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2010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과 수료
전시경력
개인전
2011 <인위적 즉흥>, 갤러리 그림손, 서울
2011 , Artspace H, 서울
2007 갤러리 영, 서울
단체전
2012 , 서울대학교 폐수영장, 서울
2011 <33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전> , 예술의 전당 , 서울
2011 < KWANHOON projects_Young Artists展>, 관훈갤러리, 서울
2010 <달라진 사진들> 갤러리 룩스, 서울
2009 갤러리 룩스, 서울
2009 2인전<관심 & 관망> 갤러리 고동, 서울
2009 토포하우스, 서울
2009 <2009 아시아프> 구 기무사건물, 서울
2008 토포하우스, 서울
수 상
2011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지원 선정
제 33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
SeMA 신진작가
김홍석
인위적 즉흥, 즉흥을 의도하다
정유진_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현대회화와 사진의 미묘한 동반관계는 현재의 미술에서 명확히 범주화 할 수는 없으나, 어느덧 한 덩어리의 영역을 점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19세기 중엽 발명된 사진은 미술의 가장 큰 영역 - 리얼리즘, 재현 및 그와 유사한 기능 - 을 자기 것으로 가져갔다. 미술은 재현(再現)과 결별하고 자기 형식에로 나아갔고, 사진은 재현과 조우했다. 이후 사진은 다다, 초현실 미술가들의 상상력을 구현하는 가장 적절한 매체의 하나로서 재현의 기능으로부터 또 한번 독립하게 된다. 현대미술 -특히 현대 회화- 과 현대사진은 지속적인 길항(拮抗) 관계를 통해 각자의 상상력의 틈새를 찾아갔다.
김홍석의 사진에서 바로 회화와 사진 사이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틈새를 보았다. 그의 사진 작업들은 지극히 회화적인 동시에 지극히 사진적이다. 서양화과 3학년 때부터 사진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사진을 보다 회화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듯 보인다. 작가 자신은 백퍼센트 긍정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그에게서 피카소(Pablo Picasso)나 베이컨(Francis Bacon)의 흔적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 작가 자신도 베이컨을 좋아하는 작가로 꼽고 있다. 미술은 사진으로 향하고 사진은 미술로 향하는 아이러니 속에,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틈들에 김홍석의 사진은 기거한다.
김홍석의 작업은 최근 유행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극사실 회화 작업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시각적 혼란이 먼저 왔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회화적이고, 회화로 보기에는 너무도 당연히 사진이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의 비밀은 “가상 페인팅 프로그램”에 있다. “Painter페인터”라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마치 붓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디지털 브러쉬”를 이용한 각종 회화적 행위가 가능하다. 두텁고 강한 붓질brushstroke이나 섬세한 터치 등 여러 가지 표현이 손놀림의 강약이나 각도에 따라 실제 페인팅처럼 자유자재로 이루어질 수 있다. 김홍석은 촬영한 사진 위에 페인터로서 페인팅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디지털 사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디지털적 합성이나 해체와는 다르다. 원본 사진 자체에 어떤 터치들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원본 자체를 움직인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그의 사진을 “회화적 사진”, 그리고 “사진적 회화”로 읽을 수 있게 하는 기술적 장치다. 예고 시절부터로 회화 작업을 해왔다고 치면 사실상 작가는 10여년을 화가로 살아온 셈이다. 그러니 그의 사진 작업이 회화스러운 방향으로 기울었다는 건 자연스런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다.
김홍석의 사진은 대단히 불편하다. 절단되고 파편화된 이미지들. 비현실적인 혹은 초현실적인 의도에서 출발한 것도 아니면서 그 이미지란 대단히 기괴스럽다. 그 이미지가 사람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마치 슬로모션으로 촬영된 고통스런 몸부림의 순간 속에 있는 인물을 스틸 컷으로 찍은 듯 보인다. 그는 현대사회의 빠른 속도감과 그를 따라가는 사람들의 심리적, 인지적 혼란에 주목한다. 현대사회의 복잡다단한 측면과 층위들은 이미 앞선 20세기에 수도 없이 논의된 부분들이지만, 21세기에는 여기에 속도라는 것이 추가되었다. 공간성에 시간성까지 더해진 사회, 21세기의 현재의 모습일 것이다. 김홍석은 사물과 사람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을 느꼈다. 홍수처럼, 아니 마치 쓰나미tsunami처럼, 넘쳐나고, 내 옆과 앞뒤를 빛의 속도로 빠르게 흘러가는 기호와 각종 이미지들, 정보들 속에서 대상 - 사람을 포함한 -에 대한 천천한 사고와 의미의 포착이란 불가능에 대한 기대와도 같다. 일상을 움직이며,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이미지들은 그 빠른 속도로 인해 나의 시각에 완전한 모습으로 포착되지도 않으며, 정확히 파악되지도 않는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보이는 내 옆 사람의, 내 앞 사람의 모습은 온전한 사람의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파편화된 그들, 그 모습이 내가 파악할 수 있는, 그 순간 현재의 내 옆 존재의 모습이다. 김홍석은 이를 두고 “재앙과도 같이 다가왔다”고 말한다. 그것은 비단 그 혼자만이 느끼는 어려움은 아닐 것이다. 이런 “재앙”에 맞닥뜨린 일종의 공포감 같은 것이 그의 사진의 출발점이다. 그의 사진 속 인물들은 특정의 인물이 아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무심히 맞닥뜨리게 되는 인물들, 그저 사람들이다. 코는 뭉개지고, 이마는 조각나고, 손은 꺾였다. 일부는 뭉개지고, 또 지워졌다. 그들은 파편화됐다. 그것이 김홍석이라는 작가가 인식한 현재 사회의 사람들의 이미지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에게 그들은 인지적 불구의 존재다. 그들은 완전체의 모습으로 인식되거나 인지되지 않는다. 속도 제일을 외치는 현재에 우리에겐 불구의 존재들만이 존재하는가? 작가에게는 자신의 모습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인식됐다. 그의 자화상도 다른 인물들의 모습처럼 파편화됐다. 그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모습도 정확한 자신의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사진 속 인물들은 - 자기 자신을 포함해 - 괴로움에 뒤틀린 이미지로서 나타난다. 인식의 혼란이며, 혼재된 인식이다.
그러나 김홍석의 파편화된 이미지들의 혼재는 그가 말한 “재앙”에 대한 표현이 아니다. 현재적 재앙에 대한 혼란은 그저 그의 사진의 출발점일 뿐이다. 현대인들이 받아들이는 대상에 대한 인식 방식을 혼돈스러운 이지미로 표상하고 그것을 디지털적 회화 행위를 통해 보다 더 왜곡된 이미지로 만드는 그의 작업은 오히려 그 혼돈에서 벗어나고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의 다른 표현이다. 그의 파편화되고 왜곡된 이미지들은 대상에 대한 이성적 인식이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대응과 대처다. 현실에 대한 인식은 이미지의 왜곡으로 나타났고, 그 왜곡의 과정은 작가 특유의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터치와 이미지의 해체라는 회화적 표현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을 수습하는 과정은, 그가 말하듯 “로고스적”이다. 김홍석의 사진은 현실에 대한 “파토스적” 인식에서 출발해 “로고스적” 극복으로 나아간다. 의미가 탈각된 이미지들과 그 파편들의 혼재를 그의 사진은 더욱 극단적으로 끌고 갔다. 그가 현대 사회 속에서 느끼는 병리적인 혼돈은 그의 사진 작업으로 인해 확대 재생산 되었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그의 작업은 병리적인 사회에 대한 치유의 방법과 만난다.
김홍석의 사진은 대단히 회화적이다. 회화를 벗어나 다른 표현 매체를 찾아 나선 그가 만난 것이 사진이다. 그런데 그 사진이 회화적이다. 이제 보니 그는 회화를 벗어나려 한 것도, 사진으로써 회화를 대체하려 한 것도 아니었다. 그가 현대 사회를 인식 불가능한 병리적인 사회로 인식하고 이미지들을 왜곡하고 파편화 한 것은 작가가 인식한 사회에 대한 그저 사진적 표현이 아니다. 그의 사진은 이미지와 정보들의 쓰나미를 겪는 현대 사회의 재앙적, 혼돈적 성격을 회화적으로 “즉흥화” 하는 기법을 통해 극대화 했고, 그 극대화를 통해 인식적 혼란과 혼돈을 극복하려는 작가의 이성적이고 의도적인 “인위성”을 동시에 담고 있다. 김홍석의 최근의 작업 “인위적 즉흥”은 그의 사진작업이 담고 있는 로고스와 파토스, 인위와 즉흥, 혼란과 재구성, 절망과 극복의 의지의 결과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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