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cation
2013 Ph.D Graduate School,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 (Candidate)
2010 M.F.A 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IL, U.S.A
2008 B.F.A 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IL, U.S.A
Solo Exhibition
2011 While I was walking… (Gallery KONG, Seoul, Korea)
2010 Flag Project, solo installation (Lillstreet Art center, Chicago, U.S.A)
Group Exhibition
2012 The Time encounters Colour (Gallery Jinburyeong, Korea)
2012 The 7th 'From Lausanne to Beijing' International Fiber Art Biennale (Nantong, China)
2012 Modern Textile Art (Daesan Museum, Changwon, Korea)
2011 ‘K-Fiber Artist, K-Environment Artist’ (Daesan Museum, Changwon, Korea)
2010 Oil, Foil Walls and Toil, Robert Bills Contemporary (Chicago, IL, U.S.A)
2010 Negotiating Site, Thesis show, Sullivan Galleries (Chicago, IL, U.S.A)
2010 Wanted Wall, 1078 Gallery (Chico, CA, U.S.A)
2010 Searching for Satellites: Locating Identity in a Global Society (Chicago, IL, U.S.A)
2009 Neocon 2009, Coalesse Showroom, Merchandise Mart (Chicago, IL, U.S.A)
2009 Argo, Argo consulting (Chicago, IL, U.S.A)
2009 Korean American Day Cultural Celebration Exhibition, Richard J. Daley Civic Center, (Chicago, IL, U.S.A)
2008 Full Bleed, Loft 3A Gallery (Chicago, IL, U.S.A)
2008 SAIC Exhibition, Gallery 2 (Chicago, IL, U.S.A)
2008 Wind-up, Walking the Warp: Collaborative Performance, Rhona Hoffman Gallery, (Chicago, IL, U.S.A)
2007 Inhabit, Revolving door Gallery (Chicago, IL, U.S.A)
2007 Fashion exhibition, Macys (Chicago, IL, U.S.A)
Awards
2012 The 7th 'From Lausanne to Beijing' International Fiber Art Biennale (Excellent Award, China)
2011 SeMA Young Artists, Seoul Museum of Art (Seoul, Korea)
산책하는 동안에...While I was walking....
행복은 자주 우리 바깥에 존재한다. 사랑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고통은 우리 안에만 존재한다. 우리가 그걸 공처럼 가지고 노는 일은 그러므로 절대 불가능하다.
- 김연수,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 중에서
‘산책이라도 할까’
코끝을 스치는 찬 기운에 잠시 머뭇거린다. 소슬한 가을바람이 제법 매서운 탓이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는다. 일단, 10분만 걷자.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달그락거리는 이 불안함의 정체를 밝힐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두 발을 움직여 걷다 보면 머리와 가슴을 짓누르던 무형의 그것이 조금씩 몸 밖으로 빠져나와 스스로의 실체를 드러낼지도 모를 일이다. 마치 한 걸음 내 딛을 때마다 조금씩 눈앞으로 다가오는 저 ‘벽’처럼.
전시장의 입구를 통과하니, 직조된 천위에 새겨진 회색의 이미지가 보인다. 돌담과 낡은 건물 외벽 한 귀퉁이쯤을 나란히 놓은 이미지구나, 지나치려는데 ‘틱~틱’ 하는 소리 한 토막이 귀를 잡아챈다. 순간 느닷없이,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골목 어귀가 떠오른다. 그 시절 우리는 해가 질 무렵까지 사방치기에 몰두하다가 가지고 놀던 그 돌을 쥐고 길게 이어진 담벼락을 따라 긁으면서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가끔은 그 돌로 ‘영희랑 철수가 서로 좋아한다’는 낙서도 했다. 작가에 의하면 징이나 망치로 두드리거나 다듬는 소리와 다르게 돌로 돌 벽을 긁을 때 나는 그 독특한 소리를 시카고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들은 주로 페인트나 스프레이 물감 등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카고에는 벽은 있되 담은 없다. 갈색이나 붉은 벽돌로 이루어지는 시카고의 벽은 집이나 오피스 빌딩의 외벽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에서 벽은 단지 건축 외벽의 일부만은 아니다. 기와를 얹고 쌓아올려진 돌 사이에 진흙으로 매워진 이것은 외따로도 존재하며 집을 보호하는 장벽으로서의 담을 이룬다. 물론 ‘벽’이라는 단어가 한국의 돌담과 시카고의 건물 외벽을 모두 지칭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양자의 기능적 차이보다 서울과 시카고의 물리적 거리는 멀었고, 작가는 서로 다른 공간에 기반을 둔 벽 이미지를 나란히 병치함으로써 두 도시 사이 어디쯤 위치하는 자신의 심리적 불안을 극복하고 싶었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한참 높은 키의 설치물이 슬쩍 굽은 채로 서있다. 두툼하고 밀도가 높은 산업용 펠트위에 조금은 거친 질감으로 프린트 된 회색의 이 이미지는 왼쪽으로 보이는 철제 계단과 반복되는 창문들 때문에 어떤 건물의 외관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시카고에서 머문 5년 동안 작가가 거주한 아파트 외벽을 재현한 이것은 도시를 산책하다가 어느 거리에선가 마주하는 건물인양 전시장 한 면에 서있다. 눈이 밝은 관람자라면 이것이 또렷하게 촬영된 한 컷의 사진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피사체를 식별할 수는 있으나 군데군데 흐릿하고 역부감으로 촬영된 몇 개의 이미지들이 조합된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표현대로, 공간에 대한 기억은 항상 어렴풋하다. 반면 냄새나 맛, 손에 닿았던 감촉 혹은 시각적 풍경과 같이 몸이 기억하는 감각적 인상들은 생생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렴풋하고 단편적인 기억과 또렷한 몇 개의 이미지 퍼즐이 조합된 생생한 감각이 조우하는 순간을 ‘추억’이라 이름을 붙이고, 일반적인 기억들로부터 분리해 내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더욱이 이 추억은 세대를 초월해 공유된다. 아파트의 외벽을 뒤로하고 몇 걸음 옮기면 만나게 되는 굴곡 있는 긴 벽은 어린 시절에 작가의 어머니가 살았다는 서울 가회동의 돌담과 작가가 머물렀던 시카고의 건물 외벽을 나란히 병치한 설치물이다. 이 역시 산업용 펠트 위에 프린트 된 벽 이미지의 조합으로, 구불구불한 벽 사이로 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작가가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걸으며 나눈 대화와 기억을 토대로 그 추억을 형상화했음을 알게 된다. 나아가 그것은 동독과 서독을 갈랐던 베를린 장벽,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에 놓인 통곡의 벽, 그리고 남한과 북한 사이 휴전선으로 상징되는 보편적인 벽으로 그 의미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공간을 점유하며 두 개의 세계로 나누고는 있으나 늘 완벽하게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니며, 공공의 공간인 동시에 그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사적인 기억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벽은 오랫동안 견고하게 뿌리내려 쉽사리 허물 수 없는 듯 보이지만 사람들의 소통과 노력을 통해 일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는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보편성과 대조적인 의미를 내포한 ‘벽’이라는 개념은 펠트와 같이 부드러운 섬유에 표현된 단단하고 견고한 사진의 이미지라는, 작가가 사용하는 매체의 특성과 결합함으로써 그 외연을 시각적으로 확장한다.
특히 그 효과는 씨실과 날실이 만들어가는 직조의 짜임을 통해 한층 배가된다. 부드러운 면사가 한 올 한 올 만나 단단한 조직을 이루는 과정이 마치 돌을 쌓아 벽을 만드는 과정과 닮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예의 서울과 시카고의 벽 이미지를 핸드 자카드 기계(Hand-Jacquard Loom)의 일종인 TC-1을 이용해 직조하는 과정은 건축에서 벽을 쌓아 올리는 그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이 작품은 촬영한 사진을 포토샵으로 편집하고, 7개의 새틴조직으로 음영을 나타낸 후, 880개의 바늘이 달린 자카드 직기를 이용해 한 번에 10시간 이상씩 손으로 짜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야 완성된다. 작가의 고백처럼 사실상 자카드 위빙(Jacquard weaving) 작업은 시카고 유학시절 접한, 인물의 얼굴이나 토르소, 혹은 손을 찍은 사진 이미지를 자카드 직조 기법으로 제작하는 작가 리아 쿡(Lia Cook)과 그의 제자이자 김종옥의 스승인 크리스티 맷슨(Christy Matson)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물감과 붓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회화가 똑같은 작품이 아니듯이, 자카드 직기를 이용한 위빙 작업은 김종옥에게 서울이라는 씨실과 시카고라는 날실이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했고, 나아가 공간과 도시의 환경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작가는 흥미로운 요소 한 가지를 추가했는데, 징검다리를 지나듯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디지털 낙서’가 바로 그것이다. 레이저 태그(Laser Tag)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관람객이 직접 벽 이미지 위에 시연해 볼 수 있도록 상호간의 소통(interactivity)을 강조하는 이것은 돌로 벽에 낙서 하던 세대에게는 옛 추억을, 컴퓨터로 게임하는 세대에게는 재미를 선사하는 듯하다.
이쯤 되면, 김종옥의 국내 첫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이곳 전시장이 서울과 시카고라는 두 도시를 구현한 건축적 산책로에 다름 아님을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한 켠을 고스란히 펼쳐놓은 이번 전시에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소리가 있고, 세대를 넘어 공유되는 추억이 있으며, 무엇보다 작품을 따라 거닐 수 있는 산책의 즐거움이 있다. 개인의 기억에서 출발한 김종옥의 작업이 보편적인 감성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은 바로 이 산책과 더불어 시작된다. 저마다 불안과 고통을 안은 채 인생이라는 산책길을 걷는 동안 행복과 사랑도 찾아오듯이, 단단한 벽이 부드러운 펠트와 섬유를 거치면서 그 너머의 소담한 이야기들을 내어놓은 과정을 지켜보며 산책하는 것은 즐거운 일일 것이다.
‘띠링~ 띠링~’
이제 그만 산책을 끝내려는데 벽 너머로부터 들려오는 정체 모를 소리가 다시한번 발길을 잡아 세운다. 도대체 골목 저 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어느새 두 발은 그 벽을 향해 걸음을 내딛고 있다. 윤형주_가인갤러리 큐레이터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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