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자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 전공
덕성여자대학교 예술학부 동양화과, 시각디자인과 복수전공
개 인 전
2012 비가 내릴 것이다, 16번지 갤러리현대, 서울
2008 징후와 궤적, 송은갤러리, 서울
2007 SMOKE, NOWHERE, 스페이스바바, 서울
그 룹 전
2013 What’s On, 경기창작센터, 안산, 경기
2013 Portfolio Archive Lounge, 사비나미술관, 서울,
2012 AIR IV,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경상남도
2012 Testing Testing 1.2.3, 송은아트스페이스, 서울
2012 Exchange: Over and Over, 국립현대미술관 창동창작스튜디오, 서울
2011-2012 에필로그: 경계에 서다, 경기도 미술관, 경기
2011 가리이니 나누이다, 수원 미술전시관, 경기
2009 Open Studios, ISCP, 브룩클린, 뉴욕, 미국
2009 Artists of SongEun -1, 송은갤러리, 서울
2008 풍경과 상상, 고양아람누리 미술관, 경기
2007 열-신진작가수첩(워크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사미술공간, 서울
2007 제 7회 송은미술대상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7 제 29회 중앙미술대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수 상 및 지 원
2012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 서울시립미술관
2009 경기도- ISCP 레지던시 프로그램, 경기문화재단 후원, 대한민국 / 해외 레지던시 참가 지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08 문화예술진흥기금-뉴스타트 시각예술 신진예술가 부문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2007 제 29 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 중앙일보사, 서울
2007 제 7 회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송은문화재단, 서울
레지던시
2013 경기창작센터, 경기도미술관, 안산, 경기, 대한민국
2012 세라믹창작센터,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경상남도, 대한민국
2009 ISCP: International Studio & Curatorial Program, 브룩클린, 뉴욕, 미국
작품소장
송은문화재단
예술을 위한 방주, 최해리의 컬렉션
백곤 (미학)
역사는 어떻게 기록되는가? 우리는 수많은 지난 이야기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 이야기들은 선조들의
삶에서부터 나온 여러 사실들과 증거들을 통해 현재 우리들에게 특정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러나 역사는 그
역사를 기록한 사람들의 기억이다. 그 기억이 객관적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그렇기에
사학자 에드워드 카(Edward Carr)는 일찍이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하였다. 하지만
역사는 현재에서 재해석되는 것보다 과거의 여러 증거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가 과거를 이해하기
위해 그 시대로 돌아갈 수 없고, 현재에서 과거를 마음대로 재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역사를 그 시대의 특정한 담론형성으로 보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질학자들이 지층에 드러난 광맥을 추적하여 지반 전체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과 같은
고고학적인접근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지식의 고고학』에서 역사를 연속적인 역사가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불연속적인 사건들을 파헤치는 것이라고 보았다. 즉 특정 시대는 그 시대의 지적 기질인
에피스테메(episteme)로 이루어져 있고, 그 에피스테메에 대한 탐구가 바로 역사를 이해하는 한 방법이라는
말이다. 그의 고고학적 접근 방식은 카의 주장과도 부합한다. 역사는 과거의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과거와 만날 수 있는 지성의 장소이다. 작가 최해리는 바로 이러한 역사의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진다. 그녀는 예술을 통해 역사를 이야기하고, 또 그 역사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자 한다.
전시 프로젝트 「비가 내릴 것이다(It's gonna rain)」는 과거로 돌아가 현재인 미래, 혹은 가상의 미래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 미래는 예측 가능한 것이 아닌, (현재와 과거의 담론들을 증명하기 위한) 가상, 혹은
허구적 시간이다. 그러나 그녀에게 있어 그 가상 혹은 허상은 진상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동시에 진상과
허상으로 구성된 예술의 한 방식으로 사용된다. 그녀의 프로젝트는 과거이자 현재, 미래의 의미들이 동시에
뒤섞여 있다. 이는 허구이면서 동시에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기억이라는 관념과 관계하며
예술과 작품에 관여한다. 그 기억의 흔적을 찾기 위해 그녀는 예술의 현미경을 들고 역사의 수많은
지층들을 분석해 나간다.
고고학의 저장고, 박물관의 심사정
최해리는 거대한 역사의 지층 속에서 커다란 가상의 방주를 발견한다. 그 방주 안에는 수많은 유물과
예술작품들이 들어있다. 그 유물들과 예술작품들은 그녀를 떠나 고스란히 박물관으로 옮겨져 역사적 기록을
위해 박제된다. 최해리는 이 박제된 유물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다시 복제한다. 그 복제품들은
박물관의 그것과 동일하게 제작된다. 그녀는 역사적 유물의 얼룩과 흔적까지도 복제해 사람들에게 과거의
유물인 그것과 동일하게 인식하게 한다. 그 복제품에는 산수화, 어진, 초상화, 영모화, 화조화, 화훼초충화 등
조선시대 후기 동양화의 모든 형식들이 담겨 있다. 그 모든 것은 바로 현재 심사정(玄齋 沈師正, 1707~
1769)의 모든 작품들이다.
심사정은 영의정을 지낸 명문 사대부의 자손으로 겸재 정선(1676~1759)의 문하에서도 그림을 배울
정도였으나, 역모 죄로 몰린 집안의 몰락으로 당시 관직에 몸담지 못하고 그림만 그렸다. 그는 겸재 정선,
관아재 조영석(1686~1761)과 더불어 사인삼재(士人三齋)라 불리며 남종문인화풍을 정립하여 조선 국화풍의
시조가 되었다. 여기서 사인(士人)은 18 세기 조선 성리학을 바탕으로 사대부들이 앞장서서 조선의 화풍을
확립하는 것을 말한다. 심사정이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그의 생애는 제대로 기록되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 말은 당시 그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음을 증명한다. 최해리는 바로 이 점에 주목하였다. 과연
심사정은 어떤 인물인가? 그녀는 심사정의 과거를 추적하여 그의 행보와 업적에 대해 연구하였다. 당시
가장 유명한 화가는 다름 아닌 정선이었다. 정선은 조선 회화사의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었으며, 당시
노론이 지배한 정치적 분위기에 힘입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반면 심사정은 소론 집안으로 정선의
진경산수화나 조영석의 풍속화풍을 따르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다. 그러나 심사정은 2 인자 혹은
그림자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화풍을 끝까지 추구하여 남종문인화풍을 정립하였다. 최해리는 왜
심사정에 주목하는가? 역사는 1 인자들을 위한 기념비적 산물이다. 그 기념비는 왜곡되고 과장되어 사실로
기록된다.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 허구적 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인다. 최해리의 방주는 가상의 방주이다.
그녀가 거기서 발견한 모든 유물들은 심사정의 것이나 복제된 레플리카(Replica)이다.
하지만 이미지 복제의 시대, 그 레플리카가 심사정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미술사에 나온 수많은 작품들을 실제 목도하지 않고 어떻게 그것을 진품의 예술작품으로 인정하는가?
심사정은 바로 우리가 “예술”이라고 부르고 인식하는 개념의 근원을 위한 최해리의 레플리카인 것이다.
그녀는 심사정을 통해 예술의 개념과 박물관, 역사와 기록, 사실과 가상에 대해 말한다. 그렇기에 그녀의
방주는 허상이면서 실재하는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관객인 우리들은 고고학자처럼 그녀의 작품을
하나씩 분석하여 커다란 역사적(예술적) 구조를 가진 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II. 컬렉터의 선택, 휘종의 예술품
다시 방주로 돌아가보자. 방주에는 수많은 예술작품들이 있는데 심사정의 회화 작품과 도자기들이 잔뜩
들어 있다. 방주에 놓여있는 수많은 도자 작품들은 한 컬렉터의 수집품인데 이는 작가가 설정한 가상의
인물이다. 작가는 이 가상인물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 송나라 휘종(徽宗, 1082~135)을 거론하였다. 그
가상의 인물이 휘종과 같은 광적인 컬렉터라는 것이다. 이 방주의 인물을 딱히 휘종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휘종이라 설정하고 이야기를 지속시켜보자.
송나라의 황제이자 예술후원자, 컬렉터인 휘종은 북송 제 8 대 황제로 문화와 예술의 육성과 보호에
열성적이었으며, 정치를 멀리하고 문학과 미술에 탐닉하여 북송을 멸망케 한 장본인이다. 그는 한림도화원을
통해 그림을 적극 장려하고 서화, 그림, 도자기와 같은 문물들을 수집하고 심지어 궁궐 안에 갖가지 진귀한
꽃과 돌, 새 등의 산수를 그대로 옮겨놓는 일에 몰두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국고를 물쓰듯하며 심지어
수석을 옮기는데 방해가 되는 담장까지 허물어버릴 정도로 예술품 수집광이었다. 이 컬렉터는 수많은
청화백자들을 수집하였다. 순백의 흙 표면에 코발트계의 청색 안료로 그려진 화조화풍의 이 청화백자는
분명 휘종의 마음을 뒤흔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잠깐 역사적 순서가 헷갈린다. 휘종은 12 세기 사람인데, 청화백자는 14 세기 초엽 경 생산되었고,
조선에는 14 세기 말에 유입되었다. 또한 심사정은 18 세기의 인물이다. 휘종은 어떻게 청화백자와 심사정의
그림을 손에 넣게 되었는가? 바로 최해리의 방주와 모든 이야기들이 허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상의
인물 혹은 휘종이 건조하였다는 이 거대한 방주와 그 안에 들어 있는 심사정의 작품들과 청화백자들은 모두
실재하는 작품들이다. 그녀는 역사의 실재하는 이야기를 자신의 허구적 맥락에 끌어들여와 역사 혹은,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는다. 휘종의 컬렉션에는 심지어 올해로 100 주년을 맞이한 미국의 6 대 영화사
중 하나인 파라마운트 픽처스(Paramount Pictures Corporation)의 로고 도자기도 포함되어 있다. 시대를
넘나드는 휘종의 실재하는 컬렉션과 그 컬렉션을 복제한 최해리의 컬렉션은 그러므로 허구의 산물이지만
동일한 의미로 수용된다. 바로 예술작품이라는 맥락을 통해 해석된다는 말이다. 박물관에 존재하는 심사정의
작품이나 휘종의 청화백자들은 모두 최해리를 통해서 예술작품이 되었다. 그것은 과거시대, 혹은 역사적
흔적에 관념의 레플리카를 덧씌움으로 인해 이 시대의 예술이 된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는
‘이미지’가 내뿜고 있는 의미들로 가득 차 있다. 최해리는 예술에 관련된 모든 이야기, 즉 예술가와 예술작품,
미술관과 컬렉터, 진품과 복제품에 대한 이미지들을 펼쳐놓는다. 그것이 예술인지 아닌지, 진품인지
아닌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미지는 가상이어도 되고, 진상이어도 된다. 심사정과 휘종, 청화백자와
허구적 세계의 총체예술인 영화는 모두 하나의 질문을 내던진다. “무엇이 예술이고, 이 예술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III. 언제나 새롭게 흘러가는 방주
역사는 계속된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역사는 살아남은 자들의 기억들로 채워진다.
그러나 역사는 특정 사람들의 것만이 아닌, 앞서간 사람들과 뒤에 남겨진 사람들 모두에게 끊임없이
발화되는 도화선이다. 최해리는 심사정의 화조화를 통해서, 그리고 휘종과 청화백자를 통해서 역사의
사건들을 한자리에서 직접 대면하게 한다. 심사정의 화조화에는 도연명(陶淵明, 365 27)과 이태백(李太白,
701 62),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와 니나 시몬(Nina Simone)이 함께 쓴 서화문(제발 題跋)이 적혀
있다. 그녀에게 이 시대의 예술은 그림과 시, 음악 모두가 한데 어우러진 총체적인 기록물이며, 이러한
기록은 사실 증명을 벗어나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비는 내릴 것이다.” 그 비는 오늘 내릴 수도 있고, 과거에 내렸던 비일 수도 있다. 예술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면 비는 언제든지 내릴 것이다. 그 비가 우리들의 관념에 내려앉아 예술에 대한
생각들로 촉촉하게 적셔줄 것이다. 비온 후 지천에 피어난 꽃향기에 이태백이 잠든 것 (花市風香李白眠)처럼
우리들 또한 예술의 향기에 편안하게 취하면 된다. 역사는 예술의 의미들로 채워지며, 구조화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에 의해 언제나 새롭게 형성되는 것이다. 바로 워너 브라더스사의 애니메이션 루니툰(Looney Tunes)의 마지막 엔딩 장면에 나오는 문구이다. 최해리의
가상의 방주에 쌓여 있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는 ‘이게 다’이다. 이제 그녀의 예술에 대한 거대한 방주는
관객들의 사유 속으로 유유히 흘러간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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