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서울 생
학력
2007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판화전공 졸업 (미술사 복수전공)
2009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전공 졸업
개인전
2012. <핑크빛 현재 (The Glorious Present) > 갤러리 AG, 서울
2011. <불완전한 세계 (The Incomplete Perfection) >, 갤러리 그림손, 서울
2011. <성장통의 알레고리: The Growling Growing City>, 가든파이브 9F, 서울
단체전
2013 <제 17회 나혜석 미술대전>, 수원미술전시관, 수원
<예술 영원한 빛>, 한가람미술관, 서울
2012 <너를 이루는 그림_Sprout>, 신미술관, 청주
, 57th 갤러리, 서울
2011 <서울메트로 전국미술대전>, 경복궁역 메트로미술관, 서울
2010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 밀알미술관. 서울
<원더풀 픽쳐스>, 일민미술관, 서울
2009 <아트로드 77: With Art, With Artist!>, 북하우스 아트스페이스, 파주
<아시아프: 미래와 만나다>, 옛 기무사, 서울
, 서울보증갤러리, 서울
, 갤러리 잔트, 성남
2008 <산산이 부서진 세계> 전시기획 공모전,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우리 안의 신화>, 도호쿠 대학, 야마가타, 일본
<아시아프: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옛 서울역사, 서울
<우리 안의 신화>, 토탈미술관, 서울
수상 및 지원금
2013 제17회 나혜석 미술대전 특선
2011.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 선정
2011. 서울문화재단 문화숲 프로젝트 신인작가 선정
2011. 제4회 서울메트로 전국미술대전 특선
2010. 제18회 기독교미술대전 입선
레지던시
2013. 금호창작스튜디오 8기 입주작가
욕망과 구원의 제스처
김미금 | 한국미술연구소 연구원
의지의 최고 위험상태 속에서 ‘예술’은 구원과 치료의 마술사로서 접근해 온다. 오직 예술만이 삶의 공포나 불합리에서 오는 저 구역질나는 생각을 일변시켜, 인간에게 사는 보람을 주는 여러 가지 표상으로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불합리의 구역질로부터 인간을 예술적으로 해방하는 경우 희극적인 것이 될 것이다. - 니체 <비극의 탄생> -
불합리한 이성과 세계에 대한 인식은 인간으로 하여금 종교나 철학, 예술 등을 통해 구원과 질서, 혹은 해방을 추구하게끔 했다. 완벽한 아름다움과 미의 기준을 신체에서 찾았던 고대 그리스에서의 신체활동이 아폴론적 조형미와 디오니소스적 율동으로 실현되었다면, 근대에 들어와 운동하는 신체는 질주, 도약, 발전을 향한 인간의 끊임없는 도전을 의미하는 근대성의 상징코드가 되었다. 즉, 자유로운 신체행위의 발산과 예술적 형상화를 통해 인간의 비극에서 벗어나려는 저 고대의 디오니소스적 제스처는, 근대에 와서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법, 국가, 질서, 규율 아래 통제되는 신체행위가 된 것이다. (물론 근대 이후 이성의 지배에서 벗어난 몸은 하나의 담론체로서 기호이자 상징이 되면서 더욱 난해한 존재가 되었다.)
이예희의 최근 작업에서 나타나는 운동하는 신체들은 접근하기 힘든 광활한 대자연의 풍경이나 도시의 야경을 배경으로 인간의 한계를 넘으려는 행위들을 펼치고 있다. 거대한 빙하 호수 위, 혹은 솟아오르는 물줄기, 좌우로 틈이 갈라진 대지 위에서 아름답게 피겨 스케이팅하는 남녀, 척박하게 균열된 대지 위로 어디론가 돌진하는 운동선수들, 하늘에 맞닿은 고산에서 높이뛰기에 도전하는 선수 등, 각종 스포츠 행위를 펼치는 이들의 모습은 생경한 '산호 빛 형광핑크'로 물들여짐으로써 현존하지 않는 초월자의 의식행위를 연상케 한다. 작가에게 있어 이 운동하는 신체는 욕망과 쾌락의 정점을 상징하면서도, 남녀의 조화로운 율동미를 캔버스의 경계선에 의해 분리시킴으로써 욕망의 한계에 부딪히는 인간의 '불완전한 감정'의 표상들로 나타난다. 그 표현된 행위들은 우리 눈에 익숙한 스포츠 행위의 일부이지만 생경한 자연, 생경한 육체의 색감으로 그것이 마치 디오니소스적 축제나 제례의 알레고리 도상으로 재해석될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수시로 변화하는 일관되지 못한 인간감정의 양면성을 화두로 삼아 그것을 운동하는 신체의 질서와 조화에서 다시 분열된 구도로 표현하는 이번 작업의 주제는 아직 내면의 성장과정에 있는 작가의 심리상태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유한적 존재의 욕망과 무한한 존재에로의 구원을 향한 양가적 지향성은 실존하는 자아의 지극히 당연한 갈등이지만 그것은 언제나 예술행위를 통해 해방의 탈출구를 찾고자 한다.
성장하는 작가의 내면 갈등을 보여주는 작업은 이전에 인체를 연상케 하는 유기체의 번식이 화폭을 메우면서 시작되었다. 그 싹은 여기저기 상처 입은 듯 벌겋게 달아오르거나 돌기들을 형성하며 계속 그 아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라났다. 자크의 콩나물처럼 허공을 향해 수직으로 쭉쭉 뻗어나간 이 상처투성이 유기물들은 어둠 속에서 형광 빛으로 빛나거나 창백한 기운을 내뿜고 찬란한 대도시를 배경으로 더욱 시뻘겋게 자라나갔다. 이 상처 입은 키 큰 싹들은 작가의 성장과정에서 자라난 갈등의 상징물들이다. 성장과정에서 다른 친구들보다 빨리 키가 커버린 그녀는 어른의 몸에서 아이의 마음을 쉽게 내보일 수 없었던 혼란스러웠던 사춘기 시절을 겪었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키가 컸던 까닭에 더욱 높은 곳을 향할 수 있었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수없이 반복되는 나선형 계단을 올라 하늘 저 먼 곳에 떠 있는 네모난 건물에서 구원과 초월을 향한 자신의 내면 상자(기억의 저장고, 2009)를 발견한 이후, 작업의 제 2라운드는 이제 성장통의 페르소나에서 벗어나 도시로 향한다.
초고층 빌딩의 유리창에 비친 크레인(자라나는 도시 연작, 2009)이나 건설현장의 가림막 입구에 핀 초록식물과의 역설적 장면(비밀통로, 2009), 자연자원을 파괴하며 저 높은 곳을 향해 끊임없이 퍼 나르는 도시개발의 갖가지 모습(하늘로, 2009)은 사회적 성장통의 일면일 것이다. 이러한 개발현장의 한 켠에 슬그머니 형상화된 높이뛰기 선수의 모습(곧 올라갈, 2010), 산호 빛 형광핑크의 가림막으로 덮여진 미완성의 고층빌딩 앞에서 도약하는 인간 그림자의 등장은 도시의 개발 및 파괴의지가 인간의 성장, 발전에의 욕망에서 비롯되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즉,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순수한 욕망과 끊임없는 도시 개발로 지배영역의 확장을 꾀하려는 인간의 세속적 욕망이 공존하는 불완전한 세계의 상징을 도약하는 육체행위와 수직으로 뻗은 도시의 개발 이미지에서 그 유사성을 도출하였다.
이번 전시는 도약, 성장, 수직, 발전이라는 유사개념들에 대한 이미지 채집을 거쳐 그것을 상징과 알레고리로 접합해 나가는 작업들로서 작가 개인의 성장통에서 벗어나 모순된 사회와 세계를 인식하는 작가적 고민의 결과이다. 불완전한 세계를 살아가는 불완전한 존재의 형상을 초월과 구원의 제스처로 번안해나가는 이예희의 작업은 '불합리의 구역질에서 인간을 예술적으로 해방시키는' 니체적 예술개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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