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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연도 1986
  • 재료/기법 종이에 석판
  • 작품규격 90.3×61.2cm
  • 액자규격 106.8×77.4cm
  • 관리번호 2019-165
  • 전시상태 비전시
작품설명
<숲에서>(1986) 시리즈는 민정기의 두 번째 개인전 《서울의 봄》(1986)을 통해 처음 소개되었다. 학부 때 연극 동아리 활동 경험이 있는 작가가 영화처럼 구상해서 제작한 석판화 시리즈이다. 숲에서 움직이고 있는 인물들의 모습을 담은 작업으로, 실제로 현장은 여름이라 가벼운 옷을 걸치고 찍었고 이후 이를 누드로 그린 것이다. 작가는 세 명의 남녀 모델을 고용해 숲에서 일정한 행동을 하도록 지시한 후, 사진작가가 촬영하도록 연출하고 지시했다. 최민은 이를 두고 ‘일종의 실험 연극 또는 시네마 베리테(cinema verite) 영화와 같은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민정기는 이 작품을 통해 일종의 ‘금기의 공간’으로 상정된 숲이라 할지라도 길이 있고, 그 길을 넘어 오가는 사람들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 작품과 연계해 제3세계 내전의 상황을 담아 제작한 다색 석판화가 있다.

민정기(1949- )는 1972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1983년 《사람들, 빛나는 정신들》(서울미술관, 서울), 1996년 《양근에서 오대산으로》(가람화랑, 인사갤러리, 서울), 2004년 《본 것을 걸어가듯이》(마로니에미술관, 서울), 2016년 《민정기》(금호미술관, 서울), 2019년 《민정기》(국제갤러리, 서울) 등 개인전을 열었고, 1980-86년 《현실과 발언 동인전》, 1994년 《민중미술 15년: 1980-1994》(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07년 《경기, 1번 국도》(경기도미술관, 안산), 2010년 《한국 드로잉 30년: 1970-2000》(소마미술관, 서울), 2016년 《사회 속 미술―행복의 나라》(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2019년 《셩: 판타스틱 시티》(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 등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6년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했다. 민정기는 삶의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크고 작은 이야기를 풍경에 담아 그린다. 1980년대 ‘현실과 발언’의 동인으로 활동할 당시 그 이야기는 사회·정치적인 것과 연결되었고, 통속적이고 대중적인 그림을 뜻하는 ‘키치(Kitsch)’로 칭해지는 그의 일련의 작업에서는 서민들과 소통이 가능한 이야기를 담았다. 1980년대 사회 제도와 일상적 삶의 이면에 집중했던 작가는 이후 경기도 양평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일련의 고지도 형식의 풍경 작업을 선보였다. 그는 각 지역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통해 역사와 정보를 체득하고 인문학적 자료들을 참고하여 생생한 마을의 현재를 구축해냈다. 따라서 실제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옮겼다기보다 땅과 인간이 어우러져 사는 모습을 담아낸 그의 작업은 산수화와 지도, 그리고 풍경화라는 정해진 양식에 머무르지 않는 독특한 세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