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Chelsea College of Art & Design, M.A in Fine art
London College of Communication, Professional Photography Practice diploma
홍익대학교 조소과 박사과정 수료
개인전
2013 우리가 말하는 것들의 대화. 갤러리 팩토리, 서울
2011 Vulnerable Scenery 갤러리AG, 서울
2010 One day-Today project, Artspace studio 7, 시드니
단체전
2013 No Comment, 서울대학교 미술관, 서울
2012 Through Your Eyes, 호주 한국 문화원, 시드니
2011 21세기 풍경, 성곡 미술관, 서울
2010 창동 창작 스튜디오 오픈 스튜디오: 2010 아카이브, 창동스튜디오, 서울
2010 BIBLIOTHEQUE, 갤러리 상상마당, 서울
2010 사랑의 시작, 류 화랑, 서울
2010 레지던시 퍼레이드,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0 서교육십 2010, 갤러리 상상마당, 서울
2009 현대미술이 재해석한 이상의 오감도, 일주아트, 서울
2009 someday, somewhere, KIMI ART, 서울
2009 HOUSE, Summerfish Gallery, 서울
2008 제 30회 중앙미술대전, 예술의 전당, 서울
2008 art project_ summerfish, Summerfish Gallery, 서울
2007 한중 교류전, 중앙대학, 베이징
2007 만화경-예술의 종말 이후 10개의 프로젝트,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07 GCS Exhibition, Siam discovery, 방콕
2006 Arty show, 포스코트 아파트 매봉룸, 서울
2006 Punch Drunk works, 대안공간 미끌, 서울
2005 The journey, Footstool Restaurant Gallery, 런던, 영국
2005 You can see what you can't see, Nolia's Gallery. 런던, 영국
2005 Work in progress, 갤러리 팩토리, 서울
2005 It's not magic, 대안공간 미끌, 서울
2004 The worst nightmare, The white space, 런던, 영국
우리가 말하는 것들의 대화(Talk of Spoken Words)
홍지석(미술비평, 단국대 연구교수)
한 때 ‘현재’였던 모든 것은 과거가 된다. 인간은 시간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다. 지금 나는 컴퓨터 앞에서 글을 쓰고 있지만 몇 시간 뒤에 이것은 과거사가 된다. 이것은 그 자체로 진리다. 하지만 영원히 붙잡고 싶은 현재도 있는 법이다. 가령 어떤 이들은 간직하고픈 현실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일기를 쓰거나 기록을 남긴다. 그래서 한 때 ‘현재(present)였던 것을 '다시(re-)' 현재로 만드는 방식, 즉 ‘재현’ 내지는 ‘표상(represen-tation)’이 그토록 오랜 기간 예술(특히 미술)의 중심과제였던 것은 의미심장하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현재를 다시 현재이게 하는 방식이란 대부분 빈약하기 짝이 없다. 그림이나 사진, 영상은 일견 매우 그럴듯하게 현재를 보존해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항상 무언가 불충분하게 현재를 보존한다. 일기나 기록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과거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을 보고 그 여행을 떠올려보거나, 결혼식에 찍은 영상을 보고 그 결혼식을 회상하거나 유년기에 쓴 글을 보며 그 때의 나를 떠올려보는 일은 대부분 목적지(한 때 현재였던 과거)에 직접 도달하지 못하고 그 주변을 배회할 따름이다.
한 때 현재였던 것을 여전히 현재로 붙드는 마음의 능력을 우리는 ‘기억’이라 지칭한다. 통상 재현이 객관을 향한다면 기억은 주관을 향한다. 그리고 어쩌면 기억이야말로 인간이 현재를 영원히 붙잡는 최선의 방식일 수 있다. 어떻든 우리 대부분은 생생하게 기억하는 -한 때 현재였던-과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의 저장고는 한계가 있어서 지금 생생한 모든 것들은 머지않아 흐릿해진다. 그것은 흐릿해지다가 종국에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정후는 ‘현재를 다시 현재이게 하는’ 방식, 또는 기억의 문제에 천착해온 조각가다. 이 작가는 ‘현재를 다시 현재이게 하는’ 일반적인 방식, 즉 통상적인 재현이나 기억의 방식에 대단히 회의적이다. 가령 이 작가는 어릴 적 어느 날 동네에서 느낀 독특한 느낌을 되살리고 싶지만 그것을 되살리는 종래의 방법 가운데 어느 것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낀다. 그 동네에 다시 가보는 일이 도움이 될지 몰라 다시 가보지만 그 역시 충분치 않다. 게다가 그 기억은 꽤 시간이 흘러 많이 흐릿해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이 이정후 작업의 출발지점이다. 이 작가는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가지고 한 때 현재였던 것을 다시 현재이게 하고자 한다. 그것은 일종의 항해와 같은 것일 게다. 물론 이 작가는 그 항해가 목적지에 닿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다. 또는 이러한 시도는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는 사다리를 놓는 일이다. 하지만 실패로 끝날 항해처럼 이쪽에서 출발한 사다리는 저쪽에 닿지 못할 공산이 크다. 어쩌면 이쪽과 저쪽은 간신히 연결될지도 모르지만 그 연결은 매우 연약할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 무기력함, 그 연약함에 실망하거나 당황스러워할 테지만 이 작가에게 그 무기력한 것, 그 연약한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 독특한 미감이 바로 이정후 작업의 특징적인 양상이다.
그런데 이 작가가 재현하거나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앞에서 나는 그것을 ‘어릴 적 어느 날 동네에서 느낀 독특한 느낌’으로 서술했거니와 이것은 가령 어떤 두려움과 공포로 충만한 마음 상태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때의 느낌과 유사한 것이다. 놀이공원에서 길을 잃은 아이가 바라본 평화로운 공원풍경을 예시할 수도 있으리라. 여기에는 지극히 객관적으로 여겨지는 것(아름다운 해변풍경, 평온한 놀이공원풍경)과 더불어 지극히 주관적으로 여겨지는 것(두려움과 공포)이 분리불가능하게 얽혀있다. 그런데 이 기억이 흥미로운 것은 이 양자 가운데 어느 한쪽이 다른 하나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자는 유사한 강도를 지니고 있으며 팽팽하게 대결 중이다. 그래서 그것은 냉랭한 사진적 풍경으로도, 뜨거운 표현주의 화풍으로도 구현될 수 없다. 오직 객관적이면서 주관적이고, 차가우면서 뜨거운 것만이 그에 상응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시인 앨런 테이트(Allen Tate)가 오래 전에 언급했던 외연(extension)과 내포(intension)의 불일치 상태에 견줄 수 있을 것이다. 이정후가 제시하는 상황은 외적으로 평화로운 상태를 지칭하나 안쪽으로는 두려움과 공포를 지칭하기 때문이다. 앨런 테이트는 이 같은 외연과 내포의 충돌에서 ‘긴장(tension)’이 창출된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충돌하는 외연과 내포를 갖는 이정후의 작업은 ‘긴장’을 창출한다. 또한 둘러싸는 것과 둘러싸인 것, 지지하는 것과 지지된 것, 조명하는 것과 조명된 것의 팽팽한 긴장은 내용면에서의 긴장에 대응하는 형식적 긴장이다.
그리고 주지하다시피 ‘긴장’상태에 있는 것은 非결정 (未결정)된 것으로 쉽사리 어느 한쪽으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다(또는 규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러한 非결정의 상태야말로 -거짓 없이- 한 때 현재였던 것이 다시 현재로 있을 최선의 방안이 아닐까? 또는 그러한 未결정의 상태야말로 기억이 여전히 ‘생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그리고 어쩌면 과거 이정후의 작업을 특징짓던 ‘끝을 알지 못하는 사다리’란 실패의 비극을 나타내는 은유가 아니라 (이 작가가) 소망하는 상태를 암시하는 은유가 아니었을까? 이정후의 작업 앞에서 이러한 생각들은 꼬리를 물고 이어질 테지만 그 명료한 답을 구할 수는 없을 게다. 전시장 한 켠에 놓일 다음의 시편은 이러한 상황을 함축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어긋나며 우리가 발생했다. 지금. 지금이 아물지 않는다.
떠나간 우리, 우리가 말하는 것들의 대화.
말없이 끝없다.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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