에서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각종 소조와 사진 촬영 장비들을 배낭에 메고 산을 오른다. 산에 오르기 전에 그녀는 그날 들고 갈 수 있는 배낭 속 짐의 무게를 미리 계획하고 딱 그만큼의 재료와 도구를 갖고 산을 오른다. 그리고 물론 사진으로 특정한 산봉우리의 모습을 기록해 놓기는 하지만 작업은 산에서 진행되었다. 즉 작업의 조건은 작가가 최상의 미학적인 효과나 결과를 예상해서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날에 등산해서 산에 자리 잡고 완성할 수 있는 정도의 매우 단순하고 물리적인 환경들에 의하여 결정되었다. 여기서 작업의 조건을 우연적으로까지 여겨지는 단순한 요건들로 한정시키는 것은 작가가 원래적으로 가지고 있던 전통적인 기술, 그리고 그 기술로 대변되는 작가적인 권위를 봉인해제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때문에 서해영의 <산에서 조각하기> 시리즈(2012-2014)는 개념미술가들의 고민을 연상시킨다. 예술가의 정체성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예술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1960-70년대 서구에서 예술이라는 정의에 도전하기 위하여 개념미술 관련 작가들이 자신들의 기술을 배제한 우연적인 조건들에서 작업을 생산했던 것과 같이 서해영도 등산이라는 취미의 조건을 작업의 조건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2014년 김종영 미술관에서 열린 그녀의 개인전에서 작업의 조건을 결정지었던 온갖 흔적들과 함께 전시된 그녀의 결과물들은 생각보다 깔끔하였다. 작업의 조건에 해당하는 등산 도구들과 작업의 결과물을 나란히 전시해 놓았을 때 우연적으로 규정된 조건에서 탄생한 작업들 치고 그 결과물에 해당하는 소조와 조각들은 꽤나 완성도가 높았다. 서해영 작가의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작가가 자신의 무기인 기술을 봉인해체하고자 하였으나 원래의 의도가 시각적으로 전달되기에 작가는 아직도 너무 계획적이었고 완성도에 집착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작업의 조건 2: 다른 창작자들을 끌어들이기
작가가 기술적 완성도를 배제하기 위하여 도입한 또 다른 방법은 타인들과 협업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다른 창작자들을 끌어들이게 되면 작업의 조건, 진행 과정, 그리고 결과를 전적으로 작가가 조절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작가는 <여성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2014-2016) 시리즈를 통하여 결과물인 태피스트리(tapestry)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빗(comb)도 함께 제작하였다. 여기서 ‘빗’은 ‘등산하기’와 마찬가지로 작업의 또 다른 조건에 해당한다.
물론 숙련된 작가라면 연장 탓을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주어진 연장의 표현가능성을 확대하는 것이야말로 전통적인 작가들의 의무에 해당한다. 하지만 고전적인 예술가의 정의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즉 예술가의 기술적인 측면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하여 작업의 조건 만큼이나 연장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다시 말해서 작가는 연장 탓을 하려는 것이다. 작가의 기술이 연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연장의 조건이 창작자의 과정을 결정하게 된다. 어떠한 도구들이 어떠한 결과를 낳는가?
<여성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 시리즈에서 작가는 ‘여성주의적인 시각’도 도입한다. 통상적으로 조소는 물리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예술분야이다. 작가가 받아온 교육도 남성적인 힘을 가지고 재료를 변형시켜서 순수 형태를 만들어 내야만 하는 모더니즘적인 조각 교육의 유산이다. 이에 반하여 작가는 한때 공예로 폄하되었던 태피스트리의 분야로 나아갔다. 그리고 조각에 사용되던 끌이나 망치 대신에 옷감을 짜기 위하여 사용되는 빗을 각 참여자들의 손에 맞게 제작하였다. 협업의 결과인 태피스트리가 아니라 협업에 참여한 이들의 손 둘레나 상태에 맞게 만들어진 도구가 작업을 대치하게 되었다.
작업의 조건 3: 일반인들을 끌어들이기
작가는 여성 창작인들 간의 협업을 이끌어내고, 그들을 위한 도구를 제작한지 1년 반 만에 협업의 방식을 다시 채택하였다. 참여자들은 정확히 예술가들은 아니지만 순수한 의미에서 일반인이라고도 할 수 없다. 고양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 때 <태피스트리 협업의 도구>를 보러온 관객들로부터 참가신청을 받았고 그중에서 참여자를 선택하였다. 그렇다고 5명의 참여자들이 작가는 아니었다. 섬유미술과 대학생, 미술이론전공자, 아트 매니지먼트(작가가 작품을 홍보하고 유통할 수 있게 관리해주는 일), 미술을 했었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 참여자, 조소과 휴학생, 작가를 포함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작가가 협업에 대하여 긍정적인 입장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협업은 작가의 입장에서는 작가 스스로가 작업의 시작과 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획기적이다. ‘당신의 꿈’이라는 매우 사적인 테마를 다루기 위해서 10주 동안 6명의 일반인 참여자들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다. 어떤 때는 이야기가 구심점이 없이 흐른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 평생 엘리트 미술교육을 받아오면서 매우 계획적으로 움직여온 작가에게 쉽지만은 않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여성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 3>(2016)에서 작가는 태피스트리 때와는 달리 물리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이나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1대 1로 참여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미술치료사’와 같이 참여자들이 사적으로 밝힌 꿈들을 이루기 위하여 도움이 될 만한 도구들을 직접 제작하였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왜 도구일까의 문제이다. 물론 도구는 조각가에게는 매우 친숙한 물건이다. 특정한 재료를 깎고 붙여서 자신의 미학적 의도에 맞게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조각가에게 도구는 분신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동시에 도구는 연장과 유사한 개념으로 강한 변화나 개혁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한 행위와 연관된다. 심지어 어떤 미술사가는 연장이나 도구의 개념을 젠더의 개념에 따라 해석한다. Pen Dalton, The Gendering of Art Education: Modernism, Identity, and Critical Feminism (Buckingham, UK: Open University, 2001).
공공교육이 시작된 19세기 말부터 여성들이 비교적 평면적이고 장식적인 작업과 연관된 기술을 익혀왔다면, 남성들은 정교하고 입체적인 사물의 구조를 드러내는 도면과 그 구조를 변경시키는 도구에 대하여 익혀왔다. 이러한 측면에서 일반 여성들이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도구’를 사용한다는 발상은 매우 흥미롭다. 달리 해석하자면 도구나 연장의 개념이 젠더적으로 형성되어온 것이라면, 여성의 꿈을 도구와 연관시킴으로써 여성의 꿈은 새로운 정치적 의미를 부여받게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당신의 꿈을 위한 도구>에서 참여자들의 꿈은 지나치게 사적이다. 원대한 목표가 아닌, 그야말로 일상적인 희망사항, 인생의 지향하는 바를 보다 추상적으로 묘사한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글을 꾸준히 쓰고 싶다”, 혹은 “‘나는 괜찮다’라고 느낄 물건을 갖고 싶다”라든지 등은 사회적인 지위나 경제적인 목표를 인생의 꿈과 동일시 해온 입장에서 보자면 생뚱맞다. 덕분에 도구라는 단어도 어색하게 들린다. 도구나 연장은 당면한 문제를 헤쳐 나가기 위하여 결정적으로 필요한 해결사의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반면에 작가는 자신의 도구가 일종의 매개체 정도가 되기만을 희망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매개체는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만 결정적이지는 않다. 이 또한 꿈이나 도구를 특정한 방식으로 규정하여온 관습에 대한 저항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나가는 말: 최근 여성미술의 한 조류를 감지하면서
여기서 주목할 만 한 점은 작가 스스로가 자신을 매개체로 표현하고 있는 부분이다. 물론 예술 작품은 원칙적으로 매개체이다. 특정 추상적인 개념을 작가가 해석하는 과정에서 공적이고 사적인 양면이 공존하게 되고 작업이 전시장에 놓이게 되었을 때 작가 개인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특정 사회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개념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보다 넓은 의미의 매개체가 된다. 하지만 정작 그러한 개념을 작가가 진정으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작가가 스스로를 매우 우연적인 틀에 던진다손 치더라도 예술가의 손은 완성도에 대한 집착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한다. 예술작업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던지 간에 마음속으로 예술가들은 자신의 의도를 쉽게 포기하지는 못한다. 그 의도가 지속적으로 변하는 것일지라도. 이 때문에 협업의 과정은 예술가를 선택의 기로에 서게 만든다.
자신의 기술적인 오만함을 극복하기 위하여 마조키스틱(Masochistic) 하게 등산 배낭을 지고 산을 올랐던 작가는 이제 아예 타인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활용한다. 작가가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공적인 장소에 내놓는 것이 아니라 아예 타자들과 함께 타자들 속의 한명으로서 집단의 사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삼는 매개체의 역할을 자처한다. 자신의 전공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아쉬움, 능력 있는 바쁜 부모님을 둔 덕택에 어른이 되어서도 느끼는 외로움과 소외감, 경쟁사회의 피로감을 해소시켜줄만한 편안하고 안정적인 환경이나 물건에 대한 갈망, 불면증 등 참여자들의 고민은 매우 일상적이다. 전통적으로 작가들이 다루어온 소재들에 비해서도 소박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도구들을 매개체로 부르고 있는 작가는 자신의 사회적인 역할도 보다 소박하게 정의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때문에 필자는 서해영의 작업에서 젊은 세대의 작가들, 특히 여성 작가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예술가의 사회적인 역할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서해영 작가의 최근 행보를 바라보면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미술이 점차로 고전적인 여성주의 미술가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것은 일상의 이데올로기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협업의 과정에서 구심점에 해당하는 작가가 특정한 미학적, 정치적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우연적인 경로를 통하여 모두가 자신들의 일상적인 삶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도구를 미리 참여자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의 동의를 작가라는 위치에서 받아내는 과정도 생략하였다. 여성 예술가는 최대한 자신을 매개체의 자리에 놓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이러한 전술이 얼마나 효과적인 여성미술의 전략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참여자들의 소박한 일상의 꿈을 읽어 내려가면서, 그리고 최대한 해석을 삼가려는 작가의 태도를 접하면서 30대 국내 젊은 여성미술가들이 택하고 있는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미술의 한 방향을 감지할 수 있었다.
Sensing a Recent Trend in Women’s Art:
Hae Young Seo’s Tools “by Women and for Women”
-Dong Yeon Koh (Art Historian)
“Inspired by collaboration among women The Dinner Party, an installation artwork by Judy Chicago intimates, I was initially interested in ways of collaboration. I also thought this mode of women collaboration is problematic. Although it was collaboration for women and by women, only the presence of a charismatic female artist Judy Chicago came to the fore rather than participants in collaboration were brought to the spotlight through its working method and result. Chicago’s way of working is significant as women collaboration, but I thought it is an authoritarian way of working that brings the limelight only to just one artist.”
(Artist Statement, What Does Collaboration Mean to Me?, 2016)
Since Making Tools for Female Artists 2 (2014), Hae Young Seo has carried out her work with ordinary women participants. However, it is not always easy to collaborate with them. As Seo already pointed out, what the results of such collaboration with the general public are not always democratic. Judy Chicago is a pioneer artist in feminist art who founded the first feminist art program of the 1970s. She has collaborated with a large body of women by using techniques like ceramic painting and blanket stitching in order to shatter the authoritative images of male artists and to celebrate a plurality of women artists who passed away without leaving any name, overshadowed by male artists. As Seo has keenly observed, however, any achievements made by collaboration, which was adopted for shaking up elitism in the art scene and shattering the genealogy of patriarchal male artists, have to be closely examined.
Of course, artists would not enforce any result in a process of collaboration. Ordinary persons who join any collaboration with artists are often daunted by themselves in the structure in which they are tagged as laymen while artists as experts. The situation in which ordinary participants have their own voice is not prepared by itself despite the introduction of such a process of collaboration. To be more precise, the duty of an artist is how to draw out their voice. This time Seo’s work assigns a new task to both artists and ordinary people who take part in a joint project. As both artists and ordinary participants seriously consider what collaboration means from the standpoint of an artist, they deepen their thoughts on who have to take the initiative in a process of collaboration, what should be drawn out from collaboration, and what the role of an artist is in this process. The excerpts above is quoted from the artist’s statement What Does Collaboration Mean to Me?, Seo described when troubled with the matter of the relationships between artists and general participants. What does it mean to reflect ordinary participants’ voices? How can viewers identify themselves with those participants? What’s the relation between women and instruments Seo has specially addressed?
The Condition of Work 1: Attracting Hobbies
Seo Hae-Young is by far the best artist in terms of technique. In her words, Seo has enjoyed making something with her hand and been confident of this. Her conceptual introspection of the process of her work itself has derived from her aspiration to discover something more technical rather than any deficiency in her technique. (In fact, conceptuality of work was underscored or unconventional ways of work were adopted in contemporary art between the 1960s and the 1970s because artists were technically inapt for dealing with traditional mediums. In this respect, Seo’s work is worth of being noticed.)
In this regard, Seo has replaced her hobby, mountain hiking with her full-time job. The artist has set her work condition by accepting her hobby of mountain hiking rather than forging her working environment to realize what she wants as best as possible. She climbs a mountain with modeling and photographic equipment in a backpack. Before climbing a mountain, she plans weight of luggage in a backpack and then goes up a mountain with materials and tools whose weight fits for her planned weight. Of course, she at times documents a specific mountain in photographs but she executes her work in the mountain. That is, the condition of her work is determined not by her anticipation of aesthetic effects or results but by a simple, physical environment: a degree of work she is able to complete when climbing a mountain on a specific day. What confines her working condition to some simple factors thought of as something accidental is the conventional technique she has originally retained or her choice made to unseal her authority represented by her technique or dexterity as an artist. For this reason, her series Sculpting in a Mountain (2012-2014) brings what conceptual artists concerned about to mind. How is an artist’s identity established? What’s the role of an artist? Just as conceptual art-related artists in the West of the 1960s and the 1970s produced their works in an accidental condition excluding their technique, Seo has embraced the condition of her hobby, mountain hiking as the condition of her work.
Interesting is that her results displayed along with all kinds of traces, which had decided the condition of her work at the Kim Chong Yung Museum in 2014, looked unexpectedly tidy. The results of her work were on exhibit alongside mountain climbing equipment regarded as the condition of her work. Even though such results of her work came into being by chance in a predefined condition, her sculptural works had a considerably high degree of completion. Another trouble seemed triggered by this. In other words, she intended to unseal her own weapon of technique or skill, but her original intention was visually conveyed. That’s why she seemed overly premediated and clinging to her work’s degree of completion.
The Condition of Work 2: Attracting Other Creators
Another way Seo has adopted to exclude any technical completion is collaborating with creators. If other creators are involved in her work, she is unable to exclusively control her working condition, its process, and outgrowth. She produced combs used in the process of creating a tapestry work in her another series Making Tools for Female Artists (2014-2016). The combs here are another condition of her work as in her “mountain hiking.” If one is a highly skilled artist, he or she would not depend on their tools. Or, it is rather traditionally incumbent on artists to expand their tools’ possibilities of expressiveness. And yet, the importance of tools is underscored as much as working conditions so as to escape any classical definition of artists or exclude their technical aspects as much as possible. That is, Seo tries to put stress on tools. The process of creation is determined by the condition of tools, rather than the artist’s skill and enables her to overcome the limits of her tools. What results do some tools bring forth?
Seo adopts a feminist perspective in her serialized work Making Tools for Female Artists. Sculpture is a genre of art demanding some physical strength. The education she received is also the heritage of modernist sculpture education that trains would-be artists to generate pure forms through a transformation of materials by lending masculine power to them. On the contrary to this, Seo has proceeded to the field of tapestry once disparaged as a craft. And she made combs to fit on participants’ hands instead of using chisels or hammers for sculpture. A tool made to fit on participants’ hands replaces her work.
The Condition of Work: Attracting Ordinary People
Seo Hae-Young has adopted a new way of collaboration in a year and a half after attracting other women artists to her work and making tools for the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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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 a strict sense, participants are neither artists nor the public. Seo received applications from viewers who came to view her piece Tools for Collaboration in Tapestry at the open studio event held at the MMCA Goyang residency and selected participants from among them. All the same, the five participants were not artists. They were a student majoring in fiber art, one who studied art theories, one who engages in art management, one who studied art but does not engage in it, a student with the sculpture major on a leave of absence, and the artist herself.
As mentioned above, however, Seo’s stance toward collaboration is not always positive. Any collaboration itself can be something radical from the standpoint of an artist, in that the artist has to give up his or her vested rights rather than having the right to decide the beginning and end of a work. She had to continuously talk with six ordinary participants for ten weeks in order to deal with very private themes on “your dreams.” She at times felt there were no substance in her talks with them. She probably felt her talks with them were not always easy because she received elite education and worked according to a plan.
Unlike her work involving tapestry, she had one-to-one meetings with participants and heard their stories for Making Tools for Female Artists 3 rather than providing them with space for collaboration or tools. And she manufactured tools conducive to attaining participants’ personal dreams as an art therapist does. What is interesting is why she made the tools. Of course, tools are things very familiar to sculptors. A tool is as good as a sculptor’s alter ego because the sculptor fashions new forms by adding or carving some specific material, reflecting his or her aesthetic intent. But, tools are closely associated with actions done to attain one’s strong will for change and reform. An art historian even interprets the concept of tools or instruments anchored in the notion of gender.2) Since the late 19th century, when public education was commenced, women learned techniques pertaining to relatively two-dimensional, ornamental work whereas men studied plans disclosing elaborate, three-dimensional structures and instruments used to change the structures. Really interesting in this respect is the idea that general women tap into “tools” to make their dreams come true. In other words, women's dreams are lent a new political meaning by associating their dreams with tools whereas the concept of tools or instruments has been formed relying on gender.
However, dreams participants revealed in Tools for Your Dream are overly private. They mostly portray their quotidian hopes or abstractly describe what they have pursued in their life. Their expressions of hopes, such as “I’d like to write constantly” and “I want to have things that I feel are okay” are rather offbeat if considering that we have identified our dreams with our social status or economic goals. The term “tool” sounds strange by virtue of this. Tools or instrument have assumed the role of a troubleshooter at crucial moments. In contrast, Seo asserts that she wants her tools to be just a medium. The medium here may be of help but is not a decisive factor. This can be seen as some resistance to the mores that have defined tools in a specific m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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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en Dalton, The Gendering of Art Education: Modernism, Identity, and Critical Feminism (Open University, Buckingham, UK, 2001).
Epilogues: Sensing a Recent Trend in Women’s Art
Noteworthy here is that Seo sees herself as a medium. Of course, all artworks can be by nature a medium. Such artworks may represent both public and private aspects in the process in which an artist interprets specific abstract concepts and they intimate an artist’s personal ideas when inhabiting a venue. But they become mediums to convey either notions or emotions shared by some specific community members. All the same, it is not easy for artists to embrace such notions with sincerity. Even though an artist resorts exclusively to some happenstance, the artist is not able to shed his or her obsession about the degree of completion. Such artists cannot give up their intentions with ease irrespective of their consideration of what artworks work for society, even though such intentions undergo constant changes. For this reason, a process of collaboration makes artists stand at the crossroads of choice.
Seo went up a mountain to get over her own technical arrogance, masochistically wearing a backpack. From now on, she taps into others’ private stories. She assumes the role of a medium, taking the motifs of her work from others’ stories instead of releasing her own private stories in a public space. What participants felt and underwent, such as the regret that one cannot properly utilize his or her major, the loneliness or alienation one feels because of his or her capable parents who were always so busy, a craving for a comfortable, stable environment to relieve one’s fatigue caused by competition in society, and insomnia, are very ordinary. The motifs she addresses are more modest than other subject matter artists have dealt with. The artist also seems to define her social role as something austere while referring to the tools she made as a medium.
On this account, I could sense some change in an awareness of artists’ social role often found in women artists. When viewing Seo’s recent activities and endeavors, I felt women’s art “by women and for women” flows in a direction different from what classical feminist artists pursued. This is to recover quotidian ideologies. Seo, as the pivotal figure of her work in a process of collaboration, does not present any specific aesthetic or political direction but helps others to have their own voices. She also omits the process of receiving their consent after showing the tools she made to them. The female artist just places herself in the position of a medium. Of course, it is unclear how effective this strategy can be. However, I could sense a direction in women’s art by women and for women Korean young women artists in their thirties have sought after reading participants modest everyday dreams and noting the artist’s attitude to eschew any interpretation as much as 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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