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품과 미술연구 / SeMA 소장품
동상, 1979, 민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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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연도 1979
  • 재료/기법 캔버스에 유채
  • 작품규격 130×162cm
  • 액자규격 133×164.4cm
  • 관리번호 2019-162
  • 전시상태 비전시
작품설명
<동상>(1979)은 민정기가 ‘현실과 발언’ 활동 당시 정기 전시에 출품한 작품이다. 작가에 따르면 당시 백마강 주변의 고적들 옆으로 새로 닦여진 길, 광화문의 이순신 동상과 대비되는 현대의 동상을 보며 퇴락과 인공이 공존하는 복잡한 느낌에서 이를 다루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도로선과 교통표지판, 가로등, 소나무, 동상, 옛 건축물 등을 마치 부호처럼 단순하게 묘사했다. 최민은 이에 대해 ‘우리의 인지적 관심을 시각적 차원에서 언어적 차원으로 이동시키는 ‘상징’들의 나열’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즉 이미지의 서사성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림 전체는 1970년대 당시 유신정권 하의 억압적인 현실에 대한 알레고리(다르게 말하기)로 이해될 수 있다.

민정기(1949- )는 1972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1983년 《사람들, 빛나는 정신들》(서울미술관, 서울), 1996년 《양근에서 오대산으로》(가람화랑, 인사갤러리, 서울), 2004년 《본 것을 걸어가듯이》(마로니에미술관, 서울), 2016년 《민정기》(금호미술관, 서울), 2019년 《민정기》(국제갤러리, 서울) 등 개인전을 열었고, 1980-86년 《현실과 발언 동인전》, 1994년 《민중미술 15년: 1980-1994》(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07년 《경기, 1번 국도》(경기도미술관, 안산), 2010년 《한국 드로잉 30년: 1970-2000》(소마미술관, 서울), 2016년 《사회 속 미술―행복의 나라》(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2019년 《셩: 판타스틱 시티》(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 등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6년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했다. 민정기는 삶의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크고 작은 이야기를 풍경에 담아 그린다. 1980년대 ‘현실과 발언’의 동인으로 활동할 당시 그 이야기는 사회·정치적인 것과 연결되었고, 통속적이고 대중적인 그림을 뜻하는 ‘키치(Kitsch)’로 칭해지는 그의 일련의 작업에서는 서민들과 소통이 가능한 이야기를 담았다. 1980년대 사회 제도와 일상적 삶의 이면에 집중했던 작가는 이후 경기도 양평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일련의 고지도 형식의 풍경 작업을 선보였다. 그는 각 지역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통해 역사와 정보를 체득하고 인문학적 자료들을 참고하여 생생한 마을의 현재를 구축해냈다. 따라서 실제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옮겼다기보다 땅과 인간이 어우러져 사는 모습을 담아낸 그의 작업은 산수화와 지도, 그리고 풍경화라는 정해진 양식에 머무르지 않는 독특한 세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