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혜 Mihye Cha
차미혜는 영상 언어를 통한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갖고, 이미지, 사운드, 텍스트 등을 실험한다. 각 개체들이 비정형적으로 관계 맺는 방식에 주목하며, 어떤 견고해보이는 기준이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에 잠재된 가능성을 영상, 사진, 공연, 설치 등을 통해 표현한다. 최근 개인전 <가득, 빈, 유영 full, empty, floating> (케이크갤러리,2015)과 <랜덤 액세스 2015>(백남준 아트센터, 2015), <페스티벌284>(문화역서울284, 2015), <회색의 바깥>(아트스페이스 풀, 2014),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고, 아시아 필름 앤 비디오아트 포럼 (국립현대미술관), 워싱턴 프리어 갤러리 한국영화 페스티벌, 마드리드 컨템퍼러리 오디오-비주얼 아트 페스티벌(MADATAC)등에서 영상 작품이 상영되었다. 9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아비드 어워드 상을 수상하였으며, 2015년 서울시립미술관 Emerging Artist로 선정되었다.
Mihye Cha has interests in storytelling via film language and experiments image, sound, text, etc. She pays attention to the way each entities marry informally and represents through video, image, performance, installation, etc. the potentials within the spot where such solid standards and borders become vague. Her recent solo exhibition was [full, empty, floating](Cake gallery, 2015) and she participated in numerous group exhibitions such as [Random Access 2015](Nam June Paik Art Center, 2015), [Festival 284](Culture Station Seoul 284, 2015), [Outside of the gray zone](Art Space Pool , 2014). Cha’s video works were shown at the Asian Film and Video Art Forum a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in Korea, the Korean Film Festival at Freer Gallery of Art in Washington D.C., the Madrid Contemporary Audio-Visual Art Festival, etc. She received the Avid Award of the 9th Experimental Film and Video Festival in Seoul and was selected as a SeMA Emerging Artist by the Seoul Museum of Art in 2015.
섬 속의 바다, 바다 극장은“그렇게 되었다.”
어느 예술가가 하나의 공간과 특별한 관계를 맺을 때, 그는 그 곳의 현재에 관심을 두기 보다 그 현재를 잉태한 모든 역사에 호기심을 갖는다. 이는 낭만주의자들이 폐허를 보며 그것에 표명된 기나긴 시간의 흔적에 관심을 가졌던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따라서 그 장소는 말을 잃어버린 어느 노쇠한 신체와 같이, 언어화될 수 없는 기억들이 각인된 주름 많은 외피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차미혜는 바다 극장이라는 외피의 속으로 들어가 일여년의 긴 대화를 나눈 것처럼 보인다. 그 대화는 어느“없을 수 있었던 하루”에 시작되었고, “없을 수 있었던 하루”하루를 살아낸 시간을 이루어나갔다.
‘바다 극장’의 이름은 특별하다. 무수한 시적 은유를 품은 매혹적인 두 단어, 바다와 극장은 도시의 빠른 속도 속에서 힘을 잃고 사그라져가고 있었다. 차미혜는 우연한 좌표를 통해 그 공간의 한가운데에 닻을 내렸다. 그곳은 말하자면 버려진 바다였다. 버려졌다는 것은 없기의 이전, 있음의 이후와 같은 모호한 시간을 말하며, 그는 이 시간 속에 기꺼이 기거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가득, 빈, 유영>은 이 점에서 바다 극장에 대한 그의 경험들을 함축하고 있다. 물리적 공간으로 존재하는 이 텅 빈 극장 속에는 바다와 같이 가득 찬 현존과 부재의 긴장이 있고, 그는 이 안에서 유영하며 잃어버린 극장의 기억들을 현재의 경험으로 호흡하도록 만들었다.
없을 수 있었던 하루
시인은 제멋대로 자신일 수 있고, 동시에 타인이 될 수도 있는 비길데 없이 훌륭한 특권을 누린다. 육체를 찾아 방황하는 넋처럼 그는 자신이 원할 때 다른 사람 속에 들어간다.
-보들레르, 군중 中
<없을 수 있었던 하루>는 가급적 많은 형식들이 바다 극장 공간의 구석구석과 직접적으로 맞물리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춤, 언어, 몸, 사물, 소리, 음악, 그리고 사진과 같이 다양한 장르들이 혼재된 이 공연에는 실제 30년간 이 극장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김과장’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간략한 극장의 역사를 말하고, 무대 위에서 구두를 벗고 운동화로 갈아 신은 뒤 객석으로 내려온다. 김과장은 극장이란 거대한 공간과 그 역사를 환유하는 인물이자, 작가와 극장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끈의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무대 위의 회상은 바다 극장의 기억을 호출하기 위한 일종의 약도로써, 작가 자신이 그러했듯이 관객 또한 그 공간의 기억 속으로 이끌리게 하는 장치가 된다.
그리고 어느 등장인물이 낭독하는 인용이나 구절, 예컨대 김행숙의 시 ‘코러스’의 한 부분, “우리가 당신을 따라다니는 한 당신은 언제나 무대입니다.”와 같은 대사, 또 직관적인 몸짓이나 소리로 구성된 자유로운 행위들은 그들 각자가 극장의 시간에서 끌어낸 고유한 감각들의 발화이다. 이들의 다양한 표현들은 스크린이 걸린 무대와 객석을 아우르는 공간의 재귀적 드라마가 되는데, 이 공연을 통해 관객이 몰입해 들어가는 것은 바다 극장이라는 장소의 속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과거 객석과 마주한 스크린 위에 영사된 수많은 영상 속에 몰입해 들어갔던 관객들처럼, 관객은 극장의 벽을 두드리는 또렷한 소리, 영사실에서 들려오는 알 수 없는 말들, 객석에서 나타나는 인물들의 움직임에 홀린 듯 극장이라는 환영 속으로 동화해 간다.
특히 공연의 말미, 객석에서 천천히 무대로 올라간 등장인물이 김과장이 벗어 두었던 구두를 신고 퇴장한다. 이는 극장의 기억이 다른 형태로 이전되고 있음을 암시하는데, 공연이 끝나고 등장인물들은 무대 인사를 나오지 않는 대신, 스크린에 영사된 이미지들 속으로 들어가 있는 것과 연결된다. 극장의 공간들에 있던 인물들이 애초 스크린 속에 있던 환영이 극장 안의 현실(그것을 현실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로 뛰어나왔던 것인지, 아니면 극장 곳곳에 동화된 그들이 스크린 뒤의 기억으로 잠행해버리고 만 것인지 모호한 채로, 객관적 세계를 우회하고 있는 바다 극장의 존재 방식은 그렇게 드러난다.
차미혜는 등장인물들이 개별적으로 경험한 극장과의 관계를 공연 속에 제약 없이 풀어내도록 한다. 무대의 배치와 소품과 같은 최소한의 계획 위에서 출발하는 우발적인 표현의 감정들은 불안정한 세계의 변증법을 극장 속에 그대로 투사하고 있다. 이러한 즉흥은 극장이란 공간에 대한 직관을 여과 없이 풀어내고 종합하면서, 차미혜의“없을 수 있었던 하루”를 가능케한 모든 우연들의 신비와 더불어 바다 극장에 내재한 무수한 익명의 흔적들에 가치와 박동을 부여하는 샤먼의 역할을 한다. 관객은 공간이 지닌 시간에 직접 참여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것이 여전히 존재함을 체화하고, 증명한다. 극장은 내부와 외부가 완전히 다른 세계이다. 어두운 바다 극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현실 속의 신기루처럼 매혹적이다. 그러나 이들이 매혹된 것은 스크린의 얇은 막 위의 판타지가 아닌, 낡은 극장의 육체 안에서 일어나는 실존의 순환들이다.
가득, 빈, 유영
“내 말 들어봐, 앤셀. 내가 있고 -초원에- 소도 있어. 너도 있고... 소도 있어. 여기까지 동의해?”
“그래서?”
“네가 떠나도 소는 남아. 하지만 내가 떠나면 소도 떠나 .이제 네가 남고 내가 떠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몇 사람이 그것은 궤변이라고 소리쳤다.
- E. M. 포스터, 기나긴 여행 中
아무도 없는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어떤 것일까? 메를로-퐁티는 우리가 사는 세계 밖에 있는 사물들의 재발견, 요컨대 제한된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기의 현상태를 알지 못하는 자기 목적적 사물을 ‘존재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라고 설명한다. 즉 내가 없어도 존재하고 나를 둘러싸고 있으며 나를 벗어나 있는 것처럼 생각했던 이 세계를 존재케 하는 것은 순수한, 목격자인 나 자신이다. 차미혜가 극장의 내부와 마주하기 앞서 그 문을 열어 주었던 김과장은 바로 순순한 목격자로서 즉자적 상태에 놓인 극장을 존재케 하는 인물이다. 이러한 무목적적 상태를 지속시키고 그 존재 자체를 증거하는 역할을 자처한 그는 바다 극장의 중심에 서 있다.
차미혜의 영상 작업 <바다>는 김과장의 회상과 극장의 현재가 중첩된다. 영상은 김과장의 일상 모습들과 멈춘 시계, 텅 빈 객석들, 닳아빠진 벨벳의 소파, 페인트가 벗겨진 상영관의 철문 등, 외부 세계 속에서 위치와 기능을 상실한 극장의 모습을 비춘다. 바다 극장이 아닌 ‘바다’라는 제목은 그곳이 내부를 드러내지 않는 바다의 표면과 같이 고요한 상태이며, 세계 내에 존재하지만 망각되어 가라앉은 섬과 같은 세계임을 보여준다. 특히 서사도 없고 첨가도 없는 화면의 시선을 통해 작가가 김과장처럼 극장의 순수한 목격자가 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가득, 빈, 유영>은 <바다>의 이 시선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라진 인물들과 사라지지 않은 세계 혹은 그 반대>는 바다 극장 자체는 물론 그것을 둘러싼 총체적 존재 방식을 체화하고 관조하고 있다. 세 개의 화면 위에서 변화하는 화면들은 각각 극장의 내부, 외부, 그리고 극장 속에서 숨 쉬는 인물들의 동작을 비춘다. 이 화면들 사이에는 특정한 서사나 연출이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세 개의 장면과 소리는 계속해서 미끄러진다. 각기 다른 이들의 구부러지고 파편화된 시간 사이에서 세 개의 장면들은 우연히 만나기도 하며, 부딪히기도 한다. 빈틈없이 기획하거나 개입하지 않고, 대상의 고유한 주기 가운데에서 일어나는 우연성에 주목하는 차미혜의 방식은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세계를 응시하는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이 영상에는 세 개의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대상을 아우른 심리적 기저, 즉 스크린 너머의 어느 시선을 직감할 수 있다. 영상의 주체인 작가가 바라본 세계는 결코 우리에게 명확한 상징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화면 위의 익명성이 가지는 이 숨 막힐듯한 침묵은 특정한 ‘이것’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의식 속으로 침투하여 나름의 언어로 직조하도록 안내한다. 바다 극장은 결코 전체를 보여줄 수도 볼 수도 없으며, 우리는 그 대상을 끊임없이 파편화된 상태에서 인식할 수 있을 뿐이다. 차미혜는 이러한 인식의 한계를 더욱 흐트러뜨리고, 그 시공의 조각들로 끊임없이 갱신되는 어느 잊혀진 세계의 현존에 대해 언급한다.
그리고 물리적 공간의 현존과 심리적 요소 사이에서 가장 강력히 작용하는 것은 시간이다. 이미 사라진 것, 알 수 없는 기억과 같은 과거의 시간은 하나의 물질을 지표 삼아 지속된다. 바다 극장의 내부는 이 점에서 거대한 시간의 그릇이다. 차미혜에게 극장 안의 사물들, 혹은 사물이 있던 자리는 극장의 시간을 바라보는 하나의 窓이 된다. 그는 사물을 하나의 낱말로 지칭하지 않고,‘지름 58cm,‘가로 39cm’처럼 계측의 상태로 놓은 뒤, 그것을 ‘목소리들’이나 ‘빈 곳’이라 부른다. 멈추어버린 시계들과 앉지 않는 객석들, 그리고 사라진 게시판은 모두 침식된 극장의 현재임과 동시에 극장의 기억을 발화하고 있다.
예컨대 <지름 58cm 빈 곳에서>에는 극장에 걸려 있던 둥근 원형 시계의 크기와 똑같이 뚫린 벽 너머로 극장의 공간들을 느끼고 표현하는 행위들이 영상으로 나타난다. 바다 극장 곳곳을 만지고 숨 쉬며 춤추는 인물들은 바다 극장의 시공간과 교감하고 표현하는 신체의 언어를 통해 살아있는 극장과 우리와의 상호 작용을 매개하는 대리인들이다. 그들은 선형적인 시간이나 기능적인 공간을 넘어선 몰아적 꿈의 상태로 보는 이를 끌어당긴다. 그러나 지름 58cm의 빈 곳은 화면의 전체를 모두 드러내지 않는다. 둥근 가장자리를 빌어 시계 너머의 시간을 목격할 뿐이며, 현재와의 거리는 계속 유지된다. 이러한 거리감은 극장이란 공간이 내포한 환영과 현실의 관계를 보여주는 양식이기도 하다.
극장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공간이면서, 환영으로 가득 찬 공간이다. 극장에 불이 꺼지면 객석에 앉은 모든 사람의 얼굴은 사라진다. 스크린 위에 영사된 똑같은 환영을 바라보면서도, 만질 만큼 가깝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그 거리 때문에 관객은 같은 음향을 들으면서 다른 것들을 본다. 그러나 이것이 비단 극장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우리의 외부는 밀착하여 규정할 수 없는 거리감으로 가득 차 있으며, 세계는 무한히 놓인 극장과 같고, 나의 존재는 아무도 없는 극장에 영사된 영상과 같다. 누가‘나’라는 영상을 보아줄 것인가?
그러나 시야를 스치는 익명의 게슈탈트는 모두 ‘김’이라 부를 수도 있으며, 나 역시 끝없이‘김’이 될 수 있다. 이제 차미혜는‘김’이라는 사람의 길을 따라간다. <김을 바라본다>는 기형도가 생을 마감한 파고다 극장에서 바다 극장까지의 여정을 담는다. 그는 “바다 앞에서 만나.”라는 목소리를 듣는다. 그는 불 꺼진 객석처럼 어두운 밤, 얼굴 없는 사람들이 내는 목소리, 누구라도 될 수 있는 그 목소리와 만나기로 한다. 그러나 익명의 독백은 이렇게 말한다.“그렇게 되었다.”“그렇게 되었다”는 말은 긍정과 부정, 과정과 결과, 있음과 없음, 그리고 죽음과 생의 경계 저편에서 부유한다.
바다 극장은“그렇게 되었다.”스크린에 비치는 환영을 만지러 왔던 수많은 사람들이 흔적만을 남기고 투명히 사라졌다. 그곳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만 심리적 존재를 상실하며 서 있다. 그럼에도 그곳을 부단히 현존하도록 만드는 한 사람이 있고, 극장의 시간을 모두 품은 그 사람은 아직도 그곳을 지속시키고 있다. “그렇게 되었다.”가 무엇으로도 채워질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텅 빈 말이자 꽉 찬 말이기 때문이다. 차미혜는 그렇게 텅 빈 극장 안에 꽉 찬 것들을 바라본다. 이는 폐허라는 낭만과 애도라는 전통적 감수성을 넘어, 사라져버렸다고 성급히 타자화된 규정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것은 단절되지 않고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시간의 현존을 확인하는 일이며, 현실과는 괴리된 또 다른 시간의 발견이다.
구나연 (미술사, 미술비평)
The Sea in the Island, Bada Theatre “so happened”
Any artist would be curious about the entire history that gives birth to the present rather than taking interest solely on the present when building a special relationship with a place. This takes the same context as the romantics who took interest in the traces of a long time disclosed in the ruins that they were witnessing. Hence that place, as an aged body depleted of words, presents to us the heavily wrinkled skin where memories unable to be verbalized are inscribed. And it seems that Mihye Cha had entered the skin that is Bada Theatre and carried on a long dialogue for a year or so. This dialogue started on “day that could not have existed” and composed the time of “the days that could not have existed”.
The name ‘Bada Theatre’ is special. Two captivating words with countless poetic metaphors, ‘bada’(sea) and the ‘theatre’ had lost their strength and are dying out in the rapid pace of the city. From an accidental coordinate, Mihye Cha anchored in the heart of the place. That place, so to speak, was an abandoned sea. Being abandoned indicates an ambiguous time such as before the absence or after the presence, and she was willing to dwell in this time. At this point, the title of the exhibition Full, Empty, Floating implies her experiences of Bada Theatre. Within this empty theatre existing as a physical place lies, like the full sea, the tension between the presence and the absence. And she floated inside the theatre, enabling the memories of it to be realized through the present experience.
A day that could not have existed
The poet enjoys the incomparable privilege of being able to be himself or someone else, as he chooses. Like those wandering souls who go looking for a body, he enters as he likes into each man's personality.
-From Baudelaire’s “Crowds”
A day that could not have existed is based on the decision to intertwine as many forms as possible with every part of the theatre space. In the performance that brings together as diverse genres as choreography, language, body, object, sound, music, and photography appears a character called ‘Manager Kim’ who actually managed the theatre for the last thirty years. Upon delivering briefly the history of the theatre, he takes off his shoes to change into a pair of sneakers, then steps down to the audience. Manager Kim is a character of metonymy representing the enormous space, the theatre, as well as its history, while playing a critical role connecting the artist and the theatre. Thus, his recollection up on stage, serving as a sort of map summoning the memories of Bada Theatre, becomes a mechanism that draws the audience, as it drew the artist, to the memories of that space.
Quotations and phrases recited by a character, such as some parts of the poem Chorus of Haeng-sook Kim “You are always the stage as long as we follow you,” and instinctive gestures or unrestricted movements consisting of sounds are utterances of the senses that each has distinctly drawn from their time of the theatre. These varied expressions come to be a reflexive drama of the space that includes the stage with the screen and the seats. The audiences deeply engage in the performance because they are in the Bada Theatre itself. As the audience of the past who had been absorbed into so many films projected onto the screen that faced the seats, the present audiences assimilate within the illusion of the theatre, as if bewitched by the clear sound knocking at the theatre wall, incomprehensive words coming from the projection room, and the movements of the characters that emerges from the seats.
Notably, at the end of the performance, a character slowly climbs up the stage from the seats puts on the shoes that Manager Kim has left behind and walks out. This implies that the memories of the theatre are transferring into a different form and relates to how the characters do not come out for the curtain call but are inside the projected images of the screen. It is uncertain whether the characters in the space of the theatre had, from the beginning, been illusions from the screen rushing out to the reality (if one could call that a reality), or if those assimilated with every part of the theatre had crept into the memories behind the screen. Bada Theatre’s existence is presented in such way, which detours around the objective world.
Mihye Cha lets the characters unravel their own relationship with the theatre from their respective experiences within the performance with no restrictions. Emotions of spontaneous expressions that dawn from a plan of its minimum state that involves arrangements of the stage and items, project a dialectic of an unstable world onto the theatre as it is. This kind of spontaneity untangles and brings together the intuition to the space of the theatre. It serves as a shaman that bestows values and pulse onto the traces of the countless anonymity that is embodied in Bada Theatre together with the mysteries of all coincidences that made possible Mihye Cha’s “A day that could not have existed.” The audience would engage with the time that the theatre carries while unknowingly, incorporating and testifying that it still exists. The theatre is a world where the inside and the outside is completely different. What happens in the dim Bada Theatre is mesmerizing as a mirage from reality. Yet, what they are captivated by is not a fantasy on a thin screen, but the circulation of existence proceeding within the body of an old theatre.
Full, Empty, Floating
“Look here, Ansell. I'm there - in the meadow - the cow's there. You're there… the cow's there. Do you agree so far?”
“Well?”
“Well, if you go, the cow stops. But if I go, the cow goes. Then what will happen if you stop and I go?”
Several voices cried out that this was quibbling.
-From E. M. Forster’s The Longest Journey
What would a movie shown at an empty theatre be like? Merleau-Ponty explains that it is me that ultimately makes a self-purposed object ‘exist’ an object that occupies a limited space and is unaware of itself. It is a rediscovery of the objects outside the world that we live in. The world that seems to exist without me, the world that seems to surround me and exist beyond me, actually exists due to my existence who is the pure witness . Manager Kim who opened the door previous to Mihye Cha’s confrontation with the inside of the theatre, is indeed this pure witness that makes the theatre exist in itself. The man who has voluntarily taken the role of sustaining the state of purposeless-ness and testifying its existence itself is right at the center of Bada Theatre.
In Bada, Mihye Cha’s video work, overlaps recollections of Manager Kim and the theatre’s present. The video sheds light on the theatre deprived of its position and function from the outer world; the daily life of Manager Kim and the clock put to a halt, empty theatre seats, worn down velvet sofa, and the iron gate of the cinema with its paint scratched off, etc. The title ‘Bada’, not Bada Theatre, shows that the place is at a state of tranquility like the surface of the sea that does not reveal its inside and a world like an island which is forgotten and sunk, yet still existing in the world. Notably through the perspective of the screen with no narrative and appendix, it is clear that the artist herself became a pure witness of the theatre like the Manager Kim. It wouldn’t be an overstatement to say that it is none other than from this point, this perspective on Bada, where Full, Empty, Floating departs from.
People who disappeared, the world that didn’t, or vice versa embodies and contemplates the overall ways of being of the theatre’s surrounding as well as Bada Theatre per se. Transitioning footages on the three screens each shed light on the interior and exterior of the theatre and the gestures of the characters breathing in it. There resides no particular narrative or direction among the footages but rather, the three scenes and sounds slip away continuously. Among the bent and fragmented time, each different from others, the three footages come across or collide with one another by chance. Mihye Cha’s method not to intervene or plan the work compactly and to focus on the contingency that occurs during the subject’s cycle refers to her attitude toward the unpredictable and uncontrollable world.
Notably, one is led to intuition, from these three videos, of a psychological basis that encompasses all objects that appear in it, namely a gaze from upon the screen. The world from the perspective of the artist, which is the subject of the videos, does not appear to us as a clear symbol at all. This breathtaking silence of the anonymity on the screen does not suggest a particular ‘this’ but rather, guides us to weave one’s own language by penetrating into our consciousness. Bada Theatre cannot present or see the whole, and what we are capable of doing is merely perceiving the object in the state of ceaseless fragmentation. Mihye Cha scatters even more of these limits of perception and refers to the presence of some lost world that constantly renews itself by the pieces of time and space.
And what works the strongest among the presence of the physical space and psychological elements is time. The time of the past which is like what’s already gone and unrecognizable memories continue with a single matter as its indicator. From this point, the inside of Bada Theatre is a bowl of enormous time. For Mihye Cha, objects from the inside of the theatre, or the site where the objects had been is a window through which one could look into the time of the theatre. She doesn’t stop at indicating an object with a single word, but puts it into a state of measurement such as ‘58cm in diameter’, ‘39cm in width,’ then calls it ‘voices’ or ‘an empty place.’ Clocks put to halt, unseated seats, and a board that disappeared all speak of the memories of the theatre while at the same time being the present of the theatre that has all been eroded.
For instance, 58cm in diameter, from an empty place shows a video of gestures feeling and expressing the theatre’s space beyond a wall that is punctured the exact size of the circle-shaped clock that in hung in the theatre. The characters that breath, dance, and touch every inch of Bada Theatre are substitutes that mediate the interaction between the live theatre and us through physical language of bodies which sympathize with time and space of the theatre and express it. They bring the viewers into the self-oblivion state of the dream beyond linear time or functional space. However, the empty space of ‘58cm in diameter’ does not unveil the entire screen. The time beyond the clock is witnessed only barely through the round edges and the distance from the present is sustained. This sense of distance is a form that demonstrates the relation between reality and illusion embodied by the space that is the theatre.
A theatre is absolutely a realistic and physical space, which is full of illusions. Once the lights go off in the theatre, all the faces of the audiences disappear. Even though everyone is looking at the same illusion projected on the screen, the audiences perceive different images while hearing the same sound due to the far distance which is out of reach. However, this does not only happen in the theatre. The exterior of us is full of this sense of distance which is adherent and indeterminable, the world is like a theatre placed infinitely, and my existence like a movie projected at an empty theatre. Who will be willing to watch the movie that is ‘me’?
Nonetheless, all anonymous gestalt that come in sight can be called ‘Kim’, and myself could also ceaselessly be ‘Kim’. Now Mihye Cha follows the path of this person called ‘Kim’. Gazing at Kim incorporates a journey from Pagoda Theatre where Gi Hyeongdo’s life has ended, to Bada Theatre. He listens to the voice saying “Let’s meet in front of Bada.” He decides to meet up with the somber night as the seats with its lights turned down, voices from the people without faces, and this voice that could be anybody. However, the anonymous narrator says the following. “It so happened.” That “It so happened.” floats beyond the boundaries of affirmation and denial, process and result, presence and absence, and death and life.
Bada Theatre “so happened.” Countless people that came to touch the illusions projected in the screen have vanished transparently, leaving only traces. That place exists physically while standing, bereaved of psychological existence. Nevertheless there is a person who steadily strives to make this place come into presence, and this man who embraces all the time of the theatre still keeps this place sustained. The reason “It so happened.” could be filled with anything, is because it is a set of words that is completely empty yet thoroughly full. Mihye Cha gazes upon these things that are absolutely full in this completely empty theatre. This is about raising a question, beyond romanticism of the ruins and the traditional sentiment of mourning, on the rules that have hastily become the other for reason of its disappearance. This is a work of identifying the presence of time that progresses confidentially without rupture, and a discovery of another time disparate from reality.
Nayeon Gu (Art history, Art Critic)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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