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 조소학과 및 마이스터 과정 졸업
개인전
2013 영원한 휴가, 스페이스 캔, 서울
2013 Welcome, 쿤스트 독 프로젝트 스페이스, 서울
2011 풍경의 그늘, 에힝엔 시립미술관, 독일
2010 방관자적 풍경, 갤러리 바인그륄, 칼스루에, 독일
단체전
2013 사건들,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스튜디오 전시실, 경기도
2013 원곡 스카이,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경기도
2013 인트로,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스튜디오, 경기도
2013 우문현답, 쿤스트 독 갤러리, 서울
2012 123 프로젝트-큰 언덕 섬으로의 초대, 대부도 일대 및 경기창작센터, 경기도
2012 Fluxus 12,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안산, 경기도
2012 바덴- 뷔템베르크를 위한 60인의 작업, 징엔 시립미술관, 독일
2011 No Limits, 슈투트가르트 비르트샤프트 하우스, 슈투트가르트, 독일
2011 트렌스-폼-액션, 갤러리 쿤스트베치륵, 슈투트가르트, 독일
2010 클렛파사쥬 하웁반호프,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독일
2010 디 나투어 페어빈뎃, 빌링엔 슈베닝엔 시립공원, 독일
2010 하드코어-데코, 갤러리 임포트/엑스포트, 프랑크푸르트, 독일
2010 도시의 환영, 구스타브 지글레 하우스, 슈투트가르트, 독일
2009 챠트(Zart), 갤러리 ABT ART, 슈투트가르트, 독일
2009 찰나적 천국, 쿤스트 하우스 베른스돌프, 독일
2009 현대조각의 단면, 구스타브 지글레 하우스, 슈투트가르트, 독일
2008 테스트 빌트, 폴시티 건물, 슈투트가르트, 독일
2008 나흐트 쉬이트, 딩켈아커 브로이어라이, 슈투트가르트, 독일
2008 끼워넣기, 슐로스 플라츠, 슈투트가르트, 독일
2008 FEX, 레엔 피어탈, 독일
2007 자유형, 칼스 카저네, 루드빅스 부르크, 독일
2007 포토 섬머, 쿤스트 아카데미 전시실, 슈투트가르트, 독일
2007 쿤스트 베벡트, 네카스울름, 독일
극복할 수 없는 시차적(視差 parallax) 간극
백기영 (경기문화재단 문예지원팀 수석 학예사)
“우리는 현실을 허구로 오인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허구라 경험하는 것 속에서 실재의 단단한 핵심, 우리가 허구화해야만 유지할 수 있는 그 핵심을 분간해낼 줄 알아야 한다.”(슬라보예 지젝) 슬라보예 지젝,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현우, 김희진, 역, 자음과 모음, 2011, 34쪽
최근 한국의 언론 상황을 보면, 무엇을 믿고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이 ‘여론을 조작하는 언론’과 같은 일은 세계 도처에서 비일비재한 일이다. 아니 미디어 자체가 이미 조작과 기만을 목적으로 하는지 모른다. 미디어를 통해 조작되는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밝힐 수 있는 길이 없기에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 또한 다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사건의 진실은 꿈처럼 아득하거나 어두운 인터넷 정보들이 흘러 다니는 빅 데이터의 흐름처럼 파편적인 기호로만 존재한다. 오히려 거짓만이 진실의 가면을 쓴 채로 미디어 장치의 표면에 거대한 얼굴로 등장한다. 공영방송의 저녁뉴스의 표면을 장식하는 이 얼굴들은 한 사건의 다른 부분들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조작된 진실들이다. 이 얼굴들은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을 대체하고 진실의 무게를 ‘헛소문’으로 쉽게 치부해 버린다. 이런 거짓 얼굴들의 연쇄 고리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애초부터 실재의 핵심 분간해 내야한다고 외치는 지젝의 외침은 왠지 고독하게 들린다.
김태균은 이런 불확실하고 ‘알 수 없는’ 세상의 문제들과 관계해 작업해 왔다. 그가 2006년 독일유학 초기에 제작한 “검은 책 (Schwarzes Buch)”을 시작으로 숨겨져 해독이 불가능하거나 완전히 다른 형식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비판 작업은 그의 초기 작업의 형식을 대표한다. 특히, “검은 책”은 타지의 이방인으로서 겪게 되는 자기 경험에서부터 유래한 것으로 외국어로 이루어진 인쇄물들을 사용해서 상형문자 모양으로 된 드로잉만을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모두 검게 칠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대표 작업이다. 이 “검은 책” 시리즈는 이미지이자 문자언어로서 판독이 불가능한 기호였다. 임의로 취사선택한 잡지에서 눈동자나 특정 이미지만을 남기는 방식으로 제작된 이 시리즈는 어두운 배경사이로 내비치는 문자시대 이전의 크레타의 쐐기 문자이거나 시리아 히타이트 그림문자 같은 것이었다.
“검은 책” 프로젝트가 개인적인 문제에서부터 출발한 언어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 2008년의 “인터뷰”프로젝트는 슈투트가르트에 거주하는 주민 100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여 그들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지를 기록하고 한 도시에 얼마나 머물러 있는지를 묻는 사회연구 프로젝트였다. 끝없이 변해가는 유기체적인 공간으로서의 도시는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에 한정되지 않는다. 김태균은 이들의 이동을 시각화하는 통계표 설치작업을 수행하게 되는데, 통계적 정보를 함축하고 있는 이 개념적 작업은 그가 커뮤니티와의 관계적 작업을 수행하게 하는 출발점이 된다. 하지만, 이 작업에서 김태균은 통계적 방식을 통해서 도달해야 할 자신의 예술적 목표가 명확하지 못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는 인터뷰에서 100여명의 참여자가 ‘좋아하는 색깔’이나 ‘좋아하는 꽃’등을 묻는 사적이고 피상적인 리서치에 그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다만, 한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주경로나 정주 기간을 정리한 인터뷰는 이주자로서의 김태균 자신의 경험과 함께 보다 명료한 작업 근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
2008년 인터뷰 작업에서 생각보다 많은 이주자들이 슈투트가르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그의 관심은 이주문제로 옮겨간다. 2009년 가장 많은 이민자들이 찾는 국가들의 공항의 평면도를 작은 규모로 축소해 설치한 “G10”은 “검은 책”에 배해서 훨씬 더 개념적이다. 이 작업에서는 이동하는 개인들 보다는 공항의 기호화된 풍경이 전면에 등장한다. 서로 다른 열 개의 공항 평면도의 설치장면은 정처 없이 떠도는 현대인들의 고향처럼 익숙하게 다가온다. 그는 “낯선 세상으로 진입하는 첫 번째 관문인 공항은 오늘날 세계화 시대의 이민자들에게는 기대, 흥분, 두려움 등을 전해주는 공간으로 점철된다. 각각의 활주로의 유도등은 화려하게 반짝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작가노트에 적고 있다. 여기서 그의 시선은 개별적인 이민자들의 통계수치를 넘어서 하나의 풍경처럼 물러서서 관조하고 있다. 서로 다른 열 개의 공항이 마치 한 공간에 위치하는 섬처럼 몽환적인 안개등 사이에서 반짝이는 풍경은 하나의 관념이면서 초현실적이다.
이 공항 평면도 작업은 2010년 “슈투트가르트?”라는 제목의 다른 버전으로 재구성되는데, 평면도의 모양대로 잘라진 하얀 카펫 바닥설치작업이 그것이다. 슈투트가르트 지역공항의 도면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작업은 공공 공간으로서의 공항과 사적 공간으로서의 실내 카펫을 서로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이었다. 관람객들은 무심코 카펫을 밟고 지나가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얀 카펫은 더럽혀 진다. 공항의 구조적 측면에서 출발한 “G10”이 개념적인 형태에 머물고 있었다면, “슈투트가르트?”에서는 관람객의 참여와 시간의 경과를 주목해야만 하는 과정형의 작업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작업은 같은 해 제작했던 “침묵의 발견” 작업에서도 나타나는데, 독일 서남부 도시 빌링엔-슈베닝엔(Villingen-Schwenningen)에서 열린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작가는 도시의 도로와 거리를 식물모양의 구조물로 시각화하였다. “G10”에서 사용했던 공항의 도면은 작은 도시의 지도로 전환되었으며 공항의 도면으로 제작된 카펫을 무심코 밝고 지나야 했던 관람객들은 공공공간에서 머리 위로 식물처럼 자라고 있는 도시의 도로망 아래에서 암호화된 코드를 해독하게 된다. 또 다른 설치작업 “나의 보물 Mein Schatz”은 2010년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에서 역사의 도면을 활용해서 왕관형태의 조각 작품으로 제작한 것이다. 앞의 작업들이 국제 공항이나 도시의 공간 환경적인 구조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나의 보물 Mein Schatz”은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건축물의 평면도를 설치나 조각 작품의 형태로 제작한 초기 작업들을 지나면 사물이나 구조물 사이에 전혀 상상할 수 없는 텍스트를 숨겨두는 방식의 작업 Sign1 (WIR SIND BESSER/우리가 더 우월하다!) 이나 Sign3(We lost/우리는 잃었어!)이 등장한다. 이 두 작업에서 텍스트를 읽어내지 못하면 관람객은 암석 모양의 오브제를 심미적으로 감상할 수밖에 없다. 관람객은 비디오 모니터를 통해서 텍스트가 명료하게 읽히는 화면을 독해하고 나면 비로소 이 작업이 지시하고자 하는 본질에 도달하게 된다. 이 모니터 장치는 김태균이 프로젝트 에힝겐(Project Ehingen) 슈페첸 호프(Speth’schen Hof)에서 진행했던 15번째의 창문과 유사한 것으로 읽혀지는데, 김태균은 에힝겐에서 1624년에 건립된 에힝엔 시립미술관의 14개의 창문들을 기록하여 15번째 창문을 만드는 비디오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건축물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창문을 통해 자연의 시공간적 변화와 건축 공간을 연결하고자 하였다. 이 작업에서 15번째 창문은 여러 개의 창문의 시간을 기록하여 한 개의 창문(15번째 비디오 창문)으로 제시되는데, 이 조작된 ”15번째 가짜 창문(비디오)“은 진실을 지시하고 있는 비디오 장치들과 연결되어 있다. 판독 가능한 비디오의 명료한 글자는 과연 진실일까? 아니면 산맥으로 보이는 조형물이 진실일까? 우리는 구조물 사이에 의도적으로 읽히도록 고안된 인위적인 텍스트에서 작가의 전략적 장치로서의 미디어를 확인하게 된다.
김태균의 최근작 “Sign4”는 오히려 미디어 매체를 통해 알려진 유사 이미지를 조형물로 제작하고 이 조형물을 한 측면을 비디오카메라로 연결하여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당초 미디어 매체를 통해 전해 받은 이미지를 패러디한다. 이 작업에서는 침대나 테이블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어떻게 비디오카메라를 통해서 북한의 동창리에 있는 미사일 발사대의 모양에 가까워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실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징후가 더 폭발적인 파괴력으로 작용하는 한반도의 정치적 현상과 일상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설치된 구조물은 관람객들이 걸터앉거나 일상적인 가구처럼 오해할 수 있는 상태로 있지만, 이 구조물을 바라보는 시점이 달라지는 순간 영상매체를 통해 그동안 수차례 보아왔던 북한의 미사일 기지 화면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고 대한민국은 언제든 초헌법적인 ‘예외상태’로 진입할 수 있는 ‘정전(停戰)상태’에 있는 국가다. 북한의 미사일기지를 보여주는 위성사진은 남한사회의 공포의식을 자극한다. 조리지오 아감벤의 말처럼, “여기서 긴급사태는 적법 하지 않은 것이 적법한 것이 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을 넘어 특수한 개별 사례마다 예외를 통해 법률 위반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이 되고 있다.“ 조르지오 아감벤, 예외상태, 김항 역, 새 물결, 2009, 54쪽
김태균의 작업에서 있어서 “이동”과 “정주”, “정치”와 “미학”, “실재”와 “파생실재”, “실제공간”과 “도면”과 같은 이분법적인 대립이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이 이분법적 대립은 동전의 양면처럼 한쪽 얼굴만을 표면에 드러내지만 다른 한 면은 교묘하게 숨어 있다. 최근 제작한 시리즈에서는 서울과 평양의 도시 교차로를 하나의 건물장식 무늬처럼 보여주었다. 이동을 상징하는 도로망은 모양대로 잘라져서 장식무늬로 정착되고 길은 단지 무늬들의 조합을 위해서만 서로 연결되고 있다. 여기서 정치적 텍스트는 미학적인 장식물로 전환하고 있다. 슬라보예 지젝은 그의 책 <시차적 관점>에서 20세기 초 스위스 카바레 볼테르 카페가 위치하고 있었던 스피겔가세 1번지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레닌의 정치학과 현대미술의 조우는 구조상 발생할 수 없는 것이다. 더욱 근본적으로, 혁명적 정치학과 혁명적 예술은 상이한 시간성 속에서 움직인다. 비록 그들이 연계된다 하더라도 그들은 동일한 현상의 두 측면들이며, 명백한 양쪽으로서 그들은 결코 대면하지 못한다.” 슬라보예 지젝, 시차적 관점, 김서영 역, 2009, 마티, 13쪽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위치했던 볼테르 카페의 다다이스트들과 공산주의 혁명을 구상하고 있었던 레닌이 결코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음을 역사적으로 통찰하고 있는 대목이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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