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2012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서양화전공 졸업
2008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4 메이드 인 안타티카, 공간291, 서울
2012 인식의 각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2 관악산 호랑이, 사이아트갤러리, 서울
2010 에피소드, 서울대학교 우석홀, 서울
그룹전
2014 미래가 끝났을 때, 하이트컬렉션, 서울
2013 에필로그 인 6 - 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2 난지 아트쇼 VIII : 판타스마 코리아,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갤러리, 서울
희망 보고서, 호무라 갤러리, 삿포로, 일본
동지애 - 메모리얼 드로잉 담벼락" 석수아트터미널-샛, 경기도 안양
점령,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생각여행 - 길 떠난 예술가 이야기, 경기도 미술관, 경기도 안산
무위의 진술, 대안공간 정다방 프로젝트, 서울
2011 만안의 기억-오래된 미래_2011 석수아트프로젝트, 석수아트터미널-샛, 경기도 안양
이 도시의 사회학적 상상력, 금천예술공장, 서울
2010 오감도, 서울대 미술관, 서울
언어놀이, 성곡 미술관, 서울
2008 대운하 건설에 관한 논의전,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서울
프로젝트 및 스크리닝
2014 스크리닝 미래가 끝났을 때, 아트선재센터, 서울
2011 프로젝트 기억을 배달하는 협력예술 프로젝트_새 모자를 부탁해!,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
경기도 안양
2010-11 프로젝트 금천06 프로젝트_독산십이경, 독산동 금천06 마을버스, 서울
레지던시
2012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6개월)
2010-11 금천예술공장 2기 입주작가 (1년), 서울시 창작공간
수상 및 지원
2014 Emerging Artist :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 서울시립미술관
2012 뉴디스코스 작가선정 대상, 사이미술연구소/사이아트갤러리
201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업전 대학원장상
2010 금천예술공장 커뮤니티아트 프로젝트 지원사업 선정, 서울문화재단
2006 제6회 공간 국제학생 실내건축상 입선
인류학자로서의 예술가: 보고 듣고 말 건네기
“최고의 지혜는 모든 사실은 이미 이론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 있다.” - 괴테
이병수의 개인전 <메이드 인 안타티카>는 일종의 가상체험 극한 생존기이다. 안타티카는 남반구의 안타틱 지역의 극지를 부르는 이름이다. 그리스어로 ‘북극의 대척점’이란 의미라고 한다. 그곳은 사람이 생존할 수 없는, 그래서 문화도 삶도 존재하지 않지만 20세기부터 시작된 탐사의 역사만이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인간의 시선이 아닌 지리학과 지질학의 관점으로 보면 그곳은 말없이 인류사의 비밀을 담고 있는 곳일 것이다. 대한민국과의 유일한 인연은 1988년에 설립한 상설 세종과학기지, 그리고 2006년부터 본격 추진된 남극 제 2기지 장보고과학기지가 올해 들어 완공된 것을 들 수 있다. 주인이 없는 이 대륙에는 세계 각국의 30여개의 기지들이 자리 잡고 있다. 과연 이 기지들은 지구공동체의 공동운명을 구원하기 위한 순수한 의도의 기관들일까?
사실 <메이드 인 안타티카>가 기획된 데에는 작은 일화가 숨어 있다. 이병수는 아르코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연간프로젝트 “노마딕 리포트”(Nomadic Report) 일환으로 남극에 가고자 한 계획이 무산되자 이 전시를 계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노마딕 리포트는 몽골, 인도, 중국, 남극, 바이칼 등과 같이 개인의 자격으로 방문하기 어려운 지역에 한국의 기획자와 작가들을 보내 문화 교류와 낯선 환경 속에서 창작의 원천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노마딕 리포트와 같이 국가 차원의 문화지원프로젝트는 최근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정책 기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국가 간 문화 협력이란 미명 하에 인류학자, 과학자를 투입시키는 것처럼 이제 예술가, 기획자에게도 그들과 유사한 임무가 부여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특수 지역에 예술가를 보내는 국가 문화사업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병수가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바로 남극에 가야만 하는 당위성의 부재였고, 이 물음은 곧 예술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또 다른 막다른 골목을 만나게 된다. 벽으로 막힌 일방통행로를 마주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뒤로 돌아가야만 한다. 1970년대를 주도하던 개념미술은 미술가의 이론가적 영역을 개척하는 시대였다. 조세프 코수스는 ‘인류학자로서의 예술가’(Artist as Anthropologist)라는 제언을 통해 인류학자가 조사 대상, 공동체, 집단을 외부의 시선으로 분석했다면, 예술가는 연구 대상 내부 속으로 들어가 관계를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인류학적 예술’은 인류학이 언제나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외부의 시선을 극복하고 대상의 관찰자가 아닌 상호소통의 바탕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코수스는 객관적인 기술을 강조하는 인류학 방법론이 아닌 사건 안에 개입하는 예술가의 수행성을 통해 스스로의 자각, 인식의 변화를 꾀하려는 자세를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이병수의 작업은 객관화된 인류학적 시선에 의한 유형학적 결론이 아닌 갈 수 없게 된 곳, 다가가기 어려운 극지에 대한 환상을 재현하는데 집중되어 있다. 예를 들어, 그의 이전 전시 <관악산 호랑이> (2012) 같은 경우에도 이병수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부재,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의 과정을 시각화한다고 전한다. 내가 흥미롭게 관찰한 점은 작가가 이러한 노력을 수행하는 과정에 있다. 그는 직접 보지 못한, 그래서 감히 확신하고 주장할 수 없는 ‘보지 못한, 가지 못한, 경험하지 못한’ 대상에 다가가기 위해 현실을 위장한 가상의 보고서를 구성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실제로는 경험하지 못한 곳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인터뷰, 탐험 일지, 연구소 등을 전시 공간에 설치한다. 실제 작가가 관찰하고자 하는 탐험의 대상은 부재하지만 이 대상을 둘러싼 서사와 배경이 전시 안에 배치된다. <메이드 인 안타티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실제 갈 수 없게 된 남극에 관한 다양한 방식과 매체로 보고서를 만든다. 한 권의 보고서, 엽서, 평면작업과 설치작업, 두 개의 영상 작업은 남극의 연구소에서의 활동을 가정으로 한 일종의 생존일기와 같다. 이 생존일기는 다른 연구원과 함께 작성되었다.
“해피 캠퍼”(2014)는 화이트아웃 현상이 일어나는 극지에서 가상의 연구원들이 생존하기 위한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찍은 퍼포먼스 영상작업이고, 극지의 갈매기 스쿠아의 공격으로부터 대처하기 위한 예술적 매뉴얼을 제시하는 “스쿠아의 공격을 예술적으로 대처하는 7가지 방법”(2013)은 안무 요소가 인상적인 영상작업이다. 영상작업은 남극기지에서 살아남기 위한 훈련의 일환이자, 지구의 환경보호를 위한 과학기지라는 명목으로 벌어지는 개발의 폭력성을 비유한다. “남극 예술활동 연구보고서”(2013~2014), 엽서 작업 “남극에서 인사드립니다.” (2014)는 과학탐사기지에서 예술가 연구원이란 이질적 존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을 개념적으로 풀어낸다.
이병수 작업은 전반적으로 장소와 신화의 관계를 조망한다. 댐 건설로 생성된 대청호 속에 가려진 수몰지역에 대한 기억을 다룬 전시 <인식의 각도> (2012)와 같이 관습이 되어버린 역사, 신화, 전설과 같은 ‘원천’을 수집한 후 재구성한 작업도 마찬가지다. 마치 전설의 섬 ‘이어도’에 “대한민국 종합 해양 과학기지”를 건설한 것처럼, 신화로 남아있는 과거가 현재의 자본과 개발의 신화와 결합해 또 다른 헤테로토피아를 만들어내는 현실을 연상시킨다. <메이드 인 안타티카>는 작가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다루던 예술가의 역할과 인류학적 방식으로 지역과 장소를 연구하던 방식이 씨실과 날실로 직조된 전시이다. 아쉬운 점은 전반적인 방식이 지나치게 예측 가능한 코드로 흐른다는 점이다. 또한 각 작업 간의 관계를 맺는 방식 역시 다소 평면적으로 진행되는 점을 고민하길 바란다. 그 이유는 평면, 설치, 영상, 언어 작업들이 개념적으로나 조형적으로 인식의 겹을 생성하기보다는 매체만을 바꾸어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부재와 상실에 다가가는 시도가 상황을 재현하는 인류학적 방법론에 머물지 않으려면 작가의 견고한 재해석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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