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적 무한에 대한 실험>(2011)은 작가가 비행기에 집중하여 제작한 사물이다. 묵직한 비행기 날개를 보며 작가가 인식했던 ‘날개’의 이미지에 괴리감을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비행기’를 면밀히 관찰하게 된 것이다. 작가는 비행기의 구성 요소인 날개, 엔진, 프로펠러, 부수적 부품 등을 분석한 후 각각의 부분들을 나무, 광섬유, LED 등 다양한 재료로 형태를 만든 다음 이를 꼼꼼하게 조합하여 비행기를 완성한다. 그러나
신정필이 만든 비행기는 우리가 시각적으로 알고 있는 비행기와는 전혀 다른 사물인데, 이를 통해 작가는 인간이 사물을 정확하게 본다고 하지만 사실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본인들만의 방식으로 사물을 지각, 인식할 뿐이라는 진리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신정필(1979- )은 2005년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2009년 동 대학원에서 조각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9년 《Insoul》(덕원갤러리, 서울), 2011년 《사물의 기원》(K.& Gallery, 서울), 《시야 밖의 시야》(OCI미술관, 서울)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단체전으로는 2005년 《미술세계 신진작가 발언전》(관훈갤러리, 서울), 2009년 《신호탄》(구기무사, 서울), 2010년 《서교육십 2010: 상상의 아카이브-120개의 시선》(갤러리 상상마당, 서울), 2011년 《몰입》(제주도립미술관, 제주), 2013년 《중력과 시간: 움직이는 조각》(소마미술관, 서울), 2014년 《광주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Light of The Future》(광주천, 광주) 등에 참여했다. 2011년 난지창작스튜디오, 2010년 고양창작스튜디오에 입주했으며, 2011년 OCI YOUNG CREATIVES를 수상한 바 있다.
신정필의 작품세계는 주변 사물의 본질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현실에서 ‘시각성’을 기반으로 마주하는 사물을 인식하는 체계에 의문을 던지며, 이러한 관점은 “인간이 시각에만 의존하여 사물을 파악하는 것은 대상의 표피적인 것만 보게 되고 따라서 사물의 진정한 본질에 다가가지 못한다”는 작가의 언급에서 잘 나타난다.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작가는 ‘눈’으로 사물을 관찰한 다음,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그 세부를 분석한다. 사물을 아주 작은 단위로 분할하면서 핵심적인 부분과 함께 부수적인 부분까지도 면밀히 조사하는 것이다. 이후, 작가는 하나하나 분할된 조각에 자신만의 경험을 부여하여 새로운 재료로 환원시키고, 재조합한다.