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국민대학교 회화 대학원 졸업
2004 국민대학교 회화과 졸업
개인전
2011 관훈갤러리-신神전_익숙함과 낯설음
2009 북촌미술관 기획전 - 검은산
2008 CHA갤러리 개관전 - 태백
2005 DOS갤러리 기획전 - 소풍
그룹전
2013 샘표스페이스 ‘공존의 방법展‘
2013 시민청 ‘바람난 미술展‘
2012 금나래 아트홀 ‘한 곳에서展’
2012 신한갤러리 역삼 ‘들판으로 나온 별들의 캠프展‘
2012 꿀풀 ‘이코노믹 러브展’
2012 황지여자중학교, 황지중학교 미술실 ‘노스탤지어의 자리展’
2012 175갤러리 ‘앞날의 풍경展‘
2012 서교예술실험센터 ‘마트료시카展‘
2012 금나래아트홀‘ 풍경일기展’
2011 태백문화예술회관 ‘with friends展'
2011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쇼케이스展'
2011 공아트스페이스 ‘여름 생색展’
2011 서울대학교 우석홀‘숲속의 나무찾기展'
2011 아쿠아갤러리 ‘5인의 초대展'
2011 샘표스페이스 ‘over the boundary展'
2010 서교예술실험센터 ‘개인의 취향展'
2009 갤러리 킹 ‘서교 난장展'
2009 GALLERY FUKUZUMI 오사카 ‘한국 젊은작가 4인전 韓?若手作家4人展’
2009 삼청갤러리 ‘망각의 좌표展'
2009 토탈미술관 ‘성[城] Das Schloss展'
2009 갤러리 킹 ‘작가와의 대회’
2009 아쿠아갤러리 ‘구상회화展'
2008 가나아트갤러리 ‘더브릿지展’
2008 구서울역사내 ‘아시아대학생청년작가미술축제-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展’
2008 국민일보갤러리 ‘젊은 작가 주역展’
2008 태백문화예술회관 'UFO展'
2008 갤러리 헛 ‘2008오픈스튜디오展’
2008 브레인팩토리 ‘기는풍경展’
2007 대안공간풀 ‘ 동아시아의 목소리 기는풍경팀’
2007 오픈스튜디오 유닛展
프로젝트작업
2009 아르코미술관 ‘장애청소년과 함께하는 꿈꾸는 대학로’
2008 서울디자인올림픽 ‘어어어 마을’ 참여
2007 공공미술프로젝트 ‘잇다’ 참여
2006 공공미술프로젝트 ‘마석이야기’ 참여
수상
2011 서울시립미술관 SeMA신진작가 전시지원 선정
200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진작가지원 선정
교각, 기둥들, 문명의 묵시록
서울 시내에는 교각이 많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29개의 대교를 지탱하고 있는 교각을 포함하여 고리처럼 서울 내부를 큰 원으로 연결하고 있는 내부순환도로의 교각은 서울을 특징짓는 풍경의 하나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교각의 기능은 위의 도로를 떠받치는 것이기 때문에 강이나 바다 위에 건립한 교각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내부순환도로와 같은 도로의 교각은 다르다. 내가 근무하는 대학 주변에는 무수하게 많은 교각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 학교를 다닌 신하정이 매일 보던 교각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교각을 소재로 한 작품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도로 위에 촘촘하게 세워진 육중한 체적의 교각 사이를 다니노라면 내가 콘크리트로 만든 거대한 창살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아무리 살풍경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동일한 형태가 반복되는 풍경은 그 나름대로 심미감을 불러일으킬 때도 있다. 특히 굽은 도로 아래 세워진 것이라고 할지라도 도열해 있는 교각 사이에 서서 바라보는 풍경은 공간을 원근법에 따라 지각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한때 근대화의 상징이기도 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 일부를 남겨두었다.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남겨둔 이 교각은 과거 그 위를 달렸던 무수한 차량의 행렬과 그 아래 복개된 청계천 위를 점거하다시피 했던 노점, 자전거, 오토바이 등 이륜차량의 행렬, 삶의 시끌벅적함을 뒤로 한 채 을씨년스럽게 서있다. 그렇다면 남겨둔 교각은 발전과 폐허의 증거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발달한 토목공학을 과시하던 고가도로가 뜯겨나간 후 고도성장의 과거를 증명하는 잔해로 남아있는 교각은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게 만든다. 그러나 청계고가도로는 기껏 반 백년 만에 해체되었고, 주변풍경조차 현격하게 바뀌었기 때문에 이 볼썽사나운 물건이 먼 훗날 청계천의 역사를 회고하는 유물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한때 견(絹) 위에 먹으로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태백의 풍경을 표현한 신하정이 교각을 주목한 것은 현대도시의 한 풍경이 되다시피 한 교각의 육중함으로부터 강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서울에서 일상적으로 교각과 마주치지만 무심하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당장 내부순환도로만 하더라도 그 위를 달릴 때 교각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설령 교각 아래의 도로를 달리거나 보도 위를 걸을 때도 통행에 방해가 되고 시각을 가로막는 교각의 존재에 불만을 보낼지언정 그것이 도시의 일부란 사실은 잊어버리는 것이다. 한강다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저 다리가 교통을 편리하게 해준다는 사실만 중요하다. 그러나 강물 위에 세워놓은 교각, 아직 상판을 올리지 않는 그 거대한 기둥들을 보면 생경함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시공 중인 다리의 일부가 아니라 현대사회가 건설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신전을 위한 기둥으로 비쳐질 수도 있고 또는 미래에 현재를 기억하게 만드는 21세기 문명의 잔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신하정이 그려놓은 무수한 교각 기둥들은 그런 상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것은 진행형이라기보다 파괴된 후의 폐허를 연상시킨다. 터키의 에페소스에 도열해 있는 무수한 기둥들. 그것은 헬레니즘으로부터 로마시대에 이르는 과거의 영화(榮華)를 증명하려는 듯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프랑스의 퐁 뒤 가르(Pont du Gard) 또한 퇴락한 채 남아있지만 아치를 본격적으로 건축공학에 도입한 고대 로마의 영광을 추억하게 만든다.
그러나 신하정의 작품 속에서 이 기둥들은 추억할 영광의 과거가 없다. 저 멀리 도시풍경을 배경으로 홀로 물 위에 서있는 기둥은 고요하고 쓸쓸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어둠 속에서 유령처럼 나타나고 있는 교각들의 행렬은 낯선 세계로 들어섰을 때의 두려움마저 자아내게 만든다. 교각을 성형(成形)하던 거푸집이 내버려지듯 방치된 풍경 위로 어렴풋이 솟아오르고 있는 기둥은 ‘문명의 폐허’에 바치는 레퀴엠일까. 아니면 현대문명의 승리를 과시하는 기념비일까. 내가 보기에 이 작품들이 대체로 무채색조로 그려졌고, 더욱이 화재로 전소된 강원도 낙산사의 주춧돌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한 폐사지 풍경 등을 고려할 때 신하정의 작품 속에서 문명과 기술공학을 예찬하는 흔적조차 발견하기 어렵다. 그는 이 확대된 교각을 통해 문명의 묵시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때 견 위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석탄가루가 풀풀 날리던 태백의 풍경을 아름답게 표현했던 그는 여러 겹의 견을 켜켜이 쌓아 영롱하고 섬세하며 좌우대칭 구도가 미적 감흥을 자극하는 미세한 세계를 그리기도 했다. 전통적인 재료기법을 사용하되 현대적으로 해석한 방법도 참신하고 몇 겹의 레이어가 만들어내는 환영효과 역시 작품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한 가지 기법에 매진하는 것이 젊은 작가에게는 심리적 부담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변화를 모색한 결과가 교각으로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개별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 과거의 작품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을 불식시킬 수 없다. 그러나 양식화되기 전에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비록 자기생각을 조형적으로 훌륭하게 구현하기 위해 더 많이 그려야 하고 더 많은 조형적 고려, 적절한 재료와 기법을 개발해야 하겠지만 주제에 있어서는 보다 자기언어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과거의 낙원과도 같은 풍경이나 섬세한 이미지 또한 기본적으로 먹으로 표현한 것이었으나 교각을 소재로 한 그림처럼 낯설거나 쓸쓸하고 위압적이지 않았다. 시선을 압도하는 기둥과 검은 배경은 토목과 건설의 미래를 낙관하는 것이라기보다 붕괴된 후의 디스토피아에 대한 불길한 예언처럼 보인다. 그것은 하늘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인간이 쌓았다는 바벨탑의 기둥도 아니고, 알렉산드리아에 세웠다는 전설적인 ‘파로스의 등대’도 아니다. 더 많은 편리를 위해 대지 위에 콘크리트 기둥을 마구 박아대는 인간의 이기심이 가져올 파국에 대한 증거물인 이 기둥들, 그것은 자연을 역행하는 인간을 의인화한 것은 아닐까. 신하정이 그린 어두운 풍경은 문명의 이름 아래 한없이 수직적으로 성장하기만을 추구한 인간의 추락, 즉 욕망을 위해 더 멀리 날아가려다 결국 추락하고 마는 이카루스의 무모함에 대한 묵시록적 전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태만/미술평론가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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