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2012 인천가톨릭대학교 일반대학원 도시환경조각과 수료
2010 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환경조각과
개인전
2014 자연사박물관,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 1가 72-10 공장, 서울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13 Laputa (EMU), 서울
2012 evolution of Urban(seed), 수원
2011 Creature (venster galerie), 앤트워프, 벨기에
2010 Life Blooming (AG GALLERY), 서울
그룹전
2014 대화,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INFINITY , Spaece K , 코오롱, 과천
BIO-DIGITAL CITY art & architecture, (서울시민청) , 서울
2013 Life is beautiful, KAIST KI 빌딩, 대전
I love seoul (북서울시립미술관, 서울
peace art prject, tri bowl, 인천
summer vacance, 인천신세계갤러리, 인천
오래된 미래도시, 대한민국 박물관, 서울
visit museum to play, 광주신세계갤러리, 광주
창원아시아미술제, 성산아트홀l, 창원
2012 Action and Reaction, 키미아트갤러리, 서울
2011 Incheon Young Artist. relayart Project, 갤러리 해시, 인천
약이 되는 약이야기, AG GALLERY, 서울
SUR LE RING, Espaces des arts sans frontieres, 파리, 프랑스
summer diary, 인천신세계갤러리, 인천
프로젝트
2014 LES INVITES, 빌레르반, 프랑스
2013 peace art prject, 인천
2012 Sukgol-ro squat CommunIty, 인천 숙골로 재개발 지역, 인천
Paradise garden, 주안미디어축제, 인천
2011 VOGUE, Fashion and art, VOGUE
레지던시
2014 Frappaz Centre National des arts de la rue, 빌레르반, 프랑스
2011 Espaces des arts sans frontieres, 파리, 프랑스
기생충이 본 자연사박물관
난 회충이다. 나이는 세 살이지만, 회충의 수명이 1년 반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으로 오래 산 편이다. 그보다 더 신기한 것은 내가 지금 있는 곳이 한 기생충박사의 뱃속이라는 점이다. 신기하지 않은가? 다른 이의 기생충을 없애주는 기생충박사의 몸 속에 기생충이 산다는 것이.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게 이런 경우일 것이다. 오래 사는 것 이외에 내게는 또 다른 능력이 있는데, 그건 숙주인 기생충박사가 보는 것을 나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생충박사의 신경에 내 감각기를 연결시킨 결과인데, 그랬더니 단순히 보는 것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소리도 다 들을 수 있는 슈퍼 기생충이 돼버렸다. 그 덕분에 심심할 틈은 없지만, 슬픈 사실을 알게 됐다. 사람들이 기생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사람 몸에 들어가면 숙주를 그대로 죽여버리는 에볼라바이러스의 예에서 보듯, 바이러스나 세균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괴롭히려고 한다. 반면 나를 비롯한 기생충들은 정말 온순하고 착해서, 심지어 숙주가 기생충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일이 다반사다. 남들 기생충검사를 해주는 이 박사 역시 자기 몸에 내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우리를 싫어하는 것을 이해하긴 어렵다. 그저 숙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최근 기생충박사가 미술전시관에 간 적이 있다. 예술과는 담을 쌓은 줄 알았는데 뜻밖이었다. 이 참에 문화적 소양이나 좀 쌓을까 하다가, 깜짝 놀라버렸다. 그가 간 곳은 자연사박물관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벌레 모형을 전시해 놓은 곳이었으니까. 역시 사람은 자기 전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싶었다. 그렇긴 해도 비닐로 만들어진 벌레들이 전시관을 온통 장악하고 있는 광경은 무척 흥미로웠다. 작품들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이 비닐벌레와 함께 셀카를 찍는 것을 보니 이런 전시가 계속된다면 기생충에 대한 편견이 없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됐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 보면 저 벌레들은 나와는 많이 다르다. 잘 갖춰진 다리가 있고, 눈과 더불어 더듬이도 있다. 기생충으로 변하기 전 우리 조상들도 그렇게 생겼었다고 들었다. 원래 긴 다리를 이용해 평원을 달리던 조상들은 점점 커지는 식량난 때문에 위기에 빠졌고, 그 중 일부가 다른 생물체에게 들어가 거기 적응하고 살게 됐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기생에 꼭 필요한 소화기관과 생식기관만을 남긴 채 지금과 같은 삶을 영위하고 있는 중이다. 독립적이지만 힘든 삶과 식량 걱정은 없지만 자유를 잃어버린 삶, 둘 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전시장에서 조상들의 웅장한 옛 모습을 보니 불현듯 그때로 돌아가고픈 마음도 생긴다.
문득 궁금해졌다. 작가는 왜 비닐을 가지고 저런 벌레들을 만들었을까? 어쩌면 작가는 저런 벌레들이 창궐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나타나기 전, 환경오염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았던 태고적 시절 말이다. 인간에게 빌붙고 있긴 하지만, 사실 나도 인간이 썩 좋은 건 아니다. 충분히 가졌으면서 그것도 모자라 남의 것을 뺏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는 게 그들 종의 특성, 그런 인간이 지구의 패자가 된 것이야말로 지구의, 그리고 다른 생명체의 불행이 아니겠는가? 실제로 인간이 등장하고 난 뒤부터 지구상의 생물체는 하나 둘씩 줄어들어, 흰긴수염고래와 코뿔소 등은 더 이상 보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다. 태고적 지구를 누비던 우리 조상 중 한 분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한 종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면, 그 종을 물리치기 위해 우리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이병찬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일지도 모른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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