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2009-2010 첼시 컬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 MA 순수미술학과 졸업
2005-2007 런던 컬리지 오브 커뮤니케이션 BA 사진학과 졸업 (논문부문 1st Class)
1997-2002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시각디자인학과 졸업
개인전
2015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2” (공연), 박스씨어터, 문래예술공장, 서울, 한국
2014 "레일웨이 트래블러스 핸드북" (씨어터 프로젝트), 문화역서울 284 (구 서울역사) RTO, 서울, 한국
2013 "레일웨이 트래블러스 핸드북" (씨어터 프로젝트), 박스씨어터, 문래예술공장, 서울, 한국
2012 "Crossings", 16번지, 서울, 한국
2012 "PH Express", 퀸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베를린, 독일
2010 "미니마 메모리아", 스트릿 레벨, 글라스고, 영국
2009 "이페메라", 아이뮤 프로젝트, 런던, 영국
단체전
2015 “시크릿 시네마” (단체스크리닝), A4 스페이스, 알세르칼 애비뉴 현대미술 지구, 두바이, 아랍에미리트
2015 “아나: 잠시만 눈을 감아보세요”, 마라야 아트센터, 샤르자, 아랍에미리트
2015 “All the World’s Futures”, 56회 베니스비엔날레, 베니스, 이탈리아
2015 “필름 몽타주”, 코리아나 미술관, 서울, 한국
2014 "오작동 라이브러리",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한국
2013 "성장이면의 가치", 주영한국문화원, 런던, 영국
2012 "The Shade of Prosperity" (단체스크리닝), 리빙톤 플레이스, 런던
2012 "플레이타임" 중 "모래극장", 문화역서울 284, 서울, 한국
2012 "아트스펙트럼 2012", 리움 삼성미술관, 서울, 한국
2011 "Korean Eye: 에너지와 물질", 뮤지움 오브 아트 앤 디자인 (MAD), 뉴욕, 미국
2011 "What Had Happened", 두산갤러리, 서울, 한국
2011 "Fotografias", 뮤지움 오브 모던 아트 오브 리우 데 자네이루(MAM), 리우 데 자네이루, 브라질
2011 “Future Map Prize", 176/자블루도비치 콜렉션, 런던, 영국
2010 "Summer Exhibition 2010", 로얄 아카데미 오브 아트, 런던, 영국
2009 "Korean Eye 2009: Moon Generation", 사치갤러리, 런던, 영국
2009 "미술시네마: 감각의 몽타주"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서울, 한국
2008 "T.Error - Your Fear Is An External Object", Menupont Galeria, Mucsarnok (Kunsthalle) Budapest, 부다페스트, 헝가리
2008 "Lateral Thinkers - from the Mind to the Wall" in 다름슈타트 데이즈 오브 포토그라피2008, 마틸덴회흐, 다름슈타트, 독일
수상
2015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미술부문), 문화체육관광부, 한국
2010 퓨쳐 맵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 176/자블루도비치 콜렉션 & 런던예술대학교, 영국
2010 브리티쉬 인스티튜션 어워드, 로얄 아카데미 오브 아트, 영국
2010 UK Winner, “플래쉬 포워드- Emerging Photographers”, 마젠타 파운데이션, 캐나다
2010 블룸버그 뉴 컨템포러리즈 쇼트리스트, 영국
2008 포토 루시다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 2008 파이널리스트, 미국
2008 제30회 중앙미술대전 우수상, 한국
기금
2015 제 56회 베니스비엔날레 참여 지원기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
2015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 지원기금, 서울시립미술관, 한국
2014 문래예술공장 유망예술지원(MAP) 기금, 서울문화재단, 한국
2013 기획프로젝트 기금, 서울문화재단, 한국
2012 기획프로젝트 기금, 서울문화재단, 한국
2011 베타니엔스튜디오 레지던시 파견기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
2009-2010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기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
2008 NArT 젊은 예술가 기금, 서울문화재단, 한국
레지던시
2015.11-2016.6 파비옹 리서치 랩, 팔레 드 도쿄, Pavillon Neuflize OBC Research Lab, Palais de Tokyo, 파리, 프랑스
2012.11-2013.11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한국
2011.3-2012.3 퀸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Kunstlerhaus Bethanien, 베를린, 독일
2011.3 스페이스 스튜디오 레지던시, 알링톤 하우스 Space Studio Residency at Arlington House, 런던, 영국
2010.11-2011.2 파리국제예술공동체 Cite Internationale des Arts, 파리, 프랑스
Education
2009-2010M.A. Fine Art, 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 London, UK
2005-2007 B.A. (Honours) Photography, London College of Communication, London, UK (1st Class in Dissertation)
1997-2002 B.A. Visual Communication Design, Kookmin University, Seoul, Korea
Solo Exhibitions
2015Zepheth, Whale Oil from the Hanging Gardens to You, Shell 2 (Music Theater), Box Theater, Seoul Art Space Mullae, Seoul, Korea
2014The Railway Traveler’s Handbook (Theater Project), RTO Performance Hall, Culture Station Seoul 284, Seoul, Korea
2013The Railway Traveler’s Handbook (Theater Project), Box Theater, Seoul Art Space Mullae, Seoul, Korea
2012Crossings, 16 Bungee, Seoul, Korea
2012PH Express, Kunstlerhaus Bethanien, Berlin, Germany
2010Minima Memoria, Street Level, Glasgow, UK
and more.
Selected Group Exhibitions
2015Secret Cinema (Group Screening), A4 Space, Alserkal Avenue, Dubai, UAE
2015Ana: Please keep your eyes closed for a moment, Maraya Art Centre, Sharjah, United Arab Emirate
2015All the World's Futures, La Biennale di Venezia: 56th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Venice, Italy
2015Film Montage, Coreana Museum of Art, Seoul, Korea
2014Malfunction Library, Seoul Museum of Art, Seoul, Korea
2013The Hidden Cost of Prosperity, Korean Cultural Centre, London, UK
2012The Shade of Prosperity (Group Screening), Rivington Place, London, UK
2012Theater of Sand in Playtime, Culture Station Seoul 284, Seoul, Korea
2012Artspectrum 2012, Leeum, Samsung Museum of Art, Seoul, Korea
2011Korean Eye: Energy and Matter, Museum of Arts and Design (MAD), New York, US
2011What Had Happened, Doosan Gallery, Seoul, Korea
2011Fotografias , Museum of Modern Art of Rio de Janeiro(MAM), Brazil
2011Future Map Prize, 176/Zabludowicz Collection, London, UK
2010Summer Exhibition 2010, Royal Academy of Arts, London, UK
2009Korean Eye: Moon Generation, Saatchi Gallery, London, UK
2009The Cinematic-Montage, Seoul Museum of Art, Seoul, Korea
2008T.error: Your Fear Is an External Object, Menupont Galeria, Mucsarnok (Kunsthalle) Budapest, Budapest, Hungary
2008Lateral Thinkers - from the Mind to the Wall in Darmstadter Tage der Fotografie 2008, Mathildenhohe, Darmstadt, Germany
2007The Alchemy of Shadows, The 3rd LIPF 07 (Lianzhou International Photo Festival 2007), Lianzhou, China
Awards
2015Young Artist of the Year Award,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Korea
2010Finalist, Future Map Prize, 176/Zabludowicz Collection & University of the Arts London, London, UK
2010The British Institution Award, Royal Academy of Arts, UK
2010UK Winner, Flash Forward - Emerging Photographers 2010, Magenta Foundation, Canada
2010Shortlisted, Bloomberg New Contemporaries, UK
2008Finalist, Critical Mass 2008, Photo Lucida, US
20082nd Prize, 30th Joong-Ang Fine Arts Prize, Korea
Grants
2015Grant for a participation at La Biennale di Venezia: 56th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Arts Council Korea, Korea
2015SeMA Emerging Artist Grant, Seoul Museum of Art, Korea
2014MAP: Multidisciplinary Art Grant, Seoul Art Space Mullae,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Korea
2013Project Grant,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Korea
2012Project Grant,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Korea
2011Grant for a Residency at Kunstlerhaus Bethanien (Berlin), Arts Council Korea, Korea
2009-2010Young Art Frontier Grant, Arts Council Korea, Korea
2008NArt Grant,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Korea
Residencies
Nov 2015-June 2016Pavillon Neuflize OBC Research Lab, Palais de Tokyo, Paris, France
Nov 2012-Oct 2013SeMA NANJI Residency, Seoul, Korea (Run by Seoul Museum of Art)
Mar 2011-Mar 2012Kunstlerhaus Bethanien, Berlin, Germany (Supported by Arts Council Korea)
Mar 2011Space Studio Residency at Arlington House, London, UK (Supported by LG Fashion)
Nov 2010-Feb 2011Cite Internationale des Arts, Paris, France
소리(sound)와 목소리(voice)를 조율하는 여정
―김아영의 사운드 기반 설치, 퍼포먼스에 대하여
김해주
김아영 작가는 두 번째 학부 과정에서 사진을 전공한 이후 한동안 실제 발생한 사건을 사진을 이용하여 입체적 몽타주로 구현하는 작업을 했다. 그 이후에는 서구 열강이 주도한 근대의 물결을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보여주며 비평적으로 질문하는 일련의 작업 <어느 도시 이야기>, 등을 영상과 설치 중심으로 진행했다. 그러다 사운드와 퍼포먼스로 관심의 영역을 확장하게 된 것은 대략 2012년 가을부터이다. 이 시기는 작가가 유학과 해외 레지던스를 마치고 한국에 다시 정착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작품이 다루는 주제에서는 기존의 작업들과 관련되어 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사운드와 퍼포먼스는 특정한 기술과 장치들이 필요했다. 이 글은 지난 약 3년 동안 진행되어 온 김아영의 사운드 기반 설치와 퍼포먼스 작업 들에 대해 관객으로서 때로는 조력자로서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한 것이다. 2012년의 <트랜스 KMS 레일웨이>로부터 최근의<제페트> 3부작까지 대략 다섯 편의 작업을 대상으로 서술할 것이다. 개별 작업은 물론 독립된 완성형으로 존재하지만,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나의 완성된 작업은 새로운 질문을 파생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형태를 실험하고, 다듬어 가는 과정들을 연쇄시킨다. 매번 다른 시료를 투여하거나 변수를 달리 적용한 후 그에 따라 도출되는 변화들을 관찰하는 실험에 비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즉, 소리를 매개로 하는 작업 형식과 그것이 다루는 내용을 서로 저울질하며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기 위한 일련의 과정인 것이다.
1. <트랜스 KMS 레일웨이>(2012)
옛 서울역사를 사용하는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렸던 퍼포먼스 프로젝트 <플레이타임>의 일환으로 시도한 작업이다. 근대를 이끌어 갔던 여러 제도적, 물질적 기반들에 관심을 가졌던 작가가 철도에 시선을 돌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작가는 분단 이전에 옛 서울역이 분단 이전의 반도의 끝과 대륙을 연결하는 통로에 있었던 사실을 상기한다. 작가는 전시가 제안한 ‘퍼포먼스’라는 조건과 관련하여 철도를 근대의 지리와 시간 개념을 변화시킨 사료로 고정하여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관객이 기차 안에 몸을 실은 것과 같은 경험적인 차원으로 구현했다. 이 기차는 오늘날 분단의 상황이 없었다는 가정하에 시베리아를 향하는 여행의 경험을 상상해 볼 수 있게 한다. 옛 서울역의 일부 공간을 어두운 박스로 만들고 네 개의 스피커를 설치하여 정교하게 사전에 조율된 사운드를 입혔다. 소리의 재료는 20세기 초의 신문기사, 소설, 광고 등에서 옛 서울역의 모습을 설명한 것과만주로 가는 기차 노선의 차내 방송을 상상한 것, 그리고 기차 소리를 비롯한 풍경의 재현 등이었다. 이것은 초원과 얼음밭을 관통하는 횡적 여행이자 한 세기를 뛰어넘는 종적인 시간여행이기도 하다. 상상적인 것을 재현한 것이라 해도 소리는 시각적 재현보다 더욱 직접적인 체험으로 다가왔다. 실제적 감각의 경험으로서 소리의 사용, 이것이 퍼포먼스와 그간의 리서치와의 접점에서 작가가 찾은 매체였다. 이 작업을 비롯하여 대부분 김아영의 작업 대부분은 리서치의 대상이 되는 주제의 시간 축이 깊고 지리적 범위가 넓다. 이렇게 운동장을 넓게 설정한 만큼 그 내부에서 해 볼 수 있는 것들도 많고, 다듬고 조율해야 할 구체적인 형식과 내용들도 무척 많다. 이것이 작가가 근대라는 주제와 사운드라는 질료를 가지고 짧은 시간 내에 연속적인 작업들을 생산해 낸 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2. <레일웨이 트래블러스 핸드북>(2013)
사운드 설치 형태이자 퍼포먼스인 이 작업은 <트랜스 KMS 레일웨이>를 확장한 것으로 이듬해 가을 문래예술공장 박스시어터에서, 그리고 그 이듬해 3월 문화역서울 284의 극장 RTO에서 구현되었다. 여기서는 한국 근대의 철도 상황에 한정 짓지 않고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의 철도에 얽힌 다양한 신문 사료와 광고 등에서 19세기 말~20세기 초까지의 철도에 얽힌 다양한 텍스트를 추출하여 성우의 목소리로 녹음했으며, 이를 당시의 상황을 연상하게 하는 여러 소리들과 함께 편집, 구성하였다. 리서치의 영역을 넓힌 것 외에도 이 작업은 본격적으로 극장의 블랙박스를 활용하였고 따라서 조명을 작업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것이 이전 작업과 크게 달랐다. 앞서 <트랜스 KMS 레일웨이>가 설치된 공간이 블랙박스 형태를 띠고 있지만 조명을 걸 수 있는 설비가 되어 있지 않은 전시장 내의 설치였다면 극장은 특별한 관람 환경과 장치를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28분이라는 정해진 시간 동안 한정된 관객들이 공연을 보듯이 관람하는 것이었고, 소리와 조명을 통해서 보다 공감각적인 경험을 얻게 되었다. 이것은 앞서 작업에서 실행되지 못했던 어떤 장치적 실험을 해결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트랜스 KMS 레일웨이>에서 애초에 공간에 창문을 두어 그 창을 통해 소리에 따라 외부의 빛이 변화하는 과정을 구현하기를 원했으나 여러가지 조건들에 의해 무산된 상황이었다. <레일웨이 트래블러스 핸드북>에서 극장 조명의 사용은 소리에 빛을 연동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조명의 포커스를 받아야 할 배우도 등장하지 않고, 정해진 무대 공간도 없이 관객들이 여섯 대의 스피커 앞에 동그랗게 둘러앉아 있는 상황에서 조명을 통한 빛의 연출은 서사의 전환을 따라가는 장치이기도 했지만 터널 속에서 점멸하듯 지나가는 가로등이나, 밤 기차의 차창을 사선으로 타고 지나가는 눈보라와 같은 회화적인 공간 상태를 구현해 주었다. 섬세하게 구성된 빛의 변화와 잘 조율된 소리들이 만들어 내는 효과를 통해 비물질적 질료를 다루는 작가의 기술이 더욱 성숙해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작업이었다.
3.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 1>(2014)
이러한 시도에 이어 만들어진 것이 최근의 <제페트> 연작이다. 여기서 작가는 철도를 잠시 떠나 석유 자본의 이동과 1970~1980년대 중동 특수라는 새로운 리서치를 접목한다. 이전 작업과 동일하게 한국과 그 너머의 세계(여기서는 중동 산유국, 특히 쿠웨이트가 주요 무대가 된다.)를 횡단하고 시대적으로는 1920년대에서 2010년대까지 근 한 세기의 시간을 직조했다. 이 주제는 소리에 대해 전작과는 다른 접근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철도만 해도 그것이 가져오는 강한 물질감과 연상 가능한 사운드스케이프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분절된 텍스트와 소리 들을 조합할 수 있었다고 한다면, 말 그대로 무음의 물질인 ‘석유’의 경우, 어떤 소리를 중심축으로 내세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된다. 여기서 작가는 음악극이라는 대담한 시도에 도전했다. 환경적으로 사운드를 구축하는 대신 텍스트를 소리 환경을 구축하는 질료로 삼기 위해 직접 노래의 가사인 리브레토를 만들고 현대음악 작곡가에 곡을 의뢰하여 합창곡을 만들었다. 텍스트 재료들은 더 많아졌고, 음의 구조는 더 복잡해졌으며, 분산과 재배치가 기본적인 로직이 되었다. 리브레토를 쓰는 데는 단어의 길이, 모음과 자음의 특징, 문장의 리듬과 강세의 위치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이를 쓸 때 일반적 드라마보다 단순한 구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원래의 이야기보다 간결해지고 또한 과도한 서정성을 중화시켜주기도 한다. 이 작업은 또한 고대 그리스 연극의 두 가지 장치를 빌려 온다. 하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즉 기계 장치의 신이고 다른 하나는 코러스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그리스 연극에서 기계 장치의 신은 해결사이다. 도저히 풀어낼 수 없을 것 같은 극적 갈등을 마무리하는 구조의 손길이기도 하고, 종교극에서 실제 신을 재현하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극장의 뒤편이 신전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기중기 형태의 장치는 신의 강림, 초월적 힘을 경외하게 하는 효과를 주었을지도 모르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이야기의 결말은 어디까지나 이야기 그 자체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비판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김아영의 작업에서 기계 장치의 신은 사실 해결사라기보다는 사건을 한 번 더 꼬아 버리는 못말리는 작자다. 과정은 이렇다. 작가는 리서치를 바탕으로 분절된 서사지만 비교적 해독 가능한 언어로 구성된 리브레토A를 작성한다. 그리고 리브레토 A를 작성하는 데 사용된 리서치의 데이터 즉, 동일한 언어 질료를 특별히 제작한 알고리듬을 갖춘 컴퓨터 프로그램에 집어 넣어 리브레토B를 만든다. 전자가 논리적인 구조를 따른다면 후자는 기계 조작의 결과라기보다 엄밀히 말하면 우연의 산물이다. 작가는 이 두 개의 리브레토, 그리고 이에 맞물리는 작곡가의 음악이 도출된 과정을 일종의 도표로 만들어 전시장 벽에 부착하고 이 둘을 병치하여 합창곡 형태의 사운드 설치를 구성했다. 마치 부조리 연극 같은 작업의 제목도 기계 장치의 신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 같은 시도는 작업이 처음 소개된 서울시립미술관의 <오작동 라이브러리>라는 전시의 맥락과 맞닿아 있다. 오늘날의 지식과 정보의 생산 과정에 주목한 이 전시는 예술을 하나의 대안적 지식 생산의 영역으로 상정하고 있다. 기계가 써 내려간 리브레토B는 일종의 오작동을 드러내지만, 이를 통해 작가의 의도나 취사 선택을 벗어난 자율적인 텍스트를 생성하기도 한다. 일견 이 혼돈의 말 더미는 말의 불가능성, 표현의 불가능성을 연상시킨다. 한 세기에 걸친 긴 시간을 관통하면서 어쩔 수 없이 꼬여 버린 근대의 문제들과 어쩐지 닮아 있다는 인상이다. 그러나 그보다 명백한 것은 기계 장치를 통해 건져 올린 몇 가지 말들이 결국 시의 언어로 변하고, 시의 빈 공간들은 이해의 영역과는 다른 감각에 대한 집중을 높인다는 점이다. 우리가 오페라나 전통 가곡에서 가사의 뜻을 한 번에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시의 텍스트는 서사에 매여 있지 않고 소리를 포괄하는 환경을 구성한다. 일상 대화에서 의미의 요소로 사용되는 단어, 문장 들이 노래에서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종사하지 않는다. 이 작업이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텍스트의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 텍스트가 즉각적인 언어 전달을 목적으로 구현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특정 음소와 단어가 노래로 변환되는 과정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이 작업의 미적 장치로 사용했다. 이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세계의 환경과 상태에 가까이 접근하게 해 주고, 작가가 찾아낸 방대한 역사적 자료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역사 쓰기를 가능하게 하는 숨구멍이 되었을 것이다.
4.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 2>(2015)
사전에 녹음된 목소리들을 사용했던 전작과 비교해 이 작업은 실제 배우들이 등장해서 텍스트를 읽거나 연기를 하고 코러스가 실제로 노래한 것을 포함한 본격적인 라이브 퍼포먼스였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출연한 전문 연극배우들은 각각 세 인물을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 ‘킴’은 1979년 2차 석유파동 직후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되어 일했던 한국인 엔지니어로 작가의 아버지의 경험을 투영하고 있는 인물이다. ‘바이올렛 딕슨’은 영국의 정치주재원으로 부임한 남편 해롤드 딕슨을 따라 1929년부터 60년간 쿠웨이트에서 지낸 영국 여성으로 1979년에 『쿠웨이트에서의 40년 Forty Years in Kuwait』이라는 책을 펴냈고, 이 책 속에 회고된 내용이 그녀 대사의 바탕이 되었다. ‘오원철’은 1970년대 박정희 정권에서 석유 탐사를 주도했던 경제부 수석으로 한국에서 당시 일어났던 석유 붐과 그에 따른 해프닝을 설명해 주는 인물이다. 각기 다른 시대의 세 인물은 개별적인 서사의 줄기들을 가지고 있지만 공연 안에서는 서로의 시대의 구분 없이 장면 안에서 섞여 있다. 킴의 대사 다음에 바이올렛 딕슨의 독백이 이어지는 식이다. 때로는 부수적인 여러 인물들의 목소리를 이들이 동시에 전달하기도 한다. 배우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교차하여 쿠웨이트에서의 에어컨 광고, 쿠웨이트가 유전을 개발하기 이전에 천연진주 채굴로 유명했던 일과 1990년대 걸프전의 발발과 관련된 포성 등 다양한 시대를 넘나드는 조각조각의 배경을 묘사하는 레코딩이 들리고 여기에 다시 분절된 리브레토를 바탕으로 작곡된 코러스의 노래가 넘나든다. 이 작업에서 코러스는 배우인 동시에 관객인 이중적 위치를 더 명확히 드러냈다. 때로 극 중 인물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 인물들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모든 것을 조망하거나 서술하기도 하고, 바닷속이나 전쟁의 포화를 음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제페트 1>에서 두 리브레토의 병치를 통해 논리와 우연이 교차한다면, 이 작업은 녹음된 소리와 실제의 소리가 병치되고 코러스의 음성을 통해 전달되는 분절적인 텍스트와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는 서사적 텍스트가 서로 부딪히고 교차하게 된다. 또한 실제 사운드로만 설치했을 때와 달리 실제 배우가 무대에서 장면을 구현했을 때 증폭되는 감정의 밀도에 대해서 비교해 볼 수 있는 작업이었다. 기존의 작업들에서 순차적으로 시도했던 사운드, 텍스트, 음악, 조명 모두가 총체적으로 동원되었다고 할 수 있다.
5.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 3>(2015)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작업은 보이는 형식상 <제페트1>과 유사하지만 텍스트의 내용과 음악의 구성은 <제페트2>를 수정 보완했다. 킴, 오원철, 바이올렛 딕슨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중심 서사가 줄어들고 여러 이야기의 재료들이 수평적으로 등장했다 사라진다. 이를테면 중동으로 일을 하러 떠났던 '킴'의 이야기와 쿠웨이트 진주 채집 잠수부들의 이야기는 오일머니를 좇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쿠웨이트로 떠나던 한국인 고등 학생의 편지, 그리고 다리가 절단되었지만 진주 채집 잠수부가 되고 싶어하는 1920년대의 쿠웨이트의 십대 소년 아리의 목소리로 연결된다. 목소리들이 서로 겹쳐지는 것도 눈에 띈다.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 남자와 어린이의 중첩된 목소리는 소리의 질감을 풍부하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지만, 서로 시대는 달라도 상흔은 모양을 달리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들이 내용과 형식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형식의 전개에서 보자면 다양한 분야에서 적절한 협업자들을 찾아 함께 작업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 것이 유효했다. 사운드 설치를 시작할 때는 작곡가이자 사운드 엔지니어인 임대웅 (Daewoong Lim)과, 조명이 개입하기 시작할 때는 연극 연출가이자 조명 디자이너인 민새롬(Sae-rom Min), 그리고 음악극을 시도할 때는 현대음악 작곡가 김희라(Heera Kim)와 함께했다. 이 같은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의 집중적인 작업을 통해 작가는 장르별로 달라지는 접근법과 변수들에 대해 이해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작업 전반적으로는 기술이나 장치보다 어떤 목소리를 포착하고 이를 어떤 다른 목소리(노래 또는 대사)로 전환하여 들려줄까에 집중하는 것이 눈에 띈다. 작가가 찾은 소리라는 질료는 역사 속에서 숨겨졌던 인물들이 노래를 통해, 배우를 통해 일시적으로 수면 위에 떠오르게 한다. 작업이 일종의 대안적 역사 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는 어떤 목소리를 되살릴 것인가를 선택하는 윤리적 선택과 어떻게 들려줄 것인가 하는 미학적 선택이 교차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같은 변화를 볼 때 작가가 이미 문서화된, 공식화된 역사뿐 아니라 숨겨진 자료들 즉, 기억과 증언들을 더 찾아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기계 장치와 로직을 통해서 편평한 세계 안에 구현되었던 소리들이 이제 조금 더 말랑하게 살아 있는 질감의 목소리들로 소개될 수 있을 것 같다. <제페트>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가 중동에서 10년간 건설 엔지니어로 일하셨던 작가 본인의 아버지에서 출발했다는 개인 경험과 연결된 측면에서 다른 목소리에 대한 기대는 더 높아진다. 작가와 나의 또래 1970, 1980년대생들의 상당수는 아버지가 부재했던 어린 시절을 가졌던 공통 경험이 있다. 한 번도 실제로 본 적 없는 사막의 풍경을 아버지와 연상하며 보낸 그들 유년의 삶과, 실제 모래 바람을 맞으며 중동에 살았던 아버지들의 삶, 그리고 그렇게 해외에 노동력을 파견하면서 일구고자 했던 경제성장이 지금 어떤 삶의 모습들을 가져왔는지…… 아직 들어 보지 못한 이야기들이 저 모래 언덕 아래 많이 남아 있다.
김해주
큐레이터. <안무사회>(2015), <결정적 순간들>(2014), (2014), (2013), <모래극장>(2012) 등의 전시를 기획했다.
A Journey Coordinating Sound and Voice
- On the sound-based installations and performances of Ayoung Kim
After majoring in photography during her second college education, artist Ayoung Kim went through a period in which her work was an attempt to embody actual incidents through three-dimensional montages using photography. Later, she shifted to working mainly in the areas of video and installation, with works such as Tales of a City and PH Express, which critically questioned the waves of modernization driven by the Western powers. Her scope of interest extended to sound and performance sometime around the fall of 2012, when she was resettling in Korea after completing her studies and an artist-in-residence program abroad. While the themes of her new works were connected to her previous works, the shift to sound and performance required her to adopt specific technologies and devices. This text is a summary of what I have observed and felt concerning Kim’s sound-based installations and performances during the past three years, as a viewer and sometimes as a contributor.
I will be writing about five different projects, from Trans-KMS Railway of 2012 to the recent Zepheth trilogy. Though each work exists as an independent, complete work, at the same time, all of her works are closely connected to one another. A completed work generates new questions, according to which new forms are attempted and refined. It may be compared to an experiment in which different specimens are introduced or different variables are applied to observe the resulting changes in the outcomes. That is to say, the work is a process of searching for the right balance between the form of the work, which uses sound, and the contents of the theme it deals with.
1. Trans-KMS Railway (2012)
This work was part of the performance project Playtime, which was held at Culture Station Seoul 284, housed in the old Seoul train station building. Perhaps it was natural that the artist, being interested in the various institutional and material foundations that led to modern times, would turn her eyes to the railway. She remembered that the old Seoul Station in pre-divided Korea had been situated on a passage connecting the end of the peninsula with the continent. In terms of the condition of “performance” presented by the exhibition, the artist did not organize the idea of “railway” as a fixed historical material, demonstrating the transformation of the concepts of geography and time in the modern age, but rather embodied it in an experiential dimension, as if the spectator were actually riding in the train. Under the assumption that the division between the two Koreas did not take place, this train enables us to imagine the experience of travelling to Siberia. Part of the space in the old Seoul Station was made into a dark box, and four speakers were installed, through which a carefully pre-tuned audio track was played. The materials of the sound included explanations of what the old Seoul Station used to look like, from news articles, novels and advertisements of the early 20th century, imagined broadcasts inside the train bound for Manchuria, and a representation of the sounds of the train against the landscape.
This is not only a horizontal journey penetrating grasslands and ice fields, but is also vertical time travel transcending a century. Though it was a representation of the imaginary, the sound came to me as a more direct experience than the visual representation. The use of sound as an experience of actual sense―this was the medium Ayoung Kim had discovered at the contact point between performance and her previous research. Including this work, the majority of Kim’s works have deep time axes with regard to the subjects, and vast geographic scope. With such a wide playground established, there are many things that can be done within it, and numerous specific forms and contents that must be trimmed and coordinated. This is, no doubt, the artist’s renewable resource, with which she continuously produces works in a short span of time using the theme of modernity and the material of sound.
2. The Railway Traveler’s Handbook (2013)
This sound installation and performance work was an extension of Trans-KMS Railway. It was realized in the fall of the following year at the Box Theater in Seoul Art Space Mullae, and again in March of the year after that at RTO Performance Hall in Culture Station Seoul 284. In her work, the artist went beyond the situation of the railroad in modern Korea, introducing texts extracted from various newspaper articles and advertisements concerning the railway from the late 19th to the early 20th century, which were recorded by voice actors to be edited and composed together with many other sounds associated with the situations of the times. Besides broadening the scope of research, one of the significant changes was that the work made full use of the theater’s black box, and therefore actively introduced lighting. While the space for the previously-mentioned Trans-KMS Railway was a black box in a gallery without the facilities required for special lighting, the theater provided an environment in which a special setting and devices for viewers could be attempted. For the given duration of 28 minutes, a limited number of spectators could view the work as if they were watching a performance, and were able to enjoy a more all-encompassing experience through the sound and the light.
This was also a process of resolving certain mechanical experiments that could not be realized in the earlier version of the work. In Trans-KMS Railway, the artist initially wanted to make windows in the space and realize a process through which the light coming through the windows would change according to the sounds; this was not possible, however, due to various conditions. The lighting system at the theater where Railway Traveler’s Handbook was exhibited provided an opportunity to link light to the sound. Without any actor to receive the focus of the spotlight, or any particular stage, in a situation where spectators were sitting in a circle before six speakers, the orchestration of light through the stage lighting system was a device that followed the transition of the narrative, but at the same time, it also realized states of painterly spaces, such as lights blinking as if the train was going through a tunnel, and a snowstorm drifting diagonally past the windows of the night train. Through the changes in the elaborately composed lights, and the effects made by the well-coordinated sounds, I could recognize the deepened maturity of the artist’s technique in dealing with non-material substances.
3. Zepheth, Whale Oil from the Hanging Gardens to You, Shell 1 (2014)
Following these attempts came the recent “Zepheth” series. Here, the artist temporarily departs from the railway, and grafts on to her work new research involving the flow of oil capital and the Middle East construction boom in the 1970s and 80s. Like her previous projects, this work traverses Korea and the world beyond (in this case, the oil-producing states, particularly Kuwait, are the main stage), and weaves together almost an entire century of research from the 1920s to the 2010s. The theme required an approach to sound that was different from the previous work. With the railway, there was a strong sense of the material it evoked and a soundscape that was easy to imagine, based on which segments of text and sounds could be combined.
“Petroleum,” which is a silent substance, brings forth the crucial issue of what sound to present as the main axis. Here, the artist took on the bold challenge of attempting a music theatre. Instead of building environmental sound, she wrote libretti in order to use the text as material to construct the sound environment, and commissioned a contemporary composer to write music and choral parts. As the text she was working with increased, the structure of the notes became more complex, while dispersion and rearrangement served as the basic logic. To write a libretto, one needs an understanding of word lengths, characteristics of consonants and vowels, rhythms and positions of accents in sentences. As it needed to be made into a structure that was simpler than a typical stage play, the narrative becomes more concise than the actual story, and excessive lyricism is often neutralized in the process. The work borrows two devices from ancient Greek theater. One is “deus ex machina,” i.e., the god in the machine, and the other is the chorus. It is well known that in Greek theater, the god in the machine is a problem solver. He is the helping hand of rescue, ending dramatic conflicts that seem unsolvable, and sometimes actually represents god in religious plays. Considering that behind the ancient Greek theater stage was the temple, perhaps this crane-shaped device gave the effect of dreading the advent of god, or his transcendental power; however, in Poetics, Aristotle criticizes this dramatic technique for its arbitrary nature, saying “The conclusion of a story must take place inside the story itself.”
In this work, the god in the machine is actually not the troubleshooter, but an incorrigible character who gives another twist to the event. The process the artist followed was this: Based on her research, the artist writes libretto A, composed of segmented narratives but still in decipherable language. Then she inputs the research data used for libretto A, that is, the identical language material, into a computer program with a specially designed algorithm in order to make libretto B. While the former follows a logical structure, the latter, though it would seem the result of mechanical manipulation, is precisely a product of chance. The artist made a sort of diagram, showing the process through which the two libretti and the composer’s music matching them were generated, and attached it on the wall of the exhibition space. The two pieces were juxtaposed, accompanied by a sound installation in the form of choral music. The title, which recalls the theater of the absurd, was also created by the god in the machine. This was a good match for the context of the exhibition in which the work was first shown, which was titled Malfunction Library (2014), at the Seoul Museum of Art.
This exhibition, which focused on today’s phenomenon of knowledge and information manufacturing, “defined the domain of art as a(n alternative) domain of knowledge production, or a domain of knowing.” Libretto B, written by the machine, reveals certain malfunctions, but also produces autonomous text that has escaped from the intention or selection of the artist. At first glance, this chaotic heap of words can be associated with the impossibility of words or expression. The impression given is that it is similar to the issues faced in modern times, which inevitably have become tangled up over the long period of a century. What is clearer, however, is that the several words picked up by the mechanical device are ultimately transformed into poetic language, and the empty spaces of the poems increase the level of concentration on senses other than the domain of comprehension. As we are unable to immediately understand the meanings of the lyrics in operas or traditional songs, the text of the poems is not confined to the narratives, but constitutes a comprehensive environment that includes the sound. Words and sentences, which are used as elements of meaning in daily conversation, do not serve the purpose of clarifying the contents in these songs.
If this work feels rather difficult, it is not because of the contents of the text, but because the text is not embodied for the purpose of immediate language communication. Through the work, the artist used her interest in the process of specific phonemes and words being transformed into a song as an aesthetic device. This enables spectators to approach an environment and a state of the world that cannot be expressed through words, and serves as an escape path that enables the artist to write her own creative history amidst the massive historical material she has found.
4. Zepheth, Whale Oil from the Hanging Gardens to You, Shell 2 (2015)
Compared to the previous work, which used pre-recorded voices, the most significant difference in this work was that it was a live performance in the true sense, in which real actors appeared to read text and act out scenes, and the chorus actually sang on stage. The drama was led by three main figures, each played by a professional actor. “Kim” is a Korean engineer who was sent to work in Kuwait and Saudi Arabia immediately after the second oil crisis in 1979, and is a figure portraying the actual experience of the artist’s father. “Violet Dickson” is a British woman who accompanied her husband―a political agent of the British government―in Kuwait from 1929 for 60 years, and who wrote the book Forty Years in Kuwait. Her lines are based on her recollections in the book. “Oh, Won-Chol” was the Head of the Department of Economy during the Park, Chung-hee regime in the 1970s, and led oil explorations at the time. He is a character who explains the oil boom and subsequent events. The three characters, each from a different era, have individual narrative stems, but are mixed in the scenes of the performance without their era being distinguished. For example, Violet Dickson’s monologue comes right after Kim’s lines. Sometimes they communicate the voices of various other people simultaneously. Intersecting with the vivid voices of the actors are recorded sounds describing fragmented backgrounds that traverse diverse time periods, such as an air conditioner advertisement in Kuwait, the story about Kuwait having been famous for its natural pearls prior to development of the oil wells, and the sounds of gunfire associated with the outbreak of the Gulf War. On top of this, the chorus, composed from the segmented libretto, can be heard off and on. In this work, the chorus clearly reveals its dual position as both actor and spectator. Sometimes its members are characters within the play, but at other times they maintain a distance from the characters as they observe or narrate, or express with their voices under the sea or amid the gunfire of war.
While logic and coincidence intersect through the juxtaposition of two libretti in “Shell 1,” in this work, recorded sounds and actual sounds are juxtaposed; the segmented text, communicated through the choral voices, and the narrative text, communicated through the actors’ voices, collide and intersect with one another. Moreover, in contrast to an installation using only actual sound, the amplification of emotional density that takes place when the real actor performs the scene on stage is outstanding. It can be said that the sound, text, music and lighting, attempted consecutively in previous works, were all mobilized at once in this work.
5. Zepheth, Whale Oil from the Hanging Gardens to You, Shell 3 (2015)
The third work of this series seems similar to “Shell 1” in its visible form, but is a modification of “Shell 2” in terms of content and music composition. The main narrative, led by Kim, Oh, Won-Chol and Violet Dickson, is reduced, as materials for various stories emerge and disappear at a horizontal level. For example, the story of Kim, who goes to work in the Middle East, and the story of Kuwaiti divers searching for pearls are linked to a letter written by a Korean high school student who is leaving for Kuwait in pursuit of oil money after graduation, and to the voice of Arry, a teenage boy of the 1920s in Kuwait who wants to become a pearl diver despite his amputated leg. Also noteworthy is the overlapping of the voices. The overlapping voices of men and women, adults and children, are devices that make the sound texture more abundant, but also make us think about how scars repeat, occurring in different forms in different eras.
If we understand the series of works above as a process of achieving a balance between content and form, with regard to the development of form, it has been effective, in that the artist began to find appropriate collaborators from diverse fields to contribute to her projects. She worked with composer and sound engineer Dae-Woong Im when she began her sound installations; with theatre director and lighting designer Sae-rom Min when introducing special lighting; and with contemporary composer Heera Kim when attempting to work in the musical theater genre. Through intensive work with specialists in each field, Ayoung Kim was able to understand and coordinate the different approaches and variables according to each genre.
In general, however, throughout her body of work we notice that the artist focuses on which voices to capture, and what other voices (song or speech) to use as a means of transformation and communication. The material called sound, discovered by the artist, temporarily brings figures that have been hidden in history up to the surface, through songs and through actors. The work is a sort of alternative history writing. Here, the moral choice of which voice to revive, and the aesthetic choice of how to represent it intersect. Personally, when I see such change, I have the expectation that the artist will find not only already documented official history, but also hidden materials - that is, memories and testimonies. Now the sounds, once embodied in a flat world through mechanical devices and logic, can be introduced as sounds that are alive, with a softer texture. Expectations for another voice become higher as I consider the connection between the personal experience of the artist and her father, who worked for 10 years as a construction engineer in the Middle East, and the theme penetrating the Zepheth series.
A majority of those born in Korea in the 1970s and 80s, such as the artist and myself, share the common experience of a father’s absence during childhood. Plenty of stories we have not yet heard remain under the faraway sand dunes, such as the childhood lives spent imagining the desert landscape in association with our fathers, the lives of the fathers who lived in the Middle East and were battered by actual sandstorms, and the kind of life that has been brought to us here in Korea today thanks to the economic growth achieved through the efforts of the workers dispatched overseas. (2015)
Haeju Kim
Haeju Kim is a curator who is based in Seoul. Exhibitions that she has curated include Society of Choreography (2015), The decisive moment (2014), Once is not enough (2014), Memorial Park (2013) and Theater of Sand (2012).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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