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품과 미술연구 / SeMA 소장품
특정 물건, 2013, 이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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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연도 2013
  • 재료/기법 반투명 거울, 무늬 유리, 색유리, 망입 유리, 원목
  • 작품규격 32.5×269×386cm
  • 액자규격 -
  • 관리번호 2014-079
  • 전시상태 비전시
작품설명
<특정물건>(2013)은 한국사회의 ‘집’을 둘러싼 욕망과 불안을 조망한 전시 《아직 모르는 집》에서 발표된 작품이다. 수도권에 있는 다양한 아파트 평면도에서 도출된 구조에 여러 형태의 유리를 창의 형식으로 천장에 매달아 설치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창문’의 폐쇄성과 구획성을 통해 ‘아파트’로 대표되는 한국사회의 보편적인 주거 유형과 그것이 표상하는 중산층의 욕망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그는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안을 불 수 없으며, 건물로 진입은 철저히 통제된다는 점에서 욕망할 수는 있으나 소유할 수 없는 대상으로서 ‘유리’의 투명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그와 같은 욕망이 부서지고 깨지기 쉽다는 점을 유리의 특성을 통해 드러낸다.

이은우(1982- )는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2008년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9년 《사건의 지평선》(대안공간 루프, 서울), 2014년 《물건의 방식》(갤러리 팩토리, 서울), 2015년 《긴, 납작한, 매달린》(아트선재센터, 서울) 등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단체전으로는 2005년 《석수시장 프로젝트》(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 안양), 2006년 《Somewhere in Time》(아트선재센터, 서울), 2007년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갤러리 175, 서울), 2010년 《직관》(학고재, 서울)과 《Dual Mirage Part 2》(Tourists Dream, Iniva, 런던, 영국), 2013년 《아직 모르는 집》(아트 스페이스 풀, 서울) 등에 참여했다. 2012년 홍은예술창작센터, 금천예술공장, 2013년 Bundanon Trust Artist-in- Residence(오스트레일리아), 2014년 그레이 프로젝트(싱가포르) 등의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2007년 제29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 2016년 제 16회 송은미술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개념미술 작가 이은우는 사물의 관념적 의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사물이 다른 사물과 맺는 관계에 주목한다. 2000년대에는 주로 정치·사회적인 메시지가 강한 작품을 제작했는데, 1905년 레닌이 대지주와 소농의 토지 소유 비율을 비교하기 위해 제작한 그래프를 한국의 장애인, 여성, 이주 노동자의 실태로 변주한 <무제>(2004-05), 구글어스에서 비행기로 촬영한 부분을 모눈종이에 추적 기록한 <구글 랜드스케이프>(2006), 미국 전시정보국에서 촬영한 폭격 사진 중에서 화염 부분을 파란 유화 물감으로 캔버스에 옮겨 그린 <어느 멋진 날 by OWI>(2007), 전 세계 193개국의 국기를 색과 형태의 의미에 따라 분리하고 재조합한 <국기의 색과 형태들>(2008), 2010년 당시 포털사이트의 부동산 페이지에 등록된 매매가 3억 원의 전국 아파트 평면도 1,167개를 크기, 실거래가, 준공년도에 따라 재배열한 <300,000,000 KRW, Korea, 2010> 등이 그러한 작업이다. 2012년 이후 평면에서 오브제 작업으로 넘어가 <가벽 캐비닛>(2013), <보도블럭>(2013), <특정물건>(2013) 등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현실의 조건을 살짝 비틀어 그 조건을 원본 삼아 흐릿한 가짜 ‘물건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이케아 카탈로그처럼 규격화된 현실을 데이터 삼아, 자신이 구축한 임의의 체계로 매우 표피적이면서 압축된 형태의 물건들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