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2009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아트앤테크놀러지 졸업, 석사, 시카고, 미국
2007 홍익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 석사, 서울, 한국
2004 홍익대학교 조소과 졸업, 학사, 서울, 한국
전시경력
개인전
2012 Sensitive Shape, 갤러리 압생트, 서울, 한국
2010 NoEnd, UNO Gallery, 시카고, 미국
단체전
2013 네오포럼2013 - 기억의 겹, 성북구립미술관, 서울, 한국
2012 나노코리아 국제첨단세라믹전시회, 코엑스 A B홀, 서울, 한국
2011 KIA 미디어 아트쇼, W 호텔 비스타홀, 서울, 한국
Korea tomorrow, 스페이스바닐라 팀프로젝트, 한가람 미술관, 서울, 한국
upset the balance, 대안공간 정다방, 서울, 한국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스페이스바닐라 팀프로젝트, 울산, 한국
VO/D 갤러리 보다 컨템포러리, 서울, 한국
2010 Sprouting, Noyes Art Cultural Center, 에반스톤, 미국
2009 MFA Graduate Exhibition Glut and Grandeur, Sullivan Gallery, 시카고, 미국
Encounter with Distance, Gene Siskel Film Center, 시카고, 미국
2008 Paint in Virtual Environment, 미시건 빌딩4층 ATS홀, 시카고, 미국
2006 청계천 야외조각전, 정갤러리, 서울, 한국
Pleasure of City2 게릴라전, 공공장소 게릴라 프로젝트, 서울, 한국
The zoo 자이언트 사파리 아트 콘서트, 스컹크헬, 서울, 한국
Red carpet 8th 사파리전, 홍익대학교 야외, 서울, 한국
2004 단원미술제, 단원 갤러리, 안산, 한국
RANDOM,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한국
35th 홍익조각회전, 관훈갤러리, 서울, 한국
도시락 게릴라전, 공공장소 게릴라 프로젝트, 서울, 한국
프레파라트 어머니, 지구전, 끄세쥬 갤러리, 서울, 한국
수상 및 선정
2013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다원예술 프로그램
2012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
2012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신진작가 워크숍
자연과 기술의 호환성
이선영(미술평론가)
신승연은 하얀 구름이 떠 있는 거대한 호수를 화이트 큐브에 옮겨 놓는다. 대자연에서 받은 깊은 인상이 예술적인 언어로 번역된다. 작가의 몸과 마음속에 깊이 새겨두었던 체험이 꺼내져 3차원 공간에서 다시 구현될 때, 기술은 자동 번역기 같은 둔탁한 매개자에 머물지 않는다. 그녀는 자연의 법칙을 효과적인 기술적, 또는 예술적 규칙으로 반복함으로서 차이를 생산한다. 잘 고안된 인간의 규칙은 자연의 법칙에 상응하는 무엇인가를 실제로 만들어낸다. 자연의 맥박처럼 규칙적인 기계 소리가 들려오는 전시장은 기술에 내재된 능동적 구성의 힘이 어떻게 예술적 체험을 생산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시시각각 다른 속도로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그것을 맞은 호수 표면에 일렁이는 물결의 반사를 허공에 메아리치게 하는 기계장치, 그리고 하얀 깃털을 미세하게 진동시켜 움직이는 구름을 연출한 장면이 ‘sensitive shape’(전시부제)를 만든다.
그것들은 사진에 찍힌 듯한 한 장면을 재현한 것은 아니다. 신승연은 시카고에서 학교를 다닐 때, 작가에게 이후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주었던 미시간 호수 앞에 살면서 계절과 날씨, 기분에 따른 여러 버전의 장관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어떤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들로 구성된 기계들은 이러한 자연에 대한 감상과는 거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자연에는 기계에서처럼 직선과 모서리는 발견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자연과 기계의 공통점을 네트워크로 본다. 자연이 더욱 크게 다가올수록 그것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은 더욱 작아보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자연과 대면하는 전형적인 두 자세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수동적인 포기인데, 포기라고 인정하지는 않고 관념주의와 초월적인 자세로 무엇인가 애써 제작하는 수고를 대신한다. 현대미술의 개념화는 이러한 안이한 경향에 면죄부를 준다. 반대로 자연은 자의적인 환원과 축소를 통해 소유할 만한 것으로 변질된다. 상품화는 이러한 경향을 부채질 한다.
자연에서 받았던 그 거대한 느낌과 체험에 상응하는 기술로 구현하는 신승연의 작품은 자연을 대하는 이 전형적인 두 자세를 피해간다. 예술은 엄밀히 말해 자연이 아닌 인공적인 것이다. 자연회귀, 또는 귀의의 몸짓조차 최소한의 언어를 필요로 한다. 예술의 언어에 대한 자의식은 풍부한 현실적 원천과 절연하는 극단적인 형식주의로 귀결되기도 하였지만, 중요한 것은 언어와 언어가 가리키는 것 모두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신승연의 작품에서 결정적인 언어는 기술적 코드의 조합이며, 그것이 가리키는 것은 자연이다. 신승연의 자연에는 마음까지 포함한다. 작품들은 구조와 기능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수면의 파장을 재현하는 기계 장치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것은 호수의 실제 풍속이다. 그것은 웹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방식에 따른다. 마치 풍차처럼 자연과 기술이 함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근대를 이끌었던 풍차나 시계, 증기기관 같은 구식 기계는 전기 전자시대에 걸 맞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작품 [waving mirrors]는 마이크로 컨트롤러와 컴퓨터를 이용한 코드 작성이 모터와 전기를 이용한 기계장치의 움직임을 만든다. 대서양 건너편 누군가에 의해 규칙적으로 입력되는 웹 싸이트의 데이터가 여러 단계의 전송을 통해 미세한 자연의 변화를 담아낼 수 있게 한다. 엇겨서 나란히 배열한 금속 조각들은 주기적으로 다르게 전송된 데이터에 의해 만들어진 다양한 각도와 속도로 주변의 빛을 반사하여, 파도치는 물의 표면 못지않은 변화무쌍한 환영을 만든다. 작은 부품들을 하나하나 깍아 만든 기계를 통해 여러 형식의 코드들이 물결치듯이 순차적으로 전달된다. 그것은 고정된 값으로 동일한 효과를 창출하는 기계적인 과정이 아니라, 자연과 같은 연결망을 작동시켜 움직이는 것이다. 파도 표면의 움직임을 실내에서 구현하는 [waving mirrors]는 가로 1m 길이의 단위 구조 30여개를 벽에서 나와 전시장 기둥으로 흘러 돌아가는 물처럼 배열하였다. 모서리를 약간 둥글린 수퍼 미러는 여러 크기와 형태로 변형된 네모꼴 형상들을 사방팔방으로 반사한다.
맞은편의 작품 [cloud]는 [waving mirrors]의 바닥에 깔린 다소 육중해 보이는 금속기계와 달리 공중에 가볍게 떠있다. 흰 구름 모양으로 공중에 매달린 타조 털은 연결된 진동 모터 뿐 아니라, 전시장에서 발생하는 작은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구름이나 물결의 운동을 현실공간에서 재연하는 장치들에 깔려있는 미세한 연결망들은 하나의 실체나 본질로서 간주되곤 하는 자연을 과정으로 펼쳐낸다. 이를 통해 자연은 한시도 고정된 형태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흘러감을 보여준다. 깃털의 움직임과 수퍼 미러를 통해 반사된 형태들이 가지는 유동성은 자연에 내재한 유기체적인 속성을 부각시킨다. 그것은 유기체로서의 자연의 면모이지만, 동시에 작용중인 기능 또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연에 의해 생성된 힘은 인공적 제작의 산물이 된다. 깃털과 금속 편린은 이러한 발상을 시작하게 했던 구름이나 물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가볍게 뭉글거리는 듯한 형태나 변화무쌍한 반영 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외관이 아닌 구조의 닮음 꼴인 것이다. 코드화에 근거하는 과학기술의 언어는 이러한 구조적 재현에 적합하다. 미술사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던 때는 1920년대로, 모더니즘과 모더니티를 성공적으로 융합시킨 이 시대의 구성주의는 보편성과 진보의 파토스로 가득했다. 그 시대의 예술작품 역시 구조적 제작방식을 통해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대상에 버금가는 것이 되려하였다. 여러 체계들이 구조적으로 접속되어 연동함으로서 소통되는 신승연의 작품 역시, 재현이나 추상이 아닌 구성이나 구축, 또는 구체예술의 어법이다. 전시부제 ‘sensitive shape’에서, ‘모든 형(shape)은 어떤 내용을 담은 형태(form)’(루돌프 아른하임)로 볼 수 있다. 미술이 자연과 같은 위대한 단순성을 획득하려면, 민감한 형에 담긴 내용은 아른하임이 [미술과 시지각]에서 말했듯이, 의미와 가시적 패턴 사이에 구조적인 일치성이 요구된다. 그러한 구조적 일치성이 동형성(isomorphism)이다.
인간의 지각과 사고에 있어서 유사성(similarity)이란 단편적인 동질성이 아니라, 본질적인 구조적 특징들의 일치 관계에 의존한다. 역으로 관계는 구조에 의존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자면 신승연의 작품은 자연적 대상 그대로의 복제물이 아니라, 주어진 매체로 그 대상과 구조적으로 대등한 등가물을 생산한다. 아른하임에 의하면, 대상 그대로의 복제가 불가능한 이유는 본래 복제란 대상을 이루고 있는 물질로 복제될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둥 떠 있는 구름과 빛나는 물결이 그것이 발생된 곳과 전혀 다른 곳에서 재연되려면, 그것들을 매개하는 여러 언어 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직관이 자연에서 발견한 것은 기술적 논리에 의해 입증되는 것이다. 신승연의 작품은 프로그램을 통한 연산으로부터 감각적인 형상이 만들어진다. 어떤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경로들은 관계들의 연속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자연 그자체가 아니라, 작가가 경험한 현실 구조의 구성과 관련된다.
구성은 자기만족적이고 고정 불변의 요소가 아니라, 여러 체계들 간의 소통을 중시한다. 유기체에 버금가는 대상들은 신비한 실체나 본질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신호들의 조율 상태를 말한다. 작업이란 학습과 마찬가지로 감각적 인상들을 전달하기 위한 신호를 조정하는 체계 구축을 의미한다. 구성은 다시 관찰에 피드백 되어 주어진 것이자 인간의 구성물로서의 세계를 전유할 수 있다. 구성주의자들은 인지체계들은 구성적인 체계들로 간주한다. 게파르트 루쉬는 [구성주의]에서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는 우리의 구성능력의 결과라고 본다. 인간은 세계라는 성질을 가진 것을 구축함으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합리적인 모델로서의 구성주의는 충분한 구성요소들을 갖춘다면 어디에서든 안정된 세계상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 신승연의 작품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기술 사이의 흐름을 더욱 복잡하게 얽혀가는 매체계를 통하여 구현한다.
복잡한 매체계는 오늘날 인간의 정신적 좌표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얼핏 자연은 그 반대편에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자연 역시 소통의 네트워크를 토대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다나 해러웨이는 [자연의 재발명]에서 2차 대전 이후에 자연은 일련의 연동식 인공두뇌 체계로 구조화되었다고 본다. 인공 두뇌체계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이론화된다. 해러웨이에 의하면 과학은 사회를 포함하는 자연적 물체들의 재 디자인을 용이하게 만드는 범주로 자연을 재구성해왔다. 몸을 포함한 자연이 유동적이고 분산된 명령-통제-정보 네트워크의 명령을 받으며, 과학적으로 처리된 의사소통 체계로서 조직되는 코드화 된 텍스트로서 사용되고 작용될 때, 자연은 놀라운 복잡성과 특성을 가진 네트워크로 나타난다. 신승연의 작품은 자연의 현상을 유기적으로 재연하는 일종의 기계로, 유기체와 기계의 공통적인 특징인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의 집합체를 이룬다.
이 기계의 상호 작용은 폐쇄된 체계 속에 닫혀있지 않고 열려 있다. 펠릭스 가타리가 [카오스모제]에서 말하듯이, 모든 종의 기계는 언제나 유한성과 무한성의 교차로에, 복잡성과 카오스 사이의 협상 지점에 있다. 기계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요소들의 배치는 새로운 흐름을 생산해 내는 틀이다. 기계의 과정적 열림을 강조하는 가타리는 구성된 요소들만큼이나 가능성들과 가상적인 것들 배치를 중시한다. 예술 작품 또한 이러한 장의 배치이다. 배치는 우연도, 공리도 전제하지 않는다.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는 날개처럼 형상화된 구름이나 온 공간에 비정형적 형상을 흩뿌리는 기계가 배치하는 것은 다름 아닌 탈주의 움직임이다. 그것은 유학생으로서 받는 많은 사회적 압박들로부터, 그리고 다시 시작된 번잡한 서울 생활로부터 숨통을 틔워주었던 거대한 시공간적 간격으로서의 자연이다. 신승연의 작품에서 자연은 원소로 분해된 후 재구조화되는데, 이 전시는 이러한 원소의 움직임이 가능한 빈 공간을 넉넉히 마련했다. 총체적인 효과를 만들어내는 장치 자체는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원소와 그것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빈 공간의 존재는 그녀의 작품을 번쩍거리는 첨단 과학 기술의 산물이기 보다는, 세계의 구성 요소를 물과 공기 등으로 본 고대의 자연관에 근접하게 한다. 장 살렘의 [고대 원자론]에 의하면, 고대 원자론자들은 무한한 우주 내에서 온갖 종류의 결합과 배치 덕분에 세계가 조성된다고 생각했다. 그들에 따르면 우리가 지각하는 물체들 사이의 차이는 그것들을 구성하는 원소들의 형태, 배열, 위치의 차이로 귀결된다. 고대 원자론자들의 관점에서 우주는 거대한 일종의 레고 인 것이다. 고대의 원자론자들은 세계 뿐 아니라, 영혼 전체가 아주 작은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증명하고자 했다. 기술 또한 영혼에 먼저 존재하고, 그 다음에야 비로소 비유기적 자연에 등록되는 어떤 기획, 어떤 예견적 생각의 현실화라고 생각되었다. 작가를 대자연으로 이끈 것은 문명의 압박이었지만, 그녀의 영혼을 움직인 대자연의 작동 원리를 현실화 시켜준 것은 자연과 기술에 공히 적용되는 네트워크의 합리성이다.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 SeMA)은 2008년부터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장 대관료, 홍보 및 인쇄비, 작품 재료비, 전시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유망기획자까지 지원의 폭을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신진미술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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